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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글 감각 - 빨리감기의 시대, 말과 글을 만지고 사유하는 법
김경집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평점 :
요즘 유튜브도 그렇고,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만 봐도 '글'의 인기는 상당히 줄어들어 있는 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정보에 열광하며 더 많은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사진, 영상을 주로 이용한다. 글처럼 곰곰이 생각하며 들여다볼 필요도 없으니 더할 나위 없다. 정작 나도 유튜브 영상들이 답답해 배속을 돌려놓기도 하고, 책도 좋아하지만, 웹툰을 즐겨보기도 하고 하염없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흘러 다니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선택했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한 적은 없다. 단지 그 행위가 내 삶에서 전반적인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고, 내가 그 일을 좋아하며 똑같이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해오고 있을 뿐이다. 이런 막연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하는 일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선뜻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추천하진 못했다. 그저 이미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도움을 주는 등의 일을 해왔을 뿐이다. 그런 탓인지 늘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매료시키는 것'에 대한 결핍이 늘 느껴졌다.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효과들을 검증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흥미를 느끼고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다.
이 책에선 말과 글의 특징과 각각이 가지는 효용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글을 멀리하는 시대에 어째서 글을 읽고 쓰는 행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지 설명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저명한 사업가, 세상을 바꾼 인물, 신기술을 만들어 내는 학자들은 모두 글에 파묻혀 살다시피 하며 그와 동시에 독서의 중요성을 항상 설파한다. 책에서는 그런 높은 위치에 올라선 이들이 그런 결과를 가질 수 있게 된 이유로 '글'을 들어 설명한다. 그들은 1차원적인 생각, 즉 판단을 넘어서 '생각에 대한 생각'을 통해 더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며, 그 능력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이다. 글을 읽으며 내가 알게 모르게 느낀 글에 대한 일이 가진 효과들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그때 그 느낌이 이거 덕분이구나', '내가 하는 일이 이런 효과도 있구나'하며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일이 정말 매끄럽게 이어졌다. 글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창작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