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일년 반 만에 서재로 돌아왔습니다.

해를 넘기고 계절도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신라문학대상>을 받아 수필가로 등단을 했습니다.

2014년 젊은 수필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제 서재에 들어와보면 주인도 자리를 비워 불이 꺼져 있는 서재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눈물나도록 고마왔습니다.

곧 불을 밝혀야지...마음 먹었지만 차일피일 서성거리는 사이 시간은 무심히 흘러갔습니다.

 

중년의 다리를 건너느라 몸과 마음이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해서 서로 부대끼면서 잠시 병원 신세도 졌었습니다.

돌아왔지만 얼마만큼 책을 읽고 글을 써낼런지, 서재에 차곡차곡 글과 책을 쌓아갈 수 있을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오래 불을 꺼두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가끔 한 권의 책으로, 한 줄의 글로, 한 장의 사진으로 다시 불을 밝히리라 ... 가만히 마음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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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4-10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등단 축하드려요. 중전님 글이 저 책에 들어있나요? 저 읽었는데 중전님 글이 어떤 글이었을까요 ^^

gimssim 2014-04-10 07:08   좋아요 0 | URL
제 오래된 서재 친구들, 반갑습니다.
님이 쓰신 서평 읽고 긴장했더랬습니다.
독자는 날카롭구나, 생각을 했었지요.
저 책, 세 번째가 저에요. ㅎㅎ

순오기 2014-04-10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알라딘 서재로 돌아오심을 환영합니다!
상도 받으시고 수필가로 등단도 하셨다니 축하합니다~~~
이제 알라딘 서재 비우지 말고 오래오래 좋은 글로 지켜주세요!^^

gimssim 2014-04-10 07:1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많이 반갑습니다.
가끔 서재를 들여다봤는데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시더군요.
올해의 목표가 '룰루랄라 내 인생'이니 글이든, 사진이든 즐겁게 해볼참입니다^^

숲노래 2014-04-10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긋하게 누리는 삶이
아름답게 읽히는 사랑스러운 글로
태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젊은 수필가'라는 이름을 얻도록 받은 예쁜 상과 함께
따사로운 글을 즐겁게 베풀어 주셔요.

고단했던 몸은 곧 나아지리라 믿고,
받으신 상은 축하합니다~

gimssim 2014-04-10 19: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고단한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가니 글도, 사진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벌써 벚꽃이 지고 있네요.
좋은 봄날...누리세요.

페크pek0501 2014-04-1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출현이 반가워 달려 왔습니다.
언젠간 돌아오실 줄 알고 기다렸어요. 반갑습니다.
등단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제가 알아보고 진작 님에게 글을 쓰실 분이라고 했던 게 기억납니다.몸을 잘 돌보면서 좋은 글을 차곡차곡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gimssim 2014-04-10 19:4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오래 서성이다 돌아왔는데도 서먹하지 않은 건 님들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덕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은 책을 좀 많이 읽고 싶은 소망이 있지만 사는 것이 너무 분주하군요.
그러나 끈은 놓지 않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lanca 2014-04-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릴 일이 있었군요! 몸 잘 추스르시기를 바랍니다.

gimssim 2014-04-10 19:4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여전히 건재하고 계시는군요.
서로 멀뚱히 보고 있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다가앉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컨디션이 좋아질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글도, 독서든 가속이 붙겠지요.
좋은 봄날 보내세요.
 

 

 

 

 

 

 

 

 

 

 

 

 

 

 

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가끔 들춰보고 싶어서 스콧 슈만 사진책을 샀다.

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슈만은 패션 사진 작가이지만 나에게는 패션 보다 따뜻한 휴머니티가 먼저 느껴진다.

 

'스콧 슈만의 카메라에 포착된 사람들은 단 하나 공통점을 지녔다. 자신의 정체성을 패션으로 표하는 일반인. 그들은 패션쇼 무대 위 모델들보다 아름답고 당당하며 자신감에 차 있다. 그들을 통해 진짜 스타일이란 명품 브랜드보다 진정한 자기다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다.'

 

책 속에는 수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전문 모델이 아니고 거의가 다 일반인이다.

사람들을 사랑하고픈 나는 책 속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체온을 느끼고 가끔 사진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싶다.

 

아래에 한 장으로 편집해 보았다. 아래 오른쪽 잘생긴 남자가 바로 작가이고 그 옆에 친구가 찍은 내 사진도 한짱 슬쩍 끼워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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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2-0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스한 이야기 언제나 즐거이 누리시기를 빌어요
그러면 따스한 사진도 따스한 책도
늘 곱게 찾아들겠지요

gimssim 2012-12-08 13:21   좋아요 0 | URL
네. 함께살기님.
느리고 교요하게, 따뜻한 체온, 사진, 책들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저녁 무렵

삼십 년을 함께 걸어온 남편이랑 커피전문점에 갔습니다.

남편이 커피를 주문하는 동안 길 건너편을 바라보니 이 모습이 보였습니다.

남편은 커피를 잘 모릅니다. 

마시기 시작한 것도 얼마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름도, 맛도 모를 뿐더러 주문하는 것도 어리버리합니다.

옆에 붙어서서 잔소리를 해야 할 터이지만 생각을 바꿨습니다.

