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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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뚜렷하게 묻어나는 장편소설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하면서도 그로데스크한..

마지막에 ‘작가의 말’ 페이지에서 이 소설이 오로지 쾌감을 위해 쓰여진 소설이라고 되어있는데, 쾌감이 중점인 소설 치고는 어딘가 지루하고 밋밋했다.
끈기있게 읽긴 했지만 하마터면 중간에 포기할 뻔 했다.
작가의 다른 장편인 [덧니가 보고 싶어]는 재밌게 읽고 독특함에 반하기까지 했었는데 이 책은 확실히 뭔가 아쉽다.
넷플릭스에 드라마로 곧 나온다고 해서 부랴부랴 읽어봤는데 대체 이 이야기가 어떤식으로 영상화될지 궁금하긴 하다.

p.161
색깔로 말하자면 오트밀 색에 가까운 베이지였다. 화려한 색은 아니지만 은영이 늘 동경했던 색이다. 베이지 색이 어울리는 여자가, 혹은 커플이 되고 싶다고 말이다.

p.185
어린 은영은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 지독하게 폭력적인 세계와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가끔은 피할 수 없이 다치는 일이란 걸 천천히 깨닫고 있었다.

p.189
사람보다 다른 것들이 비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값없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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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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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2020
(마음 약한 사람들은 보지 마세요.)
죽은 자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 청소부 ‘김완’씨가 자신의 경험을 수필로 쓴 책이다.
집에서 자살, 고독사(고립사)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방치된 채 죽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시체의 상태와 죽은 집의 마지막 풍경 등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두 번은 못 보겠지만 한번쯤은 볼만한 책이었다.
누군가에겐 이 책이 잠시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마음이 약하고 따뜻한 사람에게보다는 오히려 조금 차가운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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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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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크리스티 오랜만🗿 중학생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넋놓고 읽었었는데..

무려 1939년作 인데 이 시대에 다시 읽어도 뻔하지 않았다.
후반부에 아주 살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던 추리긴 했지만, 결코 시시한 결말이라 할 수 없다.
명작 인정이다.
법이 심판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해서 악한 생각과 악한 행동이 죄가 아닌 게 될 수는 없다.
이 소설에서의 악惡은 지나친 이기심과 지나친 개인주의 그리고 세상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출발하고 있다.
악한 마음은 스치듯이라도 품지 말자.
또한, 무지無知 하게 살지 말자.
세상과 타인에 대해 무지한 것 역시 일종의 죄다.

악이 법을 피해갈때는 있지만 결코 자기 자신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이다.
(좀 뻔한 이야기인가? 원래 교훈은 뻔한 메세지에서 얻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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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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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의 단편소설집.
전全 작품들(소설이라는 말보다 예술작품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이 좋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best를 꼽기는 어렵다.

제목이기도 한 메인작품은 제일 마지막에 실린 ‘여자 없는 남자들’이고,
7개의 단편 모두 ‘남자에게 의미하는 여자의 존재’를 주제로 펼쳐진다.
인물들은 모두 ‘아주 일반적이기도 하고’ ‘아주 일반적이지 않기도 한’ 하루키 특유의 낭만적이고 쓸쓸한 기운이 묻어있는 인물들이 나온다.
그 인물들(화자들)의 여러가지 말과 행동들이 세포만한 크기로 존재하는 영혼의 일부를 쿡쿡 자극하는 기분이 들었다.
여성의 입장에서 본 이 소설들은 모성애를 자극하기도 했고, 몸 속 어딘가에 있는 얼음처럼 차갑고 딱딱한 이름모를 기관을 잠시 아릿하게 만들기도 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와 ‘예스터데이’ 는 무라카미 하루키 초보자(?)들도 읽기 무난한 크게 난해하지 않은 소설이다.
보편적인 성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만한 강도의 맥락이 들어있다.
하지만 ‘독립기관’부터 점점 뒤로 갈수록 초현실적인 그의 세계관이 진하게 드러나서 비슷한 아픔 혹은 독특함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난해할수도 있다.
(조금 쉽게 말해) 약간의 ‘이런 기질’이 없으면 소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다.
특히, ‘사랑하는 잠자’는 프란츠 카프카 ‘변신’의 그레고르 잠자라는 인물의 이름을 따와 하루키식으로 재해석한 소설인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몇 마디 문장으로 머릿속에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꼭 ‘몇 마디 문장’으로 정리할 필요도 사실 없지만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소설을 읽으면 유난히 본능적으로 그게 ‘왜 그런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그냥,
한참동안,
생각의 숲에서 여운을 느껴본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읽으면 항상 이렇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작가인데, 사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보진 못했다.(왜그런지..)
제일 보편적인 ‘노르웨이의 숲’을 몇몇 사람에게 추천해준 적이 있는데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이를테면 나오코가 도대체 왜 자살을 했는지, 하츠미가 왜 자살을 했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떤 맥락으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걸까.에 대해 나로선 약간 의문이긴하다.
결코 대중적인 소설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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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31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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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추리소설들과 미스터리로 남은 실화 사건들 속으로 들어가 본 31호.
사진 자료들이 풍부하게 실려있어 더 실감났다.
1970 와우아파트 붕괴, 1971 광주대단지 사건, 1970 정인숙 살인사건, 1973 김대중 납치 사건, 1971 대연각 화재, 1970 전태일 분신 사건, 1979 10.26사태 등 여러가지 사건들을 되짚어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6.25한국전쟁부터 빨치산 이야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이를 모티브로 한 장르소설들이 소개된다.

어찌나 푹 빠져 읽었는지
70년대에 살다 나온 기분이라,
되게 묘한 기분이 든다.
태어나기 약 20년 전 사람들과 그 시대가 완전히 체화된듯한..
김성종 작가님의 작품들도 시간 내서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격월간지인데다가 32호는 11월 말에 출간될 예정이라 천천히 읽었어야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읽어버렸다. 양조절 실패다. 휴.
까먹지 말고 이번에는 꼭 정기구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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