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선량한 차별주의자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차별에 대한 진지하고 심도깊은 이야기.

고의적으로 누군가를 혐오하고 상처주기 위해 하는 ‘차별’은 차라리 해결이 쉬운 문제이지만,
‘나도 모르게’하는 차별은 참 어려운 문제다.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닌데.’ 선량한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누군가를 차별하곤 한다.
‘선택 장애’라는 흔히 쓰는 말 조차 사실은 ‘장애인’에 대한 비하이고, 한국 말을 잘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인 다 됐네!’ 하는 표현 역시도 막상 그 말을 듣는 당사자는 썩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이렇게 ‘농담’으로 위장한 ‘차별적 표현’은 참 무섭다.
괜히 불편함을 표현했다가는 프로불편러라고 또 조롱거리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네?하면서...
그래서 ‘악의 없어 보이는 농담’으로 위장한 ‘차별과 조롱’이 대놓고 하는 악의적 차별보다 무섭다.
책에서는 아에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이유’를 하나의 챕터로 다루며 차별적 유머에 대해 그냥 ‘웃어 넘기’는 일이 사실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전혀 웃기지 않은 차별적 발언이나 유머에 분위기상 웃어줄 필요는 없다고.
잘 생각해보고 소신껏 행동하라는 거다.

물론 이 책 한권의 영향력으로 모든 차별적 발언과 모순들이 사라질수는 없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차별들이 존재하기에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모든 차별을 전부 고려하여 말을 내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 ‘진정한 배려’란 무엇인지, 진짜 ‘배려의 표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로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는 방법에 대해 깊은 고민 정도는 해봐야될 때가 아닐까.

[마이리뷰] 역사의 쓸모

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구어체라 가독성이 좋고 산뜻하게 재밌었다.
쉽고 가벼워서 평소에 책 잘 안읽는 사람에게 선물해줘도 좋을것같다.
역사를 ‘공부’라고 생각하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거 보면 재밌게 접근할 수 있겠다 싶을 만큼 역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선한 영향력을 가진 책이다.
역사는 시험 잘 보기 위해서 공부하는 ‘과목’이 아닌, 현재 우리 삶의 통찰력을 키워주고 역사 속의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개개인의 삶이 더 현명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고,
그야말로 ‘역사의 쓸모’에 대해 누구에게나 와닿게 잘 쓰여져 있다.
한번쯤 편하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마이리뷰] 뉴필로소퍼 2020 10호

뉴필로소퍼 2020 10호 - Vol.10 : 변화는 예고 없이 온다 ㅣ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10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4월

바다출판사의 철학잡지 ‘뉴필로소퍼’ 정기 구독 중인데, 표지 디자인, 용지, 폰트, 주제, 내용이 모두 괜찮다.
요새 철학에 관심이 많아서 어려워도 고전 철학부터 도전중인데, 첫 접근이 어려워서 그렇지 막상 적응하고 나면 너무너무 재밌고 남는 게 분명한 분야다. 통찰력이 업그레이드 된다.
그래서 이왕 철학에 관심 갖은 김에 철학 관련 잡지까지 구독하게 되었다.
이번에 같은 출판사의 우먼카인드(페미니즘 잡지), 스켑틱(과학잡지)도 같이 구독해서 세가지 종류의 잡지를 1년에 12만원에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스켑틱은 이미 너무 유명하고, 우먼카인드도 거북스러움 전혀 없이 내용이 괜찮았다. 잡지 퀄리티가 다 좋아서 추천하고 싶다.
광고성 글도 전혀 없고, 예술이 곁들여진 잡지라 중간중간 그림들도 많이 나와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요새 코로나때문에 미술관이나 전시회도 못가는 마당에 이렇게라도 문화생활 즐기는 기분 낼 수 있어 좋더라ㅠ_ㅠㅎㅎ
번역된 부분들 중에 살짝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읽는데 별 지장은 없다^^; 오히려 외국잡지 그대로 생생하게 읽는 기분도 들고 해서 좋았다.

[마이리뷰] 비평이론의 모든 것

비평이론의 모든 것 - 신비평부터 퀴어비평까지
로이스 타이슨 지음, 윤동구 옮김 / 앨피 / 2012년 4월

‘모든 것’까지는 아니고 입문서 정도라고 보면 된다.
어려운 용어들의 기초 개념을 쉽게 정리할 수 있고, 깊이 있게 더 궁금한 내용들은 직접 관련 저서들을 찾아 읽으면 좋을듯!
그러라고 챕터마다 관련 저서들이 명시되어 있다.
프로이트와 라캉, 니체, 레닌, 소쉬르 등의 이 책에서 참고한 저자들의 저서들은 비평이론에 깊게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는 게 좋다.
비평의 예시는 주로 ‘위대한 개츠비’를 이용하므로 이 책 읽기 전에 개츠비를 필수로 읽고나서 읽어야 이해가 쉽다.

‘텍스트 그 자체’만 보는 신비평 (New Criticism)과 구조 언어학, 기호학에 의거한 구조주의 비평, 언어와 인간과 세계를 해체하는 해체 비평은 생경한 느낌이라 조금 어려웠지만 그만큼 공부가 됐고, 정신분석 비평과 마르크스 비평, 문화 비평 등의 비평들은 평소에도 많이 접해봤던 비평 방식이라 비교적 쉽게 이해가 됐다.
사실 이런 여러가지 비평 방식들이 서로 서로 약간의 접점이 있어서 실제로 비평문이나 서평을 쓸때는 그 작품의 성격에 맞게 여러가지 개념들을 적절히 믹스해서 쓰는 게 도움이 될 것같다.
비평의 방식을 하나 잡아놓고 억지로 작품을 그 안에 끼워맞추는 것도 하나의 재미긴 하겠지만 예를들어, 젠더 문제와는 전혀 무관한 어떤 작품에 너무 젠더적으로만 접근하면 그 작품을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100자평] 미스테리아 29호

미스테리아 29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0년 3월

장르소설 좋아하는 사람에겐 너무 좋은 잡지예요. 7월에 정기구독 신청 기간 맞춰서 꼭 정기구독 하려구요. 재밌고 유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