잔소리를 하는 대신 나는 그 '어리버리'를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주문을 그에게 맡기고 나는 사진을 찍으러 밖으러 나갔습니다.

저녁 무렵이고 길 건너편이라 깨끗하게 찍히진 않았지만 집에 와서 보니 오히려 은은하고 정감있게 나왔습니다.

 

제대로된 대화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윤활유입니다.

때로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느리고 고요하게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날이 선 마음이 녹고 나 자신도 따뜻한 사람이 되어갈 것입니다.

 

나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듭니다.

 

*** 오랫만에 글과 사진을 올립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 서재에 들러주신 분들께 송구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책은 늘 읽고 열심히 사유하였지만 글을 남기기엔 여력이 없었습니다. 

지금의 생각엔 띄엄띄엄이라도 제 길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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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2-0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요한 마음으로
고요한 하루
오래오래 누리시기를 빌어요

gimssim 2012-12-06 22:47   좋아요 0 | URL
네. 낮고 고요하게,
그리고 마음 평온하게...를 유지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2-12-07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중전님!
님이 찍은 사진, 사랑과 평화가 느껴져요!^^

gimssim 2012-12-07 07:28   좋아요 0 | URL
여전히 왕성한 활동하시죠, 순오기님?
제 보폭대로 가끔 뵐께요.
많이 추우리라는 예보가 있는 올 겨울.
따뜻하게 지내세요.

라로 2012-12-0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사진이 아주 좋아요!!
그리고 님도 커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주문을 하시는 뎦지기님도요! ^^
잘 지내시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gimssim 2012-12-09 06: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겨울 초입부터 추위가 만만치가 않네요.
따뜻하게지낼 방도를 강구해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추억에 남을 겨울 되시기를...
 

 

최갑수가 찍고, 썼다.

장마비 오시는 날, 비소리 들으며 읽다보니 조금 센티멘탈해졌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내 인생에게 말을 걸며 오래전 사진첩을 뒤적거렸다.

날마다 전쟁을 치렀지만 아직까지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나는 글보다는 사진에 더 마음이 간다.

 

 

 

 

추억하다

SAM_0744 - 복사본.JPG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발견하였습니다.

오래 전, 초등학교 입학식 날입니다.

대대로 딸이 귀한 집의 외동딸이었던 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셨던 아버지.

다른 아이들은 엄마나 할머니와 함께 왔는데 저만 유독 아버지가 오셨습니다.

그렇지만 각별한 사랑도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어쩔 수가 없으셨나봅니다.

왼쪽 가장자리에서 겨우 증거를 남기신 아버지.

그날 저는 다른 아이들처럼 엄마가 안오셨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습니다.

전후세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58년 개띠 입니다.

한 반이 100이 넘었고, 반도 14반까지 있었으니 2부 수업을 하고도 교실이 모자라

학교 내 미군막사로 쓰였던 곳에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 운동장에 서면 오전 10시, 오후 4시 영도 다리가 들려올라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국민학교 일학년을 마치고 저희 집은 대구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오래 전 쉰 다섯의 연세로 돌아가시고, 저는 올해 쉰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아, 아버지, 아버지!

 

*** 선생님 뒤로 두 줄 건너 털 달린 카라의 외투를 입고 있는 아이가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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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7-12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버지가 귀애하던 딸이었군요.^^
털 달린 카라가 검은색인가요?
사진이 작아서 알아보기 어렵네요.

gimssim 2012-07-14 10:27   좋아요 0 | URL
네, 까만 털 달린 외투 입은 애요.
좀 심통이 나 있었어요.

블루데이지 2012-07-1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너무 귀한 사진이네요..학교건물도 인상적이구요..
아버지 많이 생각나시는 중전님 뵈니 가슴이 찡합니다.! ~

gimssim 2012-07-14 10:29   좋아요 0 | URL
몇 년 전에 학교에 가보았더니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제가 생각했던 운동장도 그리 넓은 것 같지는 않았어요.
참 오랜 세월이 흐른 것 같아요.
 

 

 

 

 

 

 

 

 

 

 

 

 

 

 

 

 

   

 

저는 홀로 피어있는 접시꽃을 좋아합니다.

평생을 외로운(제 생각) 싸움을 하고 있는 도종환 시인의정서에 부합된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시인 자신이 바로 <흔들리며 피는 꽃>이 아니겠는지요?

거대한 국가 권력은 시인의 시를 교과서에서 빼라는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이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웃기는 건 시인 김춘수는 괜찮고 시인 도종환은 안된다는 대목입니다.

 

무더운 장마철,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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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7-1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하는 저자들을 어찌해야 할까요?ㅜㅜ
그저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읊을 수 밖에...

gimssim 2012-07-12 08:03   좋아요 0 | URL
세상은 넓고 사람들의 종류(?)도 많은 거지요.
순오기님, 잘 지내시지요?

순오기 2012-07-12 19:13   좋아요 0 | URL
예에~ 잘 지냅니다.^^

숲노래 2012-07-12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은, 우리가 좋은 생각을 품는 대로 흐르리라 믿어요. 앞으로 좋은 일이 찬찬히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gimssim 2012-07-12 08:05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지요. 시내에 돌을 던져도 시냇물을 흐르잖아요.
장마철입니다. 일 년에 한 차례만 있는 것이니 이것도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우산 쓰고 사진 찍으러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