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가 다시 물었다.

˝그럼 지혜가 없는 사람들은 신을 믿지 않나요?˝
˝아니, 그들은 자기 안의 신이 아니라 자기 밖의 신에게 복종한단다. 그들이 모르는 건 신이 아니라, 신의 개념까지 떨쳐낼 때 비로소 신에 닿을 수 있다는 지혜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고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년필은 서랍 안에 녹슨 채로 그대로 들어 있고, 새 울음 소리는 책갈피 속에 더러더러 끼어 있고, 닫힌 책과 열린 책 사이로 말하는 입과 듣고 있는 귀 사이로 시간은 허망하게 빠져나가고, 담배와 커피와 외로움과 가난과 그리고 목숨을 하루 종일 죽이면서 나는 그대로 살아 있기로 한다. 빙글빙글 넉살 좋게 웃으며 이대로,자꾸만 틀린 스텝을 밟으며 이대로.

-22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다면 원시적인 사회는 생각과 감정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레비브륄에 따르면, 원시인은 감정의 수준을 넘어서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건 또는 사물에 대해서는 이 정도의 생각만을 하도록 한계선이 그어진다. 
그 이상의 생각은 위험하니까, 반면에 우리는 지식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식이 확장되면 문제의 종류와 수도 덩달아 늘어난다 그래서 지식은 문제의 온상이다. 
지식은 생각의 고통을 낳는 주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치학자 유홍림에 따르면, “혼란을 공동체 의식에 호소함으로써 극복하려는 시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특히 약자는 계약서의 조항보다는 강자의 가변적인 선의에 의존하게 된다.

-알라딘 eBook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김영민 지음) 중에서

현대 한국의 국가와 시민단체는 과거에 비해 풍부해진 자원을 활용하여 한때 가문이 제공하던 복지 기능을 자임하게 되었다. 그 확대된 공적 관계의 저변에서 유사 가족의 언어는 각자도생 중인 인간들을 여전히 끈끈하게 묶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공사(公私) 구분은 희미해지고, 계약서는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직무는 정확히 정의되지 않는다. 정치학자 유홍림에 따르면, "혼란을 공동체 의식에 호소함으로써 극복하려는 시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특히 약자는 계약서의 조항보다는 강자의 가변적인 선의에 의존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엄혹한 시절에도 인구는 이처럼 빠르게 줄지 않았는데, 왜 하필 이 시대에 이토록 빨리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가? 이제 하나의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인간이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인구가 줄고 있다. 국가의 관점에서 인구 감소는 문제일지 몰라도 재생산을 거부하는 개개인에게 인구 감소는 문제라기보다는 나름대로 문제에 대처한 결과다. 사람에 따라서 출산 거부는 삶의 난관에 대한 하나의 주체적인 해결책일 수 있다.

-알라딘 eBook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김영민 지음) 중에서

더 엄혹한 시절에도 인구는 이처럼 빠르게 줄지 않았는데, 왜 하필 이 시대에 이토록 빨리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가? 이제 하나의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인간이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인구가 줄고 있다. 국가의 관점에서 인구 감소는 문제일지 몰라도 재생산을 거부하는 개개인에게 인구 감소는 문제라기보다는 나름대로 문제에 대처한 결과다. 사람에 따라서 출산 거부는 삶의 난관에 대한 하나의 주체적인 해결책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