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논문 리뷰를 쓰는 듯하다.

한 달에 십여 편의 논문을 읽고 있지만 대체로 내게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서 읽다보니,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리고 논문을 전부 완독하더라도 정교한 연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리뷰를 쓴다는 일이 여의치 않았다. 물론, 리뷰 쓸 시간을 따로 내는 일도 쉽지 않고...

 

 

하지만, 이 해외 학위 논문에 대한 리뷰는 꼭 쓰고 싶었다. 저자의 이름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외국에서 유학하신 한국인 학자의 박사 학위 논문인 듯한데, 읽는 동안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 역시 현재 Flannery O'Connor를 연구하고 있는 중이므로, 이 독특한 여류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는 일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앞으로의 공부 방향을 이끌어주는 고마운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이 논문의 부제는 'A Study of Flannery O'Connor's Fiction'이고, 논문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Flannery O'Connor의 작품을 주인공들의 실질적이고 정신적 '여정(journey)'이라는 관점에서 파헤치고 있다. 성경적 맥락에서 본다면, 이러한 '여정'은 한 편으로는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뒤 먼 길을 돌아 다시 신에게로 돌아가는 아담(Adam)의 여정일 것이며, 다른 한 편으로는 Joseph Campbell의 신화적 관점에서 주인공의 '출발-입문-귀환'을 따라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이 논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단편들은 'The Geranium,' 'Judgement Day,' 'A Good Man Is Hard to Find,' 'The River,' 'The Displaced Person,' 'The Artificial Nigger,' 'The Life You Save May Be Your Own,' 'Good Country People,' 'A View of the Woods,' 'Everything That Rises Must Converge,' 'Revelation' 등이다. 그리고, Flannery O'Connor의 단 두 편의 장편소설인 'Wise Blood'와 'The Violent Bear It Away'도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논문을 읽는 동안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기도 하였고 완전히 상반되는 생각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반대를 하는 동안에도 저자의 설득력 있는 논리에 끌려들어가는 느낌이랄까. 특히, 논문의 결론에서 놀랍게도 'Parker's Back'이란 단편을 제시한 파격적인 방식은 아주 신선했다. 흔히, 논문의 결론에서는 이전의 내용들을 요약정리하고 자신의 주장을 한 번 더 강조하는 스타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논문의 저자처럼 결론에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제시하고 분석까지 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용기가 없으면 하기 힘든 시도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과감한 시도를 통해서 자신의 결론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느낌이다.

 

 

이 논문은 250페이지가 넘는 좀은 부담스런 분량이고 Flannery O'Connor의 작품을 전부 완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해가 불가능할 것 같다. 특히, Flannery O'Connor의 생애와 그녀의 편지글, 에세이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여류작가 Flannery O'Connor를 연구하는 모든 영문학도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논문이다.

 

 

* 영어 등급 : You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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