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ial of God: (as It Was Held on February 25, 1649, in Shamgorod) (Paperback, Revised)
Wiesel, Elie / Schocken Books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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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 작가 Elie Wiesel을 기리는 뜻으로 읽은 대본이다. 그의 대표작 ‘Night’를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리뷰가 남아있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에 부고를 전해 듣고 그의 전작을 살피다가 놀라운 작품을 하나 발견하였다. ‘The Trial of God’은 부제가 ‘as it was held on February 25, 1649, in Shamgorod’이며, 내가 이 작품에 놀란 까닭은 Elie Wiesel이 연극대본을 썼다는 사실과 연극의 주제가 하나님에 대한 심판이라는 점이었다.

 

   하나님을 피고로 세워 심판한다는 아이디어... 위험천만한 발상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지극히 매력적이기도 한데, Elie Wiesel은 그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있던 당시 실제로 유대인들이 신을 상대로 심판을 벌인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썼다. 따라서, 연극의 배경은 1649Shamgorod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벌어진 유대인 대학살 사건이지만 Elie Wiesel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연극의 주무대는 Shamgorod 마을의 작은 여관이며, 주인 Berish, 그의 딸 Hanna, 여종업원 Maria가 살고 있는 이 곳에 유대인 퓨림 축일(Purim)을 맞아 세 명의 음유시인들이 찾아온다. Mendel, Yankel, Avremel이 그들인데,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준비하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조리 학살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이리하여, 그들과의 설왕설래 중에 생존자 중 한 사람인 Berish는 신에 대한 심판을 제안하고 결국 신을 피고인으로 세우게 된다. 하지만, 작품의 크라이막스인 재판장면에 이르려면 3막까지 가야 하고, 막상 재판이 시작되어도 시원한 판결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마지막의 해괴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작품을 다 읽어도 무척 답답하였고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였다. 하기는 신을 유죄라 판결한다 해서 무어 뾰족한 수가 있으랴마는...

 

   좌우지간, 이 작품은 나의 완소작가 Frank Cottrell BoyceBBC TV 드라마 ‘God on Trial’로 바꾸어 방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극적효과의 짜릿함을 맛보려면 대본을 읽는 것보다 직접 무대에서 보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TV 드라마라도 한 번 보고 싶다.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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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Days of Summer (Paperback) - The Shooting Script
Scott Neustadter / Newmarket Pr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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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seph Gordon-Levitt, Zooey Deschanel 주연의 2009년도 영화 '(500) Days of Summer'를 오래 전에 딸아이와 함께 보았다.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통념을 깨는 상큼하고 아릿한 스토리가 좋아서 대본을 사두었는데, 그동안 잊고 있다가 영화 재개봉 바람에 다시 생각이 났다.

 

  대본을 쓴 Scott NeustadterMichael H. Weber는 공동 작업을 즐겨 하는 작가들로, John Green‘The Fault in Our Stars’를 영화로 만드는 각색 작업도 함께 하였다. 대본 후기에 보면 '(500) Days of Summer'의 스토리가 작가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고, 뛰어난 작품은 진실한 체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사랑에 빠진다는 일은... 때로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통해 빗나간 기억조차도 무지개빛으로 채색하는 자기기만이다.^^ 이런 뼈저린 교훈을 우습고 황당하게, 그럼에도 진지하게 그려 보인다는 일이 쉽지 않았을 터인데, 통통 튀는 상상력의 대본을 읽으며 두 작가의 안목에 놀랐고 그들의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재현되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감동했다. 참 아름다운 이야기이면서, 한 편으로 우리를 멈칫하게 만드는 외사랑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 영어 등급 : Hmm,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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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to Normal (Paperback)
Brian Yorkey / Theatre Communications Group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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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겨울 재수한 딸아이의 대학입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함께 서울에 가서 뮤지컬 두 편을 보았다. 가슴 졸이며 괴로워하는 것보다 무언가에 몰입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두 편의 뮤지컬 중 하나가, 박칼린, 이정열, 최재림, 전성민이 연기하는 ‘Next to Normal’이었는데, 2010Pulitzer상을 수상한 이 작품의 명성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굉장할 줄은 몰랐다. 영혼에 지각변동이 오는 느낌이었달까.^^

 

   Brian Yorkey가 가사를 쓰고 Tom Kitt이 음악을 담당한 이 걸작을 뒤늦게 대본으로 다시 만났다. 뮤지컬을 그냥 눈으로만 읽는다는 것이 심심해서 OST를 틀어놓고 들으며 대본을 읽었는데, OST는 엄마 Diana역에 Alice Ripley, 아빠 DanJ. Robert Spencer, 아들 GabeAaron Tveit, NatalieJennifer Damiano가 노래하는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버전이지만, 우리나라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선하여 정말 좋았다. 특히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You Don't Know’‘I Am the One’은 듣는 동안 전율이...

 

   아무튼, 지금부터 쓰는 내용은 스포일러가 가득하므로 아직 작품을 모르시는 분은 읽지 마시기를 바란다.

