“쓸모 없는 건 그냥 좀 버려”물건을 잘 사는 편인데?그만큼 잘 버리기도 한다.필요에 의해서 샀다가(그 필요가 너무 많은게 문제)필요가 없어지면 바로 버린다(필요가 너무 빨리 없어지는게 문제)이런 성향 덕에 ‘언젠가 쓰겠지’하며물건을 쌓아두는 이들을 답답해 했고,내 기준, 쓸모 없는 물건을 사는이른바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이들을이해하지 못했다.물건뿐이 아니었다.삶을 대하는 태도도 비슷했던 것 같다.내가 처해 있는 현재,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며지금 당장 필요한 것 외에는 철저히 무시해왔다.그런데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에서는 묻는다.지금 쓸모 없다고 생각한 것이진짜 쓸모 없는 것일까나무 위에서 낮잠 자는 걸좋아하는 표범 아가씨는잠을 자지 않을 때마다노란색 버스를 몰며동물들을 마을 곳곳으로데려다 준다.표범 아가씨의 노란 버스는늘 동물들로 북적인다.그러던 어느 날, 노란 버스를 쌩하니앞지르는 무언가가 나타난다.바로 작고 까만 자동차 한 대.‘우와, 정말 굉장해!’ 라고 생각한 동물들은표범 아가씨의 버스 대신 너도나도승용차를 타기 시작한다.하지만 ‘굉장한’ 승용차들로 가득 찬 도로는서로 앞질러 가려는 생각만 있을 뿐마음의 여유도 도로의 여유도 없다.도로를 가로 막는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진표범 아가씨의 버스와 나무는정말로 쓸모 없는 것이었을까.오히려 쓸모 없다고 치부된 것들이 사라지면서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이 책에서 말하는 과도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우리의 환경이 멍들어 가는 것처럼.환경을 보존하며 기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조화와 균형이 필요할 때다.내 일상은 현실과 낭만의 조화가 필요할 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