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악의 교전

글쓴이 기시 유스케
옮긴이 한성례
느낌이 있는 책

   

 

  "진정한 악惡, 진짜 사이코 패스."

 

  책을 덮은 후의 첫 느낌이다. <악의 교전>, 개인적으로 중요시여기는 책 표지부터해서 정말 갖고싶은 책이었다. 1권은 노랑색의 바탕에 까마귀 한마리가 멀뚱히 쳐다보고있는 기이한 느낌을 주고, 2권은 핏자국이 뚝뚝 묻어나는 교정의 모습이다. 거기다 책 표지를 벗겨내면 백색의 바탕에 까마귀의 부위가 하나씩 그려져있다. 표지와 속지부터해서 무언가 기묘하면서도 오싹한 느낌을 준다. 기시 유스케... 그의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않아 그 작품을 기다렸던 독자들처럼의 느낌은 아니었지만 왠지 그 느낌이 내게까지 전이되어 <악의 교전>의 출간을 반기었던 듯하다.

 

  사이코 패스란 단어가 그렇게 낯선 단어는 아니다. 범죄관련 드라마를 보는걸 좋아하는데, 사이코패스하니 생각난 드라마는 한동안 푹 빠졌던 연쇄 살인마를 죽이는 연쇄 살인마 이야기 <덱스터>와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와 그를 잡는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 <크리미널 마인드>가 떠올랐다. 앞의 <덱스터>는 소설이 원작이기도한데 이 드라마는 사람을 죽이려는 본능을 주체할 수 없지만 아무나 죽이는 것이 아닌 범죄자만을 골라 죽이는 사이코 패스 덱스터 모건의 시점에서 그려나가는 것이고, <크리미널 마인드>는 매 회마다 전혀다르고 시즌마다 잔혹성이 점점 진화하는 사이코패스와 그들을 잡는 프로 파일러들의 이야기이다. 덱스터와는 다르게 정의는 승리한다는 프로파일러들의 승리를 대다수 다루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다른 사이코 패스에 대해 나오는데 그들은 일반적인 범죄자와는 달리 냉철하며,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고, 평범한 겉보기와는 다르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자신의 쾌락에 불과한 것으로 일처럼 처리한다.

 

  잡담이 길었는데, 이렇게 대략적으로 사이코 패스 즉 인간적인 감정이 없는 그들의 모습을 이미 영상으로 여러번 접해봤기에 사이코 패스가 주인공이라는 말에 악인이 주인공이라 신선한 감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글의 시점은 1인칭의 시점이 아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인물의 생각하는 것을 각기 알 수 있지만 그렇게 부단스럽지도 않아 가독성이 뛰어나는 걸로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사이코 선생 '하스미'의 시점이 많이 차지하는데 정말 그가 생각하는 것-말하는 것과 상반된 그의 생각, 그리고 한번씩 회상되는 그의 과거는 끔찍 그 이상이었다. 사이코패스라는 것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것이다. 쾌락 살인이 아닌 '나'가 최고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해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고 사고사로 죽이는 것은 쉬운일이며, 한술 더 떠 용의자를 다른 이로 둔갑시키는 것조차 일도 아닌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차곡 차곡 쌓아온 그러한 것은 성인이 된 하스미는 그야말로 '완성품' 그 자체인 것-.


  

2010년, 2011년 일본에서 미스터리 소설 최고 작품으로 선정
2010년 제1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
2010년 <주간문춘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11년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 선정 1위
2011년 일본 서점대상(서점 직원이 가장 팔고 싶은 책) 수상(7위)
2011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2위
2011년 제144회 나오키상 후보작
2011년 제32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 후보작
 