 

   흔히, ‘시간이 흐르면 나아진다라고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 상처는 죽은 자식에 대한 상처가 아닐까 여겨진다. 16년 전에 죽은 아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무럭무럭 자라서 내 곁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설정, 그것이 어찌 생각해보면 섬뜩하지만, 무대에서 격정적인 노래와 함께 바라보는 그 그림자는 무서우면서도 한 편으로 아름다웠다. 드라마 안에서 Diana가 항변하듯이, 상처는 반드시 잊어야 하는 것일까? 넌더리 날 정도로 지긋지긋해도 내가 끌어안은 기억이라면 저주처럼 사랑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요즘은... 마치 진리처럼 신봉되는 주의, 주장들이... 반드시 옳은 것일까 하는 회의가 든다.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무엇은 이렇다라고 하면, 속으로 과연 그럴까라며 되묻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다 알게 된다... 과연 그럴까.

   자식을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 과연 그럴까.

   부부 사이 갈등은 대화로 풀어야한다... 과연 그럴까.

 

   ‘정상(Normal)’은 안 되더라도 정상 비슷하게(Next to Normal)’는 되자던 Natalie의 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였다. 내가 누구인지모르면 좀 어떤가. 내가 다른 이들에게 좀 안 보이면어떤가. 아니, 그런 세속적 실체가 그리도 중요한가?

   ‘미쳐버리는것이 처절하게 완벽일 수 있는 고집.

   바보처럼 어긋난 광기의 오만한 삐딱하기.

 

 

   사랑은 결국 내가 끌고 다니는 내 등 뒤의 그림자,

   눈물처럼 절규하는 집착,

   죽어도 살아 있는 아들이니까.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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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Stories: And More Screenplays (Paperback)
Pak, Greg / Immedium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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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eg Pak은 만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 'Robot Stories'로 2003년 세계 영화제를 휩쓸며 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을 만천하에 알렸다. 자칭^^ SF 마니아로 자연스레 이 독특한 SF 영화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고, Greg Pak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책 'Robot Stories: And More Screenplays'는 그의 화제작 'Robot Stories'의 대본과 4편의 다른 영화, 단편의 대본이 들어있는 영화대본 모음집이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싶지는 않아서 타대학 도서관에 'Robot Stories'만 복사신청을 하여 읽었는데, 지금은 아예 책을 대출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그만큼 'Robot Stories'가 너무 좋았다. 영화를 보지 않고 대본만으로 이 정도의 충격과 감동이 올 정도라면, 영화를 직접 보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Robot Stories'는 'Machine Love,' 'The Robot Fixer,' 'My Robot Baby,' 'Clay'... 이렇게 네 편의 단편이 서로 느슨하게 연결되는 방식의 영화이다. 네 편 모두 먼 미래를 배경에 두고 로봇과 관련된 인간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Machine Love'에서는 로봇을 노예처럼 부리고 있는 세상에서 안드로이드 Archie의 사랑을 보여준다. 'My Robot Baby'는 아이를 입양하기 전에 로봇 아기를 사용해서 부모자격을 먼저 시험하는 이야기이다.(개인적으로 이 에피소드가 가장 좋았다.^^) 'The Robot Fixer'는 식물인간이 된 아들의 로봇 장난감을 하나하나 고치는 엄마의 이상스런 집착을 표현한다. 그리고, 'Clay'는 죽음 이후 사이버공간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문제에 대한 이슈를 건드린다.

 

 

   네 편의 스토리가 모두 기괴하면서도 환상적이어서 벌린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영화감독이 만화가라는 점이 그로테스크한 상상과 휴머니즘적 메시지를 이미지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된 게 아닌가 싶다. 로봇이라는 화두를 두고 '인간'을 이야기하는 설정이 정말로 매혹적이어서, 대본을 읽는 동안 내가 로봇인지 인간인지 헷갈리기도 하였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보고 싶고, 다른 작품들도 대본으로나마 읽어보고 싶다.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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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the Fall: A Play in Two Acts (Paperback)
Miller, Arthur / Penguin Group USA / 198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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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극작가 Arthur Miller의 ‘After the Fall’은 그의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 ‘The Crucible’과 ‘Death of a Salesman’을 읽은 뒤 Arthur Miller라는 작가의 보다 내밀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어졌고, Marilyn Monroe와의 두 번째 결혼생활을 자전적으로 고백하는 이 작품 ‘After the Fall’에 마음이 끌렸다.

 

 

   이 드라마는 크게 2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변호사로 나오는 주인공 Quentin의 내면에서 시작하는 스타일이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거니와, 스토리가 파편처럼 흩어지면서 형식파괴를 보이고 있어 독해가 상당히 까다로웠다. Quentin이 작가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그의 구차한 변명이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겉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Marilyn Monroe를 모델로 했다고 여겨지는 Maggie와의 사랑과 그들 관계의 비극적인 결말은 Maggie의 성격결함과 약물중독 때문으로 표현되지만, 그녀와의 사랑을 ‘fall'이라고 규정짓는 한 애초에 희망은 없었던 게 아닐까?

 

 

   결국 이 작품은 Arthur Miller의 아주 구질구질하고 자기중심적인 변명처럼 들렸다. 마치 자신이 결혼파탄의 피해자인 양 이야기하면서 모든 책임을 Maggie에게 떠넘기는 식이랄까. 흥미로운 점은 작가 자신이 스스로 이런 비겁을 자각하면서 글을 쓴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한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인간의 원죄인 ‘fall'로 과대 해석하는 뻔뻔함까지...^^ 펜의 힘이라는 것은 위대한 작가에 의해 남용될 때 어마무지한 비열이 될 수 있다는 거...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드라마였다.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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