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행복을 묻는 그대에게
청자켓 / 코이리스 / 2023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이 책이 정식출간되기 전, 그러니 대략 반년 쯤 전에 가제본으로 읽어보었던 책이다. 이번에 정식으로 출간되며 다시 한 번 읽었는데 글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없으나 전반적으로 글이 더 매끄럽게 읽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글에는 변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만.

그 사이 기간동안 50권이 넘는 책들을 더 읽었지만 이만큼 청량함이 잘 느껴지는 책은 없었다. 바다 위에 도도하게 있는 섬과 그 위에서 물자들은 부족하지만 이미 갖고 있는 것들로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 느리지만 조금씩 녹아들며 그동안 쓰고 있던 색안경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작가님의 일상과 철학이 적절히 섞인 이야기까지. 다시 보아도 여전히 내게 도움이 되는 글귀가 많았고, 새롭게 눈과 마음에 꽂히는 글들도 생겼다. 그동안 살던 곳과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특별한 경험들을 하며 그동안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족쇄들을 비로소 인식하고, 거기서 벗어나는 과정이 지금 읽어도 정말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마치 소년만화의 주인공이 정체기를 맞이했다가 특별한 계기를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 나아가기 시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

책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섬의 풍경 사진들과 섬나라 사람들의 행복에 겨운 모습들은 지금의 내가 어떤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그 덕분에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깊이 사유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번에 쓴 이 에세이에 대한 서평에도 남아있었듯 이 에세이는 여행을 직접 가지 않아도 여행을 가서 느낄 수 있는 감상들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말 생생하게 전달시켜주어 좋았다. 여행은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정작 실제로 갈 엄두는 내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너무 좋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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