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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ㅣ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만화를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릴 때 그리 만화를 많이 보고 자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책을 열심히 본 것도 아니다. 동네에 도서관도 없었고, 있는 곳이 만화방뿐이었는데, 그나마 비싼 대여비 때문에.....
요즘 만화가 꽤 괜찮은 것 같다. 얼마 전, 만화로 된 꽤 괜찮은 책을 읽고 나서 좋은 만화책을 만나는 즐거움을 알아버렸다.
이 책은 만화책이 아니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 속에 있는 대화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그러고 보니 작가의 이야기나, 소개글에서 읽은 듯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사람이다.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아름다운 시선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아름답다. 혹 만화라고 해서 작품성을 보지 않는 그런 오류를 범하면 안된다. 분명 이 책 속에는 사람에게 뭔가 울림을 주는 부분이 있다.
내용이 너무 가라앉지 않도록, 어쩌면 작가 자신이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때로는 가볍게 이야기를 툭툭 던져놓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속에 더 뜨거운 마음이 있다.
사람을 보는 사람이 가장 따뜻하다.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좀 더 부드러운 시선을 가지게 하는 내용이다. 힘든 시간이 있어도 그것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늘 변함없는 마음은 읽는 이로 하여금 뭔가 느껴지게 한다.
넷 컷 만화로 이루어진 내용을 이렇게 제법 괜찮은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자신의 모습이나 어머니의 모습을 너무 슬프지 않게 그려주어서 오히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