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는 바흐의 작품들의 상당한 부분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었다. 위대한 「바이올린을 위한 샤콘]과 [오르간을위한 파사칼리아 (단조)는 변주곡 형식의 기념비적 활용일 뿐 아니라 "유사하게 반복되는 화성적 기초"에 바탕을두고 있다. 바흐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가의 솜씨를 발휘했던 다성 푸가 fugue 또한 고도로 구조화된 모티프 morif변주의 활용으로, 개별 성부는 화성적 또는 극적 효과를위해 필요에 따라 원래의 선율을 바꾸고, 박자를 압축하거나 늘이고, 핵심 악상을 조각냈다가 다시 합친다. - P63
이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상실 후에 찾아오는 어떤 것, 길을 잃고 헤매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아는 데서 오는 혼란이라는 고무줄 같은감각을 희미하게 알려주었다. - P66
세 음표를 올라가다가 여섯 음표 내려가는 부드러운 선율, 한 번의 가벼운 호흡 뒤의 긴 한숨.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단순해 보였다. 순수하고 어려 보였다. 어린 시절 가족실에 있던 작은 업라이트 피아노로 연습을 할 때는 어머니가 듣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의식했다. 어머니는 기분이 나쁠 때는 실수를 찾아내며 내가 엉성하게 하거나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을 무시한다는 증거를모았다. 분노에 찬 상태에서는 나와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달려와 내가 일부러 그런다고 화를 냈다. 나는 어머니를 달래거나 변명을 하려 했다. 물론 그것은 내가 화가 나지 않았을 때이고, 나 또한 화가 났을 때는 싸웠다. 이런 싸움의결과는 그녀에게 달려 있었고 늘 둘 중의 하나로 흘러갔다. 어머니는 내 목과 팔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다나를 내 방으로 보냈다. - P70
세월이 흐르면서 음악에 대한 그녀의 감수성은 가장기본적인 것, 매력과 부드러움이 넘치는 익숙한 고전음악과 간단한 곡들로 축소되었다. 내가 기술적으로 어려운 악구를 습득하거나 예술적 기교를 과시하는 부분을 근육의힘으로 통과해나가려고 노력하면 그녀는 불안해했다. - P70
이제는 그 목소리의 느낌이 완전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의 정신은 충실한 개처럼 잘 훈련되어 있어, 어머니가 특별히 좋아했던 방향으로 음악이 아름다워지면 나는지금도 더 부드럽게 치면서 보상을 기대한다. "그거 좋구나, 플립." - P70
그것은 작곡가와 연주자와 감상자를 완벽한 원 안에 함께 엮는, 노련한 예술가의 뛰어난 능력을 젊은 음악가의 활력, 그리고 이상적인 청자의교양과 결합하는 매혹적인 일화다. 작곡가는 연주자를 갈망하고, 연주자는 청자를 갈망하고, 청자는 음악이 바로자신을 위해 연주되고 있다고 믿고 싶다. - P73
나는 글을 읽기 전에 피아노를 칠 수 있었으니까 네살이나 다섯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음악은 언어처럼 무의식적으로 고통 없이 내 삶에 들어왔다. 틀림없이 누나들이집에서 몇 가지를 가르쳤겠지만 기본적인 것은 마이판위에게서 배웠다. 그럼에도 뭘 배웠다거나 가르침을 받았다는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냥 일주일에 한 번 마이판위의집으로 갔고, 노래하고 건반을 두드리고 웃음을 터뜨리며즐겁게 30분을 보낸 기억뿐이다. - P79
그 어린 시절 동안 어머니는 자신이 모성의 의무라고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했으며 거기에는 자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것도 포함되었다. 큰 딸들에게는 바이올린을주고 직접 가르쳤는데, 그것은 실수였다. 그녀는 딸들과함께 연주하면서 좌절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부주의하고서툴다고 야단을 쳤다. - P79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 힘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아니?" 내가피아노를 너무 크게 치자 그녀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모른다고 자백했다. "허시 바 두 개야." 즉 약 90그램이라는 뜻이다. 한번은 운 좋게 캔디 바 두 개를 얻었을 때, 그것들을 건반 위에 올려놓으면 정말로 건반이 가라앉으면서 조용히 현이 울리는지 보려고 했다. 하지만 캔디 바 두개의 균형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다. 결국 지금까지도 샬롯의 말이 옳은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연주를 하려고 할 때면 지금도 "허시 바 두 개"라고 꾸짖는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 P87
