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nces (Paperback)
August Wilson / Plume / 198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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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흑인 극작가 August Wilson‘The Piano Lesson’ 리뷰를 쓰면서, 1987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Fences’도 챙겨봐야겠다고 결심했었는데... 대본집을 벌써 사놓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Viola Davis의 아카데미 조연상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드디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Fences’1950년대를 배경으로 전직 야구선수였던 중년의 흑인 남자 Troy의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Troy에게는 헌신적인 아내 Rose,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큰아들 Lyons, Rose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Cory, 전쟁에서 얻은 부상으로 정신장애가 있는 동생 Gabriel이 있다. 연극이 시작되면 얼핏 보기에 환경 미화원으로 일하는 가장(家長) Troy가 정말로 착실하고 책임감 강한 남자 같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수많은 문제와 비밀이 드러나면서, 가족들 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게 된다. 아들들에게 자신의 인생철학을 설파하고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세우려 하나, 사실 온갖 허점투성이인 주인공 Troy, ‘Death of a Salesman’에 나오는 아버지 Willy를 연상시키는 면이 많았다. 가엾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했던.

 

   작년에 개봉된 영화에서 Denzel Washington이 감독과 주연까지 맡았다고 하니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막상 연극 대본을 읽고 나니 영화를 봐야 할지 조금 망설여진다. 비교를 하자면 내겐 ‘The Piano Lesson’의 스토리가 훨씬 좋았다. ‘Fences’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른바 울타리들은 울타리 안의 존재를 지키면서 동시에 울타리 밖의 위험을 차단하려는 도구이지만, 그 모든 울타리를 넘어서는 요소가 결국 아내 Rose의 희생이라는 결론이 너무 싫었다. 내가 무식해서 작품을 잘못 읽은 것일까? 암튼, 썩 마음에 드는 스토리는 아니었던 듯하다.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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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작품상을 받은 Barry Jenkins 감독의 ‘Moonlight’였다. 미국의 극작가 Tarell Alvin McCraney의 연극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를 기반으로 한 이 영화는 어제 각색상을 받기도 했는데, 원작인 연극대본은 아직 출간되지 않아서 영화대본을 먼저 구해 읽었다.

 

   이 작품은 흑인이며 동성애자인 주인공 Chiron의 인생을 3부로 나누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1부의 제목은 어린 시절 몸집이 작았던 주인공의 별명 ‘Little’이며, 청소년 시절을 다루는 2부의 제목은 ‘Chiron,’ 3부의 제목은 Chiron의 연인 Kevin이 붙여주는 애칭 ‘Black’이다. 처음에는 두 남성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Brokeback Mountain’의 흑인 버전이라고 생각했으나, 백인 남성들 간의 러브스토리에선 금지된 사랑그것만이 핵심이라면, 흑인 남성들 간의 사랑이야기에는 단순히 금지된 사랑을 넘어서는 훨씬 복잡하고 심층적인 요소가 스며들어 있었다. 말하자면, 흑인사회의 고질병인 가난과 범죄, 마약과 절망, 이런 것들... 때문에, 대본을 읽는 동안 형언할 수 없는 절절한 고통을 맛보았고, 읽고 있는 장면들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어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여하는 동안 벌어진 웃지 못 할 해프닝은 어쩌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의 해프닝이 아닐까 싶다. 이른바 흑인 게이 영화인 ‘Moonlight’가 작품상을 받으리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 아무튼, 시끄럽던 잔치는 끝났고, 3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Moonlight’는 영화 역사상 길이 남을 걸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영화관에 가서 챙겨보고 싶지만... 대본만으로도 견디기 힘들었던 감정의 파도를 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렵구나.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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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on Abbey: The Complete Scripts, Season 2 (Paperback)
Fellowes, Julian / William Morrow & Company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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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Julian Fellowes의 드라마 시리즈 ‘Downton Abbey’2시즌 대본집이다. 2시즌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벌어지는 중요 인물들의 희비극과 운명의 엇갈림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다. 전체 스토리의 주인공은 물론 Downton Abbey의 후계자 Matthew와 맏딸 Mary이지만, 2시즌에서는 ‘Downstairs’의 주인공인 John Bates와 그를 사랑하는 하녀 Anna의 이야기가 지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1918년 유럽을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Spanish flu)으로 여러 인물들이 생사를 달리할 때 솟구치는 감정을 달래기가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1시즌은 먼저 드라마를 다 본 뒤 한참 지나서 대본집을 읽은 것이므로, 이미 보았던 스토리를 되새기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번 2시즌은 대본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드라마를 보았는데, 가령 에피소드 1편을 다 읽고 나면 저녁에 드라마를 챙겨 보는 식이었다. 덕분에, 금방 읽은 따끈따끈한 스토리를 시청하다보니 대본과 실제 드라마가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2시즌의 그 유명한 MatthewMary의 마지막 엔딩 신은 대본집의 대사가 더 멋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 대사를 살짝 고친 것은 감독의 고견이었겠지만...

