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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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년 전 친한 이웃인 반디에게 받은 책으로 기억난다. 책 출판 당시 다른 독일 작가 넬리 노이하우스의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의 굉장한 인기에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책이었다.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다른 책 「창백한 죽음」을 읽은뒤 「사라진 소녀들」이 손에 들어왔는데 그토록 읽고싶었던 책을 왜 이제서야 읽게되었는지, 나도 참 청개구리 성질을 지녔나싶다.

  한 두어달 만에 책을 펼친 것 같다. 책장 마지막 칸을 비운다고 끙끙거리다 마지막 칸에 있던 「사라진 소녀들」이 눈에 띄었다. 연두색의 표지 빛깔에 눈을 감은 창백한 피부를 가진 소녀의 모습이 뭔가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들어 책을 펼치기 무서웠던 걸까. 소녀의 손바닥엔 자그마한 거미가 있는데 보이는 이를 위협하듯 공격적인 자세이다. 오랫만에 펼친 책이라 백지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작가는 유괴범(사이코패스)의 시점, 권투선수, 여형사 프란치스카, 피해자의 시점을 오가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이야기는 초반부터 진도를 빼지않는다. 작가는 독자에게 뱀처럼 서걱거리며 눈에 보이지않게 다가오다가, 어느순간 포식자로 돌변하여 돌진한다. 최근에 읽었던 책은 일본 추리 소설 위주로 읽었는데, 오랫만에 스릴러 소설을 접해서인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긴장감에 눈이 빨라지고, 책장을 넘기는 손에도 점차 속도가 붙는다. 결말이 마음에 들어서인지 전체적인 만족도도 더 높다. 작가 이름을 검색해보니 작년에 비채에서 「지옥계곡」을 또 출간했었다. 당시 낯익은 이름의 작가에 고개만 갸웃거리고 대수롭지않게 넘겼는데, 이쯤되니 최근에 한국에서 출간된 작품은 어떤 내용을 가질까 궁금해졌다. 기대되는 작가 이름에 그를 넣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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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랜섬 릭스 지음, 이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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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으스스하다. 검정색과 회색의 색들이 표지의 공중에 떠있는 소녀가 있는 사진의 으스스함을 한층 더 높여주는 듯하다. 으스스한 표지와는 반대로 화려한 무지갯 빛의 띠지엔 해리 포터의 뒤를 잇는다는 문구가 있다. 문구로 보아 환타지 소설인 걸 알 수 있지만, 표지 때문인지 소지하고있는 2년간 읽기가 꺼려진 작품이었다. 책을 읽기로 한 이유는 적기 부끄럽지만, 요즘에 시간이 남아 빨리 읽을 수 있는 책 없을까하다 고른 책이었다. 책엔 글과 함께 사진이 많아 고르기엔 어렵지 않았다.

  해리포터의 뒤를 잇는다는 광고 문구처럼 주인공의 10대 소년이다. 이야기는 어렸을 적부터 허풍쟁이처럼 과장되게 말하는 괴짜 할아버지가 있는데 정체모를 말을 남기고 갑작스레 돌아가신다. 직후 괴물을 본 주인공 제이콥의 삶은 바뀐다. 할아버지가 말했던 투명인간, 공중을 나는 소녀, 뒷통수에도 입이 있는 사람, 파이프를 문 송골매 등의 허무 맹랑한 이야기들이 점차, 점차 제이콥에게 다가온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환타지 소설이다. 이야기는 후편을 연상케하고 끝을 맺었는데, ​후편은 어떤 내용일까 기대하게 만든다. 10대 소년의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표지다. 책의 내용은 어른들보단 10대의 아이들이 주 타깃인데, 표지가 너무 스산하다.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밝은 표지가 되었어도 좋을 텐데, 책의 재미에 비해 시선을 끌진 않은듯해 아쉽다.

  어쨌든 책은 팀 버튼 감독이 영화로 만든다고하니 기괴한 분위기를 잘 살릴듯해 기대된다. 더 나아가 주인공은 누가 맡을지, ​내용은 어떻게 진행될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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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돔 1 밀리언셀러 클럽 111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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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이 드라마화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 먼저 읽고 드라마를 봐야지란 생각에 드라마는 처음 몇 회만 보다 말았는데, 남편은 드라마를 보다 재밌는지 시즌 1을 후딱 보고는, 시즌 2 나오는 시기를 말해주니 빨리 나오지 않는다며 실망한 눈치였다. 드라마가 재밌다고 시즌1을 몇 일만에 본 걸 보니, 아직 드라마를 제대로 본 것은 아니지만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에 궁금해서 책을 펼쳤다.