  1권 하스미의 인간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과 장을 넘길수록 그의 악惡한 모습에 대해 써내려간다. 그는 타인의 감정에 자신의 감정을 동화시키지 못하며, 자신이 악한 일을 하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살인이란 자신에게 반反하는 자들에게 하는 본인의 방어적인 행동일 뿐이다. 글의 배경은 '학교'이지만 이런 '학교'가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면 이렇듯 힘없이 허물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학교'가 배경이지만 청춘물에 적합하지않다. 동성 연애, 사제간의 성적 관계, 교사의 실체 등은 청춘물이라는 부류에 접합치 않으며 그 굳건한 배경을 서서히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가는 것이 바로 '하스미'의 즐거움인 것이다. 하스미에겐 여자는 '사랑'의 대상이 아닌 그저 욕망을 처리하는 것 그 이상은 아닌 것이다. 가족이 아닌 애완동물-. 1권에서는 '학교'란 틀 안에 볼 수 있는 온갖 것들과 하스미의 과거와 그의 생각하는 것에 대해 알 수 잇었다. 이렇듯 자신에게 반反하는 것들을 하나 하나 없애버려 학교를 자신의 세계로 바꾸는 것이다.

 

2권을 읽으려 책을 넘기려고 할때 살짝 긴장해버렸다. 훙치님의 2권에서 호, 불호를 나뉜다는 말을 들어서도있고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일반 인간의 감성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악의 끝이라는게 있을까라 생각할 정도로 그의 행동은 거침없이 나아간다.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신코 마치다 고등학교에서는 9월 1일에 벌어지는
축제 준비를 위해 매년 여름방학 중 하루 동안은 학교에 묵으며 떠들고 놀아도 된다고 허락해준다. 
 -
 이날 밤 숙박할 예정인 학급은 2학년 4반뿐이었다.
-p. 143

 

하스미의 폭주는 끝이없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이 없듯이, 자신을 믿는 아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경악으로 번지는 표정은 재밌을 뿐이다. 뻔히 자신이 범인이라는 그 상황에 끝까지 믿으려는 아이들의 모습, 멍청하고 멍청하다-. 자신을 바보같이 믿는 아이들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 아니다. 말 그대로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속품'일 뿐이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학교에 살아있는 모든 걸 죽여야 한 것이다.

 

무대는 완벽하다.

 

학교 안의 유선 전화의 모든 선을 끊고 휴대 전화의 통신을 차단한다. 그리고 그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보기 위한 각 교실마다 카메라도 있다. 모든 것이 게임인, '살인'도 게임에 불가한 그의 행동은 정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은 책에서 그의 대적수를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스미라는 인간은 철저한 약탈자, 육식동물이며 그 외의 인간들은 그에게 잡아먹히는 초식 동물일 뿐이다.

 

  1권을 펼치고 2권을 읽다가 그만 자야지, 자야지하다가 새벽 4시 반까지 읽어버렸다. 1권의 첫 장부터 2권의 마지막 장까지 그 가독성의 무서움이라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다. 가독성은 상당했다. 상당하나 읽는 내내 등 뒤의 공포감과 불쾌감은 지속되었다. 특히 2권을 읽은 새벽 그 시점에 창문건너 자동차의 엔진소리에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버렸다. 기괴한 현상에 대해 적지 않아도 이렇듯 소설을 읽은 것만으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기시 유스케의 사람을 자극하는 그의 힘에 나 역시 눌러버린듯하다. 이렇게 사이코패스에 대해 구역질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도 혹시...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뭔가 불편하고
책을 덮을때 피냄새와 공포가 섞여 오싹한 느낌을 받지만
그렇더라도 '기시 유스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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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연유산 - 유네스코가 선정한 5대 명소 가이드 여행인 시리즈 5
박지민 지음 / 시공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중국의 자연유산
글쓴이 박지민
시공사

 

  누군가 나에게 지금 당장 행가고 싶은 나라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중국'이라 대답을 할련다. 추리류를 좋아하는 터라 일본도 있고 스릴러 소설과 미드에 환장하는 나로서는 미국도 좋고 영드 셜록의 매력에 빠져 한때 새벽까지 영드만 쭉 봤던 나로서 영국도 아른거리지만 그 시작점을 생각한다면 '중국'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학생때, 성룡과 이연걸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유치하게도 그들의 책받침까지 소장했었고 <동방불패>의 임청하를 좋아해서 텔레비전에서 <동방불패>만 나온다면 정신줄을 놓고 몇 번이고 봤던 기억이 난다. 이연걸은 의천도룡기로부터해서 좋아졌고(최소 5번은 본 듯하다) 성룡은 취권부터해서 어렸을 적 현대 영화는 좋아하지 않아 무림을 배경으로 한 것은 누가 출연을 하든지간에 넋을 놓고 보았었다. 그들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대학교를 들어가 중국어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졸업하고 중국과는 전혀 무관한 곳에 취직을해서 졸업 후에는 방문할 틈이 없었지만 대학시절에는 중국을 두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10일 가량 짧게 있었지만 여러 지방을 여행한 것과 길지는 않지만 방학 중 한달동안 상해에 있었던 기억들.