 

   이제 다음 주부터 3시즌을 볼 것이지만, 아쉽게도 3시즌 대본집은 준비할 수 없었다. 때문에 1시즌처럼 드라마부터 먼저 본 뒤 대본집은 훗날 기회가 생기면 읽을 생각이다. ‘Downton Abbey’처럼 다른 TV 인기드라마의 대본집들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드라마는 당연히 눈으로 보는 것이지만, 훌륭한 드라마는 읽어도 커다란 감동이 오는 것 같고, 특히 명대사들을 꼭꼭 새겨 읽는 기분이 정말 그만이었다. ‘House of Cards 시리즈대본집이 나온다면 구입할 마음이 있는데...^^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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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Paperback)
Logan, John / Dramatist's Play Service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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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극작가 John Logan의 2010년 Tony Award 수상작 ‘Red’의 대본이다. 예전에 읽었던 ‘Peter and Alice’처럼 이 연극 역시 실제 인물인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 화가 Mark Rothko의 일화를 중심으로 예술의 의미를 묻고 한 화가의 고뇌를 펼쳐 보인다. Mark Rothko가 부유층을 위한 고급 레스토랑 ‘Four Seasons’의 벽에 걸 작품을 의뢰받는데,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별안간 계약을 파기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연극은 Rothko가 왜 돌연한 행동을 했는지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이며, 주인공인 Rothko와 그의 젊은 조수 Ken, 단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짧지만 아주 강렬한 작품이었다.

 

  실제 공연에서는 Alfred Molina가 Mark Rothko역을, Eddie Redmayne이 Ken역을 맡아서 열연을 펼쳤으며,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Rothko의 비극적 최후를 생각하면서 대본을 읽으면 마지막 엔딩의 상징성이 더욱 찡하게 다가올 것이다. 작품을 읽는 동안 빨간색의 의미에 대해 정말 다각도로 생각해 보았다. 불행히도 내가 빨간색에 대해 지니고 있는 개념은 대체로 부정적이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들은 피, 사과, 원죄, 이브, 죽음, 거짓, 엄마였다.^^ 작품 안에서 화가 Rothko는 큐비즘을 무너뜨리고 추상 표현주의가 우위를 점했던 상황과 추상 표현주의가 다시 쇠퇴하고 팝 아트가 각광받는 시대적 전환을 ‘부친살해’와 동일시하고 있는데, 죽음과 생명의 역동적 긴장관계야말로 Rothko가 추구했던 미의 궁극이었을까,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대본을 다 읽은 뒤 Rothko의 작품들을 검색해서 한동안 노려보았다. 그 유명한 Rothko의 대사 "What do you see?"를 생각하면서... 흔히 고난도 언어 플레이를 추구하는 작품들이 현학적이면서 텅 빈 말잔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대본을 시작할 때도 어떤 경계심이 있었으나, 다행히 대사들이 겉돌지 않고 마음에 깊이 와 닿았으며 마지막엔 전율도 느꼈다. 진정한 통찰이란 자기 안의 추레한 자기를 깨달을 때 벼락처럼 오는 것 아니던가. Rothko가 마지막 순간 피투성이 ‘Red’ 앞에서 무엇을 보았을지, 그것이 궁금하구나.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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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on Abbey, Season One: The Complete Scripts (Paperback)
Julian Fellowes / William Morrow & Co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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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드라마 시리즈 ‘Downton Abbey’1시즌만 본 뒤 2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 대본집을 샀다. 영국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Julian Fellowes의 이 걸작은 수많은 인물들을 둘러싼 섬세한 드라마가 일품이며, Grantham 백작 Robert Crawley의 유산을 둘러싼 미묘한 심리전이 시종일관 긴장감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특히 대저택의 중심인물인 이른바 ‘Upstairs’의 상류층과 그들을 보필하고 있는 ‘Downstairs’의 하인들 이야기가 대조되면서 서로의 운명이 뒤엉키는 과정이 정말로 매력적이었다.

 

   1시즌은 1912년 타이타닉이 침몰하던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것은 ‘Upstairs’의 백작부부 RobertCora의 세 딸 Mary, Edith, Sybil의 운명이 타이타닉에 타고 있던 유산 상속자의 죽음으로 대혼란을 맞이하기 때문이며, 느닷없이 새로운 상속자로 등장하는 Matthew와 맏딸 Mary가 만들어내는 드라마는 정말이지 두 사람을 1시즌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만큼 짜릿하였다. 1시즌에서 ‘Downstairs’의 중심 스토리는 새로 들어오는 백작의 시종 John Bates와 그를 질투하는 하인 Thomas Barrow와의 대결구도라 볼 수 있지만, 이 드라마는 주변 에피소드들이 중심 스토리를 능가할 정도로 재미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하나의 스토리를 말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1시즌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끝이 난다.

 

   영화대본은 많이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긴 시리즈를 대본으로 읽는 겪는 경험은 참 오랜만에 한 듯하다. 대본을 다 읽은 뒤 너무도 반하여 2시즌 대본도 읽으려 준비 중인데, 현재 6시즌으로 종결된 이 시리즈의 대본집은 오직 3시즌까지만 출간되어 있어서 6시즌까지 다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고 있다.^^ 이러다가 ‘Downton Abbey’ 폐인이 되는 건 아닐까...?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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