  펼치기 전 밀클 카페의 「언더 더 돔」에대한 짤막한 웹툰도 보고, 다른 이들의 서평을 보며 먼저 마음을 잡았다. 두께도 두께거니와, 책에 등장하는 인물만해도 어마어마한 것이 그 이유다. 다행히 책 속에 체스터스밀 지도와 함께 표기된 등장 인물은 큰 도움이 되었다.

 

  내용은 책 표지와 같다. 갑자기 하늘에서 돔이 내려와 체스터스밀 마을을 돔 안에 가둬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돔을 경계로 왕래하지 못한다. 돔 바깥에서 미사일을 쏘든, 무얼하든 돔엔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한다. 빅 짐이라 불리는 마을 부의장이 사실상 마을을 장악한 나쁜 무리의 우두머리 격인데, 그런 빅 짐과 그의 아들인 주니어 레니와 그 일당들의 악행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반하는 세력인 바비와 다른 이들은 빅 짐에 대항하는 한편으로 마을에 돔이 왜 생겨났는지 조사한다.

  우선 나쁜 일당들의 중심인 빅 짐과 아들 주니어 레니, 그들 패거리들의 악행에 눈을 부릅뜨게 만든다. 초반부의 빅 짐 패거리들에게 맥없이 당하는 모습엔 화가 나기까지한다. 사실 돔의 정체는 맥이 빠지기도하지만, 스티븐 킹 답다고나할까. 작가의 상상력이 끝없다는 걸 다시금 증명한 셈 같기도하다.

 

  스티븐 킹의 「11/22/63」을 얼마전에 읽었는데, 「언더 더 돔」처럼 현실적이지 못한 내용을 담고있었다. 그렇지만 작가에게는 비현실적이라 공감을 그 상황에대해선 공감을 느끼진 못하지만 책을 넘기게하는 힘이 있다. 이번에 읽은 「언더 더 돔」의 어떤 부분에선 다소 맥빠진 듯한 부분이 없잖아있지만, 동시에 허를 찌르는 부분이있어 맥빠짐과 놀람을 동시에 겪은 작품이기도하다. 작가의 책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흡입력, 몰입력이 대단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인간 사회의 모습과 선과 악의 극심한 대립, 그 악이 행하는 이들이 너무 축악해 그들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하나 궁금하기도했다. 아, 추가적으로 그들의 끝만 궁금한 게 아닌 이야기 자체를 어떻게 끝맺을까라는 궁극적인 부분이 궁금했다. 「언더 더 돔」이 완결이 난 작품이 아닌, 출간 중인 작품이었다면 과연 완결날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로.

  리뷰를 쓰며 「언더 더 돔」에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이야기꾼 스티븐 킹이라 가능한 이야기지않을까. 몰입해서 읽었고, 책에 완전히 빠져들어 분하기도, 구역질나기도, 통쾌하게, 안타까움 등의 여러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인 책을 먼저 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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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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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책은 쉬어가는 타임이다. 추리 소설에 속하기는한데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유쾌하고 세상 걱정 없을 듯한 인물이라 마음 편히 읽은 책이기도하다. 추리 소설에 세상 걱정 없을 듯하며 유쾌한 인물ㅇ 주인공이라니. 어떻게보면 맞지않다 생각할 수 있겠찌만 주인공의 특이한 , 정정하겠다, 부러운 배경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부호 형사」란 제목에 걸맞게 주인공은 재벌의 외동아들로 담배 대신 최고급 시가를 피우고 값비싼 수제 양복에 비싼 캐딜락을 몰고 다니는 주인공의 직업은 형사이다. 재벌 형사 간베 다이스케는 생각하는 스케일도 일반인과는 다르다. 범인을 잡기위해 사업체를 차리거나, 500만엔을 선뜻 내놓는다거나, 지하철에 돈 뿌리기 등 돈 쓰는데 있어선 다이스케를 따라갈 이가 없다. 큰 돈을 아무렇지않게 쓰는 다이스케와 그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아버지 기쿠에몬의 대화 내용은 만담을 보는 것 같기도하다.