 

 거의 4~6년 전의 일이지만 내가 가고자하는 도시에 대해 알아보려고 여행책이나 인터넷을 검색을하면 그때 당시에는 막연한 것만 나왔던 것으로 기억이난다. 중국에 관련된 여행서적을 샀을때는 놀라기까지했다. 그 넓은 땅덩어리를 두껍지만 한 책에 다 담아내려했던 것이다. 정말 짧은 한 문단과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해 놓은 것은 그 곳에 대해 가야하나 말아야하나하는 딜레마까지 빠졌다. 모든 곳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그리고 많이 담아내야했기에 어느 곳이 추천할 만한 곳인지 가늠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 한가지 부끄러운 기억이 나는데 4년 전 상해에 한달간 있었을때 3-4일의 자유시간동안 친구들 4명과 함께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무턱대고 황산에 가보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 황산에 대한 그 압도적인 말에 의해 가고 싶어 며칠을 조사해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기억이나 결국은 포기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안도감이든다. 정말 높은 산이다보니 많은 준비를 해야하는 황산, 일반의 사람들은 등산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기에 바로 황산에 오르기는 어렵다. 고산병이라는 것과 그 산에 오르기전 필요한 부분과 시간 모든 것을 계산하고 갔어야했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계획을 짜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오차 범위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여행책을 잘 보지 않는다. 좋아하는 장르 소설류만 보다가 문득 일을 시작하고나서 3년동안 해외 여행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생각이 들었다. 주위 사람들은 휴가때, 혹은 주말을 이용해서 간단히 일본이나 세부, 태국 등에 갔다왔다는 말을 듣더라도 그렇게 마음이 동하지 않았는데 1년에 한번 있는 휴가를 5월에 아무 여행 없이 보내고는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중국의 자연유산>이라는 중국의 5대 명소 '주자이거우', '황룽', '황산', '장자제', '짠칭산'에 대한 여행서를 읽게 된 것이다. 으-악!! 여름이 거진 지나갔는데 내가 왜 여행서를 읽었지? 5월의 그 휴가때는 대체 뭘한거야?!!! 나에게 외쳐버렸다.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책에 잘 녹아져있어 나도 모르게 가고싶어서 온몸이 근질 거린 것이다.

 

 

담고 싶은 이야기들을 전부 담지는 못했지만, 단순히 볼거리만을 알려 주는 정보서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적어도 이 책을 통해 그곳을 알차게 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책 머릿말-

 

 

사진 한 컷, 한 컷이 예술이고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의천도룡기>의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야연>의 전투 장면이 오버랩되어 펼쳐진다. 글쓴이는 중국을 여행하고자하는 자들에게 충고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고산병에 대해 대처하는 법과 그 증상의 심각유무, 그리고 여행상의 주의사항, 자유여행시 참고하면 좋은 점들을 따로 조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세하게 적어놓았다.  '주자이거우', '황룽', '황산', '장자제', '짠칭산'에대해 시작할때는 하나의 코스당 정말 상세한 안내가 되어있다. 황산에 대해 적을때 그 이름에 대한 유래와 상세한 위치, 각각 봉우리에 얽힌 전설들. 또 꼭 봐야할 절경이라며 책장을 허투루 넘기지 않도록 신경쓰는 부분까지. 명소마다의 특징에 대해 상세히 적어놓았으며 그 곳에 사는 민족의 풍습과 그들의 생활방식, 또 명소를 여행할때 주의할 점이라던가 이렇게하면 더 잘된다는 등의 유도리성도있었다. 마지막으로 명소에 대해 마무리를 할때는 트레킹 정보라며 별표로 난이도를 표시했으며 어느 시간대에 가야지 좋은 광경을 즐길 수 있는지 그 시간대와 성수기/비성수기때의 입장료와 시간대의 차이에 대해 명확히 제시했으며 지도로 간단히 어떤 코스로 가야 더 좋은지 그 이점과 여행시 소요되는 시간, 추천하는 여행 코스에 대한 것은 글쓴이의 독자에 대한 배려심도 볼 수가 있었다. 여행시 꼭 가야할 여행에 대한 추천도 감탄했지만 더욱 감탄한건 그 지역의 특산물에 관한 것이다. 사진으로 어떤 것에 좋은지 그 지방의 특산물인 것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이 적혀져있는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건 정말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전 중국에 잠깐이나마 있었을때 한국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이랍시고 차 파는 체인점에 들어가서 아무거나 골라온 기억이 떠올랐다. 모든게 다 비슷해보이고 다 좋다고하니 어떤걸 어떻게 골라야하는지 정말 난감했었다.(앞으로 여행할때는 이렇게 그 지역, 지방의 특산물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가야겠다고 다짐!)

