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 지크 시리즈
나탈리야 샬로시빌리 지음, 김선영 옮김 / 보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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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없는 건 그냥 좀 버려”

물건을 잘 사는 편인데?
그만큼 잘 버리기도 한다.

필요에 의해서 샀다가
(그 필요가 너무 많은게 문제)
필요가 없어지면 바로 버린다
(필요가 너무 빨리 없어지는게 문제)


이런 성향 덕에 ‘언젠가 쓰겠지’하며
물건을 쌓아두는 이들을 답답해 했고,
내 기준, 쓸모 없는 물건을 사는
이른바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물건뿐이 아니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도 비슷했던 것 같다.
내가 처해 있는 현재,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며
지금 당장 필요한 것 외에는 철저히 무시해왔다.

그런데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에서는 묻는다.
지금 쓸모 없다고 생각한 것이
진짜 쓸모 없는 것일까


나무 위에서 낮잠 자는 걸
좋아하는 표범 아가씨는
잠을 자지 않을 때마다
노란색 버스를 몰며
동물들을 마을 곳곳으로
데려다 준다.

표범 아가씨의 노란 버스는
늘 동물들로 북적인다.
그러던 어느 날, 노란 버스를 쌩하니
앞지르는 무언가가 나타난다.

바로 작고 까만 자동차 한 대.

‘우와, 정말 굉장해!’ 라고 생각한 동물들은
표범 아가씨의 버스 대신 너도나도
승용차를 타기 시작한다.
하지만 ‘굉장한’ 승용차들로 가득 찬 도로는
서로 앞질러 가려는 생각만 있을 뿐
마음의 여유도 도로의 여유도 없다.


도로를 가로 막는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진
표범 아가씨의 버스와 나무는
정말로 쓸모 없는 것이었을까.


오히려 쓸모 없다고 치부된 것들이 사라지면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과도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우리의 환경이 멍들어 가는 것처럼.


환경을 보존하며 기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조화와 균형이 필요할 때다.


내 일상은 현실과 낭만의 조화가 필요할 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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