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말 한림 더같이그림책
유진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로하는 말, 성장하는 마음

듣고 싶은 말/유진 그림책/한림출판사2025


"듣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면지에 작가는 어떻게 자식을 대하는지, 마음을 나누어야 하는지 몰랐던 아버지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아버지가 떠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을 적어 두었는데 그 말이 듣고 싶은 말이자, 해야 하는 말이고 어쩌면 지금 누군가 간절히 듣고 싶어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림책을 냈다고 말한다.


한림출판사의 0~100세까지 <더 같이 그림책>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듣고 싶은 말]은 함께 하고 싶어요, 원하는 걸 해도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두려울 때가 있어요, 듣고 싶어요 5부분으로 나누어 41가지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을 그림과 함께 실었다. 92쪽의 두툼한 그림책이지만 어울리는 그림과 함께 듣고 싶었던 말은 단 몇 마디뿐이다. 그 몇 마디의 말을 듣지 못해 서운하고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드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으면 든든하고 행복하고 세상이 모두 내 편인듯하다. 마지막 부분인 "듣고 싶어요"에 있는 말들은 더욱 짧다. 그 짧은 말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느끼게 한다.


앞 면지에 어두컴컴한 곳에서 위를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이 외롭고 슬프게만 느껴졌는데, 책을 다 보고 나서 다시 보니 그래도 그 아이는 뭔가를 바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을 읽는 이가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주제에 해당하는 부분을 펼쳐 자신에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나를 토닥이고 싶어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는 어른을 위로할 수 있다. 만약 부모라면 책에 있는 말을 충분히 연습해서 아이에게 해주어도 좋을 듯하다. 듣고 싶은 말을 충분히 들으며 성장한 아이는 희망을 가지고 세상에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나설 것이다.


유진 작가는 마음 구석에 오랫동안 숨어있던 것을 찾아내어 작품을 한다고 밝히며, 지은 책으로 [똑같아요], [재미있게 먹는 법], [내가 잘하는 건 뭘까?] , [표정 연습], [겁이 나는 건 당연해]등이 있다. 작가는 이번 작품 [듣고 싶은 말]을 통해서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을 하면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가 된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기가 말을 걸었어
강승임 지음, 벼레 그림 / 책속물고기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을 거는 세상으로! 앞으로! 앞으로!

딸기가 말을 걸었어/강승임 글/벼레 그림/책속 물고기2025


오늘 봄이는 누구를 만날까요?

파스텔 분위기의 방에 달기 베개, 쿠션, 등, 시계 같은 딸기 소품이 가득한 방에서 봄이는 가방을 기분 좋게 챙기고 있다. 유치원으로 출발하며 아빠보다 먼저 나서는 봄이 어깨를 톡톡 딸기가 두드리며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하자 " 내 뒤로 따라와" 하며 함께 간다. 톡톡 어깨를 두드리는 딸기, 대굴대굴 따라오는 단추, 펄럭펄럭 따라오는 그림책, 말랑말랑 젤리가 봄이와 함께 세상구경을 하며 유치원에 간다.


의성어, 의태어, ~오다와 같이 말놀이도 할 수 있고, 시장에 가면 놀이처럼 계속 이어지는 사물에 대한 기억력 놀이까지 가능한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시작으로 말을 거는 세상 이야기를 아이와 나눠봐도 좋을 것 같다.


내일 봄이는 누구를 만날까요?

봄이가 유치원까지 간 길이 마을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골목골목 마을 길 중 봄이는 내일 어떤 길을 갈까? 우리 아이와도 우리 마을 길을 그리고 아이와 같이 가 본 놀이터나 장소들을 표시해 보면 새로운 길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 더 넓은 세상을 아이 스스로 넓혀 갈 수 있는 힘도 생길 것이라 본다.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만나는 세상 친구와 친구가 있는 장소까지 봄이가 만난 세상이고, 아이들이 만나게 될 세상이다. "봄아!" 세상이 봄이를 부른다. 세상이 불러도 봄이가 반응하지 못한다면 세상과 친구는 될 수 없다. 봄이가 세상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도록 늘 곁에 있지만 아이를 다그치거나 이끌지 않는다. 어른도 아이가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여유를 갖는 모습이 필요함을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행동으로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라 쓰는 배운다는 건 뭘까? - 질문그림책 따라 쓰기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채인선 지음, 윤봉선 그림 / 미세기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질문하나- 배운다는 건 뭘까?

따라 쓰는 배운다는 건 뭘까?/채인선 글/윤봉선 그림/미세기2025


[따라 쓰는 배운다는 건 뭘까?]는 채인선 작가의 질문 그림책 시리즈 8권 중 [배운다는 건 뭘까?], [산다는 건 뭘까?], [생각한다는 건 뭘까?]는 따라 쓰는 시리즈로 나왔다. [따라 쓰는 배운다는 건 뭘까?]는 그중 하나인 그림책[ 배운다는 건 뭘까?]를 필사할 수 있도록 나온 책이다.