 

 

 

 

 여행서를 오랜만에 읽어 본 건데 정말 책에 나온 5대 명소 중 한 곳을 여행 한다고하면 이 책 한번쯤 보는게 어떨까싶다.
기대치 않고 읽은 여행서적이라 그런가 많은 만족을 얻었다. 사진의 아름다움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여행 루트에
대해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선 감탄을 지어내게만들었다.
중국 5대 명소  '주자이거우', '황룽', '황산', '장자제', '짠칭산'에  갈 것이라면 이 책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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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스토리콜렉터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R.P.G.

글쓴이 미야베 미유키
옮긴이 김선영
북로드


 

R.P.G
Role-playing
실제 상황을 상정하여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면서
문제 해결법을 터득하도록 하는 학습법. 실제 역할연기법.
-본문중-

 

  일본 소설에서 미야베 미유키라고하면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만큼 유명하다. 1993년 작품인 사회파 미스터리 <화차>부터 시작해서 <이유>, <모방범>과 같은 사회파 미스터리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한 <외딴집>부터해서 최근작인 <미인>까지.  그 한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에 손을 대고 드물게도 그 장르마다 거의 모든 부분에 성공을 거두는 작가이다. 부끄럽게도 그녀의 책을 읽은 건 <화차>와 에도시대물인 <얼간이>, <하루살이> 이것 만이라 그녀에 대해 '팬'이라고까지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책이 나온다면 일단 사놓고 보는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이기에 그녀의 한국에서는 최신작(일본에선 2001년작) <R.P.G>에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던 듯하다.

 

  글은 일단 그 표지부터가 섬뜩하다. <R.P.G>라는 용어 자체가 앞서 적었다시피 실제 상황으로 가정하고 역할을 연기하는 것인데 여기선 그 상황이 '가족'이 그 배경경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인터넷상의 게임이니 당연히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거라 표지는 그걸 반영하듯이 얼굴은 없지만 이상적인 가족상이라 할 수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딸과 아들 한명씩 네명의 가족상의 사진이 휑그러이 놓여있다. 그 앞에는 팔다리가 기괴하게 뒤틀려있는 기묘한 느낌을 주는 인형과 얼굴없는 가족 사진의 표지를 바라보니 책내용이 어떤걸 내포하려는지, <화차> 이후로 읽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라 또 어떠한 사회상을 글로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증을 일게 만들었다.


 

 도코로다 료스케, 48세로 평범한 가장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 비슷한 시기에 이마이 나오코라는 21세 여대생이 교살된 시체가 발견이 되고 전혀 상관없을 듯한 두 시체의 연관성이 발견되자 각각의 수사팀이 한 팀으로 흡수되어 <모방범>의 다케가미, <크로스 파이어>의 치카코가 모여 두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사건의 정황과 단서, 언뜻보면 평범한 듯 보이는 아내와 한명의 딸을 둔 가장 도코로다 료스케는 넷상에서 '아버지'란 닉네임으로 '가족'이란 게임을 해왔던 것이 밝혀진다. 거기다 딸의 닉네임인 '가즈미'는 도코로다의 친딸의 이름이기도하다. 진짜 가족을 내버려둔 채 가상의 가족에 빠져버린 '아버지' 도코로다 료스케,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모란 별명에 걸맞게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끔 글은 진행이된다.
 