 

  책엔 '밀실'이라는 추리적 요소가 있지만, 작가의 여러가지 실험적 요소도 눈에 띈다. 특이한 이력인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는 IQ178의 소유자로 「부호 형사」는 1978년에 발행된 것으로 작가의 첫 미스터리 작품이다. 동시간대의 상황을 다른 이의 압장에서 서술하다가 지겨워졌는지, 대뜸 본문에서 독자들에게 소리내어 말한다. 이 서술 방법은 다소 지겨운 듯하여 다른 방법으로 적겠다고. 당황스럽기도하고 책의 내용에 비추어 왠지 주인공이 작가의 성격을 닮아 태평한 듯하기도 하고. 어쨌든 이런 부분도 은근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작품의 요소들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매력적이어서그런지, 약간의 각색을 거쳐 2005년 일본에서 드라마화되기도했다.

 

  네가지 단편으로 이루어진 「부호 형사」는 잔인함과같은 선정적인 부분은 없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재벌이 형사라면 이렇게 해결할 수 있겠다싶은 유쾌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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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사냥꾼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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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에 읽으려고 몇 장을 넘겼다가 도저히 흥미가 일지않아 도중에 덮었던 걸로 기억에 남는다. 미미 여사「모방범」을 읽은뒤,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싶어 책장을 바라보다 읽다 말았던 걸 기억하며 다시금 책장에서 빼내었다. 헌책방을 무대로 대리 사장인 65세 할아버지 이와 씨와 그 손자 미노루가 등장하는 여섯 편의 연작 단편 소설로, 아무래도 「모방범」의 무거운 분위기와는 대조될 듯해서 색다른 기대감이 들었다.

 

  표지의 그림은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다. 그건 책 속의 배경인 헌책방의 모습이라기보다, 책 위에 올려져있는 피묻은 칼 때문일 것이다. 펼쳐진 책 너머에는 붉은 핏자국이 군데 군데 떨어져있다.

책은 얇다락고 가벼웠다. 이전엔 단편 소설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했었는데 요즘엔 긍정적으로 바뀌고있다. 단편, 단편으로 이루어진 것에 있는 이야기가 개연성이나 완성도가 한 권으로 되어있는 책보단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읽는 책들은 단편이지만 그러한 측면이 보이지 않는다. 호흡이 짧은만큼 임팩트도있고 더 다양한 인물상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다.

 

  앞전에 「쓸쓸한 사냥꾼」을 읽으려다 말았던 흔적이 책을 펼치니 책갈피가 뚝 떨어져 읽었었던 때를 상기시킨다. 요즘에 서재에 꽂힌 책 중 시리즈가 긴 책과 앞전에 읽으려다 만 책을 우선으로해서 읽는다. 이 책이 그렇게 재미 없었던 책인가, 불가 2~3년 전의 나는 단편을 싫어했었던가 등 여러 생각을하며 읽기 시작했다.

각각 1991년부터 1993년까지 발표된 단편 소설들을 묶은 책이다. 20년도 전의 이야기이긴하지만, 촌스럽다거나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이없다. 시간 흐름의 차이가 느껴지지않았다.

 

 

  이와 씨의 둥근, 단단한 머리는 기름이 잘 쳐진 단단한 기계처럼 소리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_p.186

 

 

  이번 책은 한 템포 쉬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형사가 등장하고, 살인 사건이 등장하지만 분위기가 어둡다거나 핏빛으로 얼룩덜룩하지않. 이와 씨는 추리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사건의 전말을 하나 둘씩 해결해간다. 신중하게 행동하는 이와 씨와 왈가닥 고등학생 손자 미노루, 간간히 등장하는 이와 씨의 아들과 며느리, 각 회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이 본인의 목소리를 낸다. 이와 씨가 파악한 사건의 전모들은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다지만 맥이 풀리는 느낌은 아니다. 무릎을 탁 차게 만들게도하고 고개를 끄덕이게도한다. 밀실 살인도, 번쩍이는 미스터리도 없지만 만족감은 든다. 역주의 말처럼 미미여사의 소소한 수다를 듣고 온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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