아이들도 철학적인 질문을 하고 놀랄 때가 있다. 아이들도 자기만의 생각이 있고 삶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아이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이다. 우선 그림책을 먼저 보아도 좋고, 따라 쓰기 시리즈로 글을 쓰면서 음미해 보는 것도 좋겠다. [따라 쓰는 배운다는 건 뭘까?]는 배운다는 게 뭔지 질문하고 거기에 답을 하는 형식이다. 보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다시 듣고 읽고, 몸으로 하며 배우는 것이라는 걸 전한다. 하지만 잘 안되었을 때 위로와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마냥 즐겁고 재미나기만 한 어린 시절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아이들에게도 자기가 좋아하는 필기도구로 쓰면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림책의 일러스트에 연한 가이드가 있어 따라 오랜만에 펜과 잉크를 꺼내 따라 쓰면서 오랜만에 종이를 거칠게 펜이 지나가면서 사각거리는 느낌이 좋았다. 작가의 책이 아닌 내 책으로 소중하게 느껴졌다.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으로 나온 책이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내 삶에 대한 질문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내 손으로 베껴진 [따라 쓰는 배운다는 건 뭘까?]를 아이들에게 읽어준다. 어린아이는 자기 생각은 이렇다고 말하지만 큰 아이는 조용히 듣기만 한다. 아이들 마음속에 자기 나름의 싹을 키워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받침 없는 동동시 박성우의 동시로 첫 읽기 1
박성우 지음, 최미란 그림 / 창비교육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리의 재미! 말의 재미!

받침 없는 동동시/박성우 동시/최미란 그림/창비교육2025


청소년 시로 처음 만났던 박성우 작가가 말의 재미를 알아가는 어린이를 위한 동시를 출판했다. [받침 없는 동동시], [받침 있는 동동시], [묻고 답하는 동동시]는 하나의 시리즈로 아이가 글자를 익혀가면서 말의 재미를 느껴가기 시작하는 아이와 부모에게 말이란 이렇게 가지고 노는 거야 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중 [받침 없는 동동시]는 면지에 자음과 모음이 있어 처음에는 글자를 짚어가며 어던 글자인지 찾기 놀이를 할 수도 있고, 시를 어느 정도 함께 외우며 재미를 느꼈다면 자음과 모음을 합쳐 자신이 익힌 글자를 만들며 놀 수도 있다. 책에 실린 24편의 동시는 받침이 없는 글만 이용하여 동시를 썼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첫 시 "아빠, 가지 마. 회사 보고 오라고 해!"에서 재미있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아빠, 가지 마. 회사 보고 오라고 해!" 하는 아이의 외침에 함게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그림이 함께하여 아빠와 동시로 한판 신나게 놀게 될 아이의 모습도 보이는 듯하다.


[ 받침 없는 동동시]의 24편의 시는 아이가 만나는 세상의 전부인 가족이 등장하는 동시, 함께 하는 말놀이, 세상으로 나가는 말놀이, 성장하는 나라는 주제로 나눠 볼 수 있겠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말소리로 놀다 보면 어느새 세상에 한 걸음 나가 성장하는 아이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처음엔 이 시를 어떻게 읽어줄까 고민했다. 하지만 아이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그 동시에 재미를 느끼면서 아이 곁에서 말놀이 하듯 해주고, 언젠가 시집을 함께 보면서 읽어준다면 책에도 재미를 느끼게 될 거라 생각한다. 아이가 어릴 때 잠자리에서 함께 동시를 외우면서 주거니 받거니 했던 것처럼 많은 아이들에게 소리의 재미, 말의 재미를 느끼도록 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 들판 도토리숲 시그림책 5
이상교 지음, 지경애 그림 / 도토리숲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쉼, 삶

겨울 들판/이상교 시. 지경애 그림/도토리숲2025


아스트린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 한국 후보였고, 권정생 문학상 수상 작가의 이상교 시인의 시에 불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지경애 작가의 그림으로 나온 [겨울 들판]이다. 높은 건물에 둘러싸인 도시에 사는 이상교 작가가 KTX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가면서 만난 겨울 들판의 모습을 짧은 3연의 시로 읊었다.


[겨울 들판]은 속 표지가 나오기 전 봄, 여름, 가을을 보낸 책 속 주인공은 겨울의 따스한 방에서 나와 기차역으로 간다. 빛을 내며 들어오는 기차의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보면서 하는 여행의 시작. 높은 건물을 벗어나 어느새 뻥 뚫린 공간을 만나는 여행이 직접 내가 기차를 타고 가는 듯 나른하면서도 따스하게 그려졌다. 그림작가인 지경애는 시인의 겨울 들판에서 따스한 노랫소리를 들었다며 긴 여운이 담긴 그림으로 담았다고 한다. 색연필로 자세히 묘사한 꽃과 풀, 지금은 쉬고 있는 나무와 풀들의 생명이 느껴진다.


겨울은 생명에게 쉼을 주는 시간이듯 사람에게도 쉼의 시간이다. 지난겨울 몸을 웅크리고 쉬면서 삶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스한 햇볕과 지난 계절을 살아왔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는 나무의 열매, 지저귀는 새소리가 멈춤이 아니라 채우는 시간이라 말해준다. 내가 지금까지의 삶을 쉼으로 채우는 시간에 편안한 시와 그림이 함께 했다.


얼어붙은 땅에서도 조용히 자기 생명을 유지하고 삶을 살고 있는 생명들이 겨울의 이불을 덮고, 따스한 햇빛의 에너지를 받는 삶에 에너지는 받는 어른들을 위한 풍경이자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창가에 앉아 여행을 즐기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풍경을 함께 느끼면 좋을 것 같다.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겨울들판, 이상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