 사회파 미스터리란 으레 그렇듯 뒷끝이 조금은 씁쓸하다. 씁쓸하다는 것은 글의 끝맺음에 만족하지못해 그렇다는 것이 아닌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현실에 씁쓸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읽고 그 여운에 가족에 대해 생각에 잠기게했다. 현실의 가족에 만족하지 못해 가상 가족의 아버지 역할에 빠져버린 아버지 도코로다 료스케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가스미란 딸에게 진짜 가족보다 더 극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버지를 보는 딸의 입장은 어떤가 생각을 했고 진짜 가족을 벗어나 이상형의 가족을 찾으려 그러한 가상의 세계에 빠진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나 생각을 했다. 어찌보면 그들은 멍청하게 볼 수도 있으며 불쌍하게 볼 수도있다. 

 

'가족'이란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것에 대한 어떤 환상이 있더라도 그들은 본인이 해라는 대로 하는 '인형'이 아닌 개개인의 인격체이며 무조건적인 이상향의 가족이란 없는것이다. 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듬어주는 그런 가족이 아닌 자신의 말에 따르는 그러한 이상향인 가족상이라... 이러한 것을 쫓다가 진정한 가족을 잃어버린 형국이라 아쉽기만하다. 거북한 현실을 담고있지만 역시 미야베 미유키라고 생각한다. <화차>를 읽었을때 다시금 신용카드나 채무관계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처럼 이것은 좀 더 근본적인 '가족'에 대해 생각을 담게 해주었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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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들기 전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
S. 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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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들기 전에

글쓴이 S. J. 왓슨
옮긴이 김하락
랜덤하우스 코리아

 

  출간 전부터 굉장한 기대를 가지던 책이었다. 출판사 카페에 들락날락거리며 표지 투표할때도 지금 이 표지를 선택했었다. 무색의 방에 쓰러진 듯 누워있는 여자의 위에는 'BEFORE I GO TH SLEEP'라는 휘갈겨 쓴 듯한 대문자의 영어가 그녀를 짓누르는 형식으로 무색의 방과 더불어 표지가 인상적이다. <내가 잠들기 전에> 하루 하루의 기억이 더이상 이어지지 못하는 여인 크리스틴은 자신이 쓰던 일기장을 닥터 내시에게 받음으로써 엄청난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의 데뷔작이라는 것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책 뒷면의 좋아하는 작가들의 한 줄 평이었다.
 

"너무나도 뛰어난 스릴러, 마지막 페이지를 끝낼 때까지 내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읽었다."
-데니스 루헤인 

"가장 무서운 질문을 던지는 무시무시한 소설. 스스로를 잃어버렸을때,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발 맥더미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기억력이 하루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크리스틴은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뜨면 자신의 옆에 낯선 남자가 있는걸 보곤 당황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늙은 남자는 자신이 크리스틴의 결혼한지 20년이상된 남편이며 벤이라고한다. 그가 출근한 뒤 걸려오는 전화에서 본인을 닥터 내시라고 소개한 남자는 그녀에게 자신은 주치의이며 만나자고하며 그녀에게 일기장을 건내준다. '벤을 믿지 말라'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되는 일기장, 벤은 크리스틴에게 숨기는게 있는걸까? 믿을 사람이라곤 매일 매일 자신의 옆에있는 이 남자밖에 없는 크리스틴은 자신이 쓴 일기장을 읽기 시작한다.


