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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 2013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6
맥 바넷 글, 존 클라센 그림, 홍연미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7월
평점 :
이야기가 참 따뜻하다. 털실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이다.
그저 이런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정말 춥고 작은 마을이었다.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평범한 어느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사는 이 아이에게 선물상자가 나타났다. 어쩌면 이 아이여서 그 상자를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아이는 털실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을 시작했다. 아마도 처음 이 실이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실뭉치가 있어 자신의 옷을 뜨고 나니 남은 실뭉치를 보고 다른 사람을 떠올린 것이다. 남았으니, 있으니 줄 대상이 생각난 것이다. 그래서 번져간 사랑의 털스웨터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털실로 사람만 옷을 떠 주는 것은 아니었다. 나무에게도, 동물에게도 세상의 모든 것에게도 그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옷을 만들어준다. 춥고 어두운 느낌이 들던 마을은 알록달록 새 옷을 입는다. 옷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해진다.
애너벨의 이 사랑을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이 책에서 등장한 귀족은 애너벨의 상자를 탐을 내지만 역시 이 상자는 그의 것이 되지 못한다. 귀족의 손에서 다시 애너벨에게로 돌아온 실뭉치가 든 상자이다.
우리는 애너벨의 또 다른 사랑의 털실 잇기를 기대하게 된다.
털실하나로 참 많은 사랑을 나눌 수 있다. 분명 이 털실이 애너벨에게 있어야만 그 가치를가진다. 더욱이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길어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애너벨은 동물들에게도, 겨울이 되어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있는 나무에게도 그 사랑을 만들었다.
아무리 작고, 소소한 행동이나 마음이라도 남에게는 커다란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간만에 만나는 괜찮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