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도 즐거운 일만 기억하고 싶지만 인생이란 것이 어디 그런 것이던가. 책 안에 제시되어 있는 78개의 Question List를 통해 1주일에 한 번 무엇을 적을지 영감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 List를 보아도 좋은 것만 기억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기억에 남을 만큼 우울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많이 울었던 날은 언제인가요.’, ‘고마움을 느낀 기억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들은 나의 인생 전체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질문들로 채워져 있다. 경험했던 일, 희노애락과 같은 감정, 생각, 가치관, 꿈 등 부정적인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 이 모든 것이 결국 나의 인생을 이루고 있음을 Diary의 첫머리에서부터 생각하게 해 준다.
우리의 인생의 어느 한 부분도 버릴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30년 Sunday Diary는 쓰는 사람들의 인생을 더욱 선명하게 조망하게 해 줄 것이다. 한 주, 한 주 채워져 가는 우리 자신의 인생을 보며 그리고 언젠가 5년, 10년, 마침내 30년에 이르러서는 한 마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이게 인생이지.’
ps. 처음 만졌을 때, 두꺼운 양장본 같은 두께에 천으로 감싼 표지 재질은 만질 때마다 기분이 좋다. 다만 이게 5년, 10년을 버틸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저 상상이지만 출판사에서도 출판사 30년 다이어리를 함께 쓰면서 5년이나 10년마다 표지 리폼 해주는 행사를 해준다면 쓰는 사람 입장에서도 출판사의 입장에서도 의미가 깊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