 

 글의 전개 방식은 오늘로 시작되고 닥터내시에게 일기장을 받은후 그 일기장에 쓰여있는 날짜 순으로 크리스틴과 같이 읽는 형식이다. 또 그걸 덮고는 다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중간의 많은 부분이 일기형으로 진행되는 부분이라 크리스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단순한 기억상실만이 아닌 20대인 줄 알았던 자신의 거울에 비친 모습이 50대 어머니의 것처럼 보이는 것의 충격(외모의 변화-생각했던 본인의 얼굴이 아닌 더 나이를 먹은 얼굴, 눈가의 주름과 처진 살 등), 그리고 처음보는 낯선 이에게 듣는 남편의 존재, 무엇하나 아는 것 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혼란스러움의 섬세한 묘사와 내용이 더해감으로써 갈팡질팡하는 감정에 대한 묘사는 정말 실제 있었던 일처럼 느껴진다. 아니 실제로 일어난 일을 소설로 각색한 것 같았다. 책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장점처럼 대체적으로 잘 읽히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쭉 흥미진진한 부분은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잔잔한 물결에 이끌려가다 급작스런 파도에 그 물결에 정신없이 휩쓸려간 기분을 느꼈다. 중간쯤 그녀의 어두웠던 과거에 대한 묘사는 너무도 사실적이고 우울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읽다가 깜빡 졸아버렸다. 그 부분이 싫어 머릿속에 언어가 겉돌아 같은 문장을 몇 번이고 곱씹고 곱씹어서야 다음 문장이 읽혀졌다. 하지만 '역시' 스릴러다. 결말이 다가올수록 또 집중해버렸다. 모든 것의 진실이 밝혀진 듯 하면서도 이야기의 끝이 맺지가 않자 뭐냐고 생각하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진실은 정말이지 소름이 끼쳤다. 기억이 하루이상 지속되지않는 크리스틴이 주인공이기에 가능한 사건이지만, 역으로 그러한 병명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 법직한 소름끼치는 일이란 것이다.
 

데뷔작이지만 책 내용 자체의 사실성과 묘사능력은 몰입도가 있었다. 단점이 전혀 없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 책 안의 지나친 성적 묘사가 눈쌀을 찌푸리는 부분도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초반에 비해 후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몰입도있게 본 작품이다.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에 그 현실감에 더 이런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20대의 내가 일어났을때의 모습이 50대라면?
하루의 기억이 더이상 이어지지않는다는걸 알게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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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도쿠 살인 사건 스도쿠 미스터리 1
셸리 프레이돈트 지음, 조영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스도쿠 살인사건

글쓴이 셸리 프레이돈트

옮긴이 조영학
밀리언하우스


 

  옮긴이 조영학님의 말처럼 이 책은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에 속한다고 보인다. 사실 제목의 <스도쿠 살인사건>만 봐서는 내용이 긴박감 넘치는 정통 스릴러인 듯 하지만 알맹이는 재치 넘치는 것 그 자체였다.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는?

1. 유머러스한 미스터리 추리 소설.   -네이버
2. 잔혹한 연쇄살인 같은 범죄가 아닌, 실제로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사건을 다룬다는 점이다.
사건의 무대도 복잡한 대도시가 아니라 지방의 한적한 작은 마을이나 소도시다.
3. 등장하는 인물또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람들.
-2,3 오마이뉴스 코지 미스터리 관련-

 

  사실 코지 미스터리란 장르는 그다지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추리/스릴러류에 빠지게 된 건 불과 몇 달이 채되지가 않은 부분이라 코지 미스터리라는 그 장르는 알았지만 코지에 속한 책은 <명탐정 홈즈걸 1>만 읽어서인지 그다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었다. 처음 정신없이 읽을 때는 본격 추리류같은 심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홈즈걸같이 느긋 느긋하다고해야하나 이런 류는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추가적인 다른 시리즈는 읽지 않았다. 그러다가 접하게 된 것이 <스도쿠 살인사건>이다. 앞서 코지 미스터리에 대해 대략적인 뜻을 적어놓은 것과 같이 스도쿠는 본격적인 스릴러에 속한다기보단 코지 미스터리에 적합하다고 느낀 부분이 더 많다. 일단 그 배경이 작은 시골 마을이라던가, 주인공은 천재 수학자라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런 주인공 케이트의 주위에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거기다 역시 좋아하는 번역가의 글이라 그런가 매끄러운 문장과 대화체에서도 사실적인 단어선택, 그리고 인물들의 행동묘사는 읽는 중간 중간을 웃음짓게 만든다.


스도쿠(Sudoku)란?