그가 실용적인 건반 조언서에서 사용한 비유는 잔혹할 정도였다. "손가락은 말을 안 듣는 작은 생물같아 고삐를 잘 죄고 있지 않으면 약간 유연해지자마자 길들이지 않은 망아지처럼 달아나는 경향이 있다." - P92
새로운 교사를 만나면 그 전 교사가 손의 위치에서부터 연습 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엉터리로 가르쳤다는 말을 듣는 것이 드문일이 아니었다. 교사를 바꾸는 것은 종종 종교를 바꾸는일과 약간 비슷하게 느껴졌다. - P97
우리에게 있는 모든 그림에서 바흐는 약간 뚱뚱한 남자다. 지금 전해지는 그의 가정과 가족 이야기 대부분에는 활기, 음악, 대화, 주흥이 넘치며 시끌벅적하다. 그러나우리는 그의 젊은 시절의 두 일화로부터 그가 적어도 가끔은 굶주렸고, 음악이 간절했으며, 아마도 이 두 가지가어떤 식으로인가 그의 마음에서 결합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버려진 청어에서 감추어진 돈을 발견 - P109
나는 1악장의 제시를 난도질했다. 클라라는 내가 끝을 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냥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만 됐다." 어머니는 굴욕감을 느꼈다. 나는 수치로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좋은 식사나 외고모할머니가 정열과 재능을 쏟아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는스튜디오 방문 등이 포함된 나머지 시간에 어떤 즐거움도느낄 수 없었다. 오후 늦게 떠날 때 클라라는 누나와 나와함께 사진을 찍는 데 동의하고는 우리를 바싹 끌어안으며우리가 자신의 육중한 몸을 감추어주면 그렇게 뚱뚱하게나오지 않을 거라고 농담을 했다. 그녀는 다시 경쾌하고시니컬해졌지만 나는 나의 실패에만 빠져 있었고, 그 느낌은 며칠 동안 계속되었다. 차에서 어머니는 나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도대체 왜 그 모양이니?" - P122
다음 레슨이나 리사이틀 때 우리를 벌할 분노의 여신들을 달래기 위한 연습이었다. 한때 우리 조상이 아 ‘침에 반드시 해가 뜨도록, 계절이 순서대로 이어지도록 어면 제의를 거행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연습을 했다. 그러나기도의 효과는 변덕스러웠다. 우리는 피아노에게로 나아가 스승에게 절을 하고 동료 학생들의 악의에 찬 감시를받으며 흑단과 상아의 신성한 기하학 위에 손가락을 얹고그 순간에 자신이 의무적으로 바쳐지는 제물이 되지 않기만을 바랐다. - P124
그녀는 건반에서 손을 떼고 마음의 눈으로어려운 악절을 보라고 말했다. 오른손이 음표를 연주한다. 고 상상해보라. 모든 근육을 상상해보라, 한 건반에서 다음 건반으로 손가락을 뻗을 때 어떤 느낌인지. 아주 천천히 해서 모든 음이 그 전 음과 완전히 분리되어야 하며 오직 악보에 대한 완전히 의식적인 기억의 허락을 받아야만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음에 오는 음을 마음속으로 연주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먼저 들어라. 두 손을 허벅지에모으고 소리 없이 해야 한다. 이것은 오로지 한 악절에서한 손이 연주하는 부분을 완전히 습득하기 위한 것이다. 그다음에 왼손을 똑같이 힘겨운 내적 방식으로 상상하고, 그런 다음 오른손의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 왼손이 오른손을 소리 없이 반주한다고 상상하고 그런 다음 두 손을바꾸어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 P128
그러나 음악은 우리에게 더 집요하게 요구한다. 음악은 대상이나 물건, 우리가 소유하거나 내줄 수 있는 어떤것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이며, 그것을 우리 삶에서 잘라내는 것은 우리 자신의 어떤 부분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음악으로 돌아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음악이 희망과또 우리가 삶에서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끈질김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인생 초반부에 많은 시간 연주했던 바이올린은 끝까지 어머니 곁에 머물렀다. 비록 오래전에 선반으로 은퇴하기는 했지만, 어머니는 바이올린을 생각하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가끔 화도 났지만, 그래도 그것은 어머니 세계의 영원한 붙박이였다. 나에게는 피아노가 그랬다. 내가 지금 몇 년째 씨름하고 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그 관계의 중심 장소, 음악과 내가매달, 매년 옛사랑에 새로 불을 지피기 위해 다시 만나는장소가 되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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