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었다. 처음에는 지지든 볶든 싸우고 다퉈서라도 검이라는사람을 알아내고 싶었다. 겸에게 나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야 우리 관계가 한발 내딛든 물러나는 움직인다고 믿었다. 멈춰서 고이거나 굳지 않고 어디로든 흘러간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겸도 내 초대에 응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달라졌다. 지긋지긋하다고, 작작 좀 하라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내가 지겨워졌다. 평화와 고요를 원하는 사람에게 얘기 좀 하자며 추근거리기는 싫었다. 어차피 우리는 싸움닭 체질이 아니었다. 도전을 포기하자 관계는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결혼, 거기가 우리의 목적지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전진했을까. 후퇴했을까. 아니면 결혼이란 관계의 제자리걸음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