 

'숫자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 또는 '한 자릿수'라는 뜻이다.
게임 규칙이 단순하지만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지능형 퍼즐이다. 문자 대신 숫자를 사용하여 번역이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
게임 방법은 가로와 세로 9칸씩 모두 81칸으로 이루어진 정사각형의 가로줄과 세로줄에 각각 1에서 9까지 숫자를 한 번씩만 써서 채우는 것이다.
또, 큰 정사각형은 가로·세로 각 3칸으로 모두 9칸인 작은 사각형 9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9칸짜리 작은 사각형 안에서도 1에서 9까지 숫자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 가로와 세로 줄의 수를 줄이거나 늘려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숫자 대신 알파벳이나 도형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림의 출처는 그림속에, 스도쿠의 뜻은 네이버 백과사전-


 

 ~살인사건이라고하면 대뜸 호기심부터인다. 스도쿠란 낯선 영역에 책을 펼치기가 선뜻 쉽지는 않았지만 아무렴 어떤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데!! 거기다 광고의 말을 백퍼센트 신용하는 건 아니지만, 스도쿠란 낯선 장르가 이러한 추리류에 어떻게 발을 디뎠는지 궁금했다. 실제로 본고장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으며 이 책을 선두로하여 <스도쿠와 죽음의 밤> <스도쿠 연쇄살인>를 연이어 출간했다고한다. 거기다 기대가 더 된 것은 여태껏 읽은 책은(읽은 책의 양은 얼마되지가 않지만) 거의가 남자가 주인공이었으나 천재 수학자지만 여자인 케이트 맥도날드의 등장은 기대되게 만들었다. 
 

 

 책은 기대를 어긋난 점이 두가지 있었다. 첫째는 '스도쿠'가 주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앞서 적었던 바와 같이 '코지 미스터리'류에 속한 것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애번데일 퍼즐 박물관의 주인 애번데일 교수가 살해되는 것을 중심으로하여 살해 유력 용의자인 케이트 맥도날드와 용의자를 잡으려하는 미쉘 서장의 관계도가있다. 박물관 주인이 목숨을 위협받게 되는 동기는 커다랗게 현재 박물관의 위치가 커다란 쇼핑몰이 들어선다는 것에 있다. 쇼핑몰은 박물관의 위치에 건물을 짓기를 원하기에 애번데일 교수에게 여러가지 제안을하지만, 애번데일 교수는 퍼즐 박물관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마음은 추오도 없다. 이런 사람들의 이해관계에서 때마침 박물관이 대출금을 제때 상환치 못해 경매로 넘어간 심각한 재정난이 발생한 것이고 애번데일 교수는 그가 가장 믿고 아끼는 제자 케이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케이트는 9년만에 돌아온 시골 마을의 것들을 다시금 인식키도 전에 그의 스승을 어떤이의 악의로 인해 잃은 것이다. 천재 수학자인 그녀는 이제 살인범을 찾기위해, 그리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위해 행동을 개시하는 것이다.

 

 글은 심각한 분위기로 수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일상적인 생활을 여러군데 접목시켜 진행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은 중간부분까지는 추리/스릴러의 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의 느낌을 띄었다. 그야 물론 장르가 장르다보니 살인사건과 경찰, 억울하게 누명을 씌는 듯한 주인공이 나오지만 정말이지 글에서 튀어나올 듯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대화는 여타의 스릴러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글은 중반부를 넘어가서는 역시 스릴러 소설다웠다. 아니, 미스터리라고 해야하나. 케이트와 미쉘 서장의 적대적인 관계에서 뭔가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아차! 이건 스포인가? ^^a) 또 다른 용의자이며 행방불명된 10대 청소년 해리의 등장과 애번데일 교수의 가족관계, 그리고 조수 제니스까지...! 유쾌한 스릴러라는 단어가 이 책에 딱인듯 싶다. 피철철인 글을 읽다가 이렇듯 한템포 쉬어가는 미국식 코지 미스터리를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스릴러는 읽고싶은데, 피철철은 못보겠다고한다면
스도쿠 살인사건 추천이다.
유쾌한 스릴러, 그 말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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