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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도서관? 그림책 보물창고 68
주디 시에라 지음, 마크 브라운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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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처음 만나기

[동물원 도서관?]을 읽고

 책으로 눈이 가 있고 얼굴에 웃음이 번져있는 동물들이 그려진 표지가 나도 모르게 흐뭇하게 하는 책이다. 도서관 가까이 살면서도 도서관을 책을 빌리는 곳으로 이용하게 된 건 아이를 낳고 부터다. 그만큼 아이가 책을 접하게 하고 싶었다. 뭘 모르고 그냥 내가 재미있는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무작정 도서관 이용을 시작했던 내가 만난 이 책은 도서관과 만남이 이렇게 시작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몰리가 실수로 동물원에 도서관차를 새운다. 몰리가 동물들에게 처음 읽어준 책은 말놀이 책이었다. 그리고 어떤 책을 고르든 상관없었다. 얇은 책이든, 두꺼운 책이든, 오래된 책이든, 새 책이든.

 책을 읽는 자세도  내가 원하는대로다. 먹으면서, 누워서, 물속에서.

 함께 하는 도서관 책을 바르게 사용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동물들 나름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고, 발표하고 , 함평을 하기도 한다. 그리곤 동물원 안에 도서관을 만든다.

 “우리 도서관은 우리가 만들고 싶어요. 책을 나르고, 정리하고, 꽂는 일까지 모두 우리 스스로 하고 싶어요.”

 마지막 쪽에 나온 말처럼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도서관을 처음 이용하는 아이와 엄마, 책에 흥미를 잃은 아이와 엄마가 읽으면 어떨까? 책이란 내가 읽으면서 즐거워야한다. 

 말놀이로 시작해서, 자유롭고 편한 자세로 책을 읽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아이들과 독후활동을 하고 싶다면 책에 나온 활동을 함께 해보는 것도 좋겠다. 서로 쓴 시에 대해 전갈처럼 날카로운 지적도 해본다면 보는 눈을 키워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만 지적하는게 아니라 아이도 엄마가 한 독후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면 아이의 생각도 성장할 것이다. 책과 도서관에 재미를 키워간 아이는 이렇게 외치겠지.

“뭐든 하고 싶어요. 으쌰라 으쌰!”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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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태계의 왕 딱정벌레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3
스티브 젠킨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임종옥 감수 / 보물창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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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만나자!

[지구 생태계의 왕 딱정벌레]를 읽고

 

 나무둥치를 타고 올라가는 애벌레를 가만히 본다. 무당벌레 애벌레다. 내가 아는 다른 애벌레들이랑 많이 다르다. 꼬물꼬물. 옆엔 또 다른 애벌레가 기어간다. 나무에 입을 박고 먹는 곤충도 있다. 이건 또 뭘까?

 정말 우리 주변엔 많은 곤충이 있다.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징그럽다고 불려지는 곤충에 관심을 갖고 쓰여진 책이 반갑기만 하다.

 

이 책은 딱정벌레의 부분을 하나하나의 특징을 자세하게 실어놓았다. 곤충이 지나치게 크게 그려져 있다 싶은 곳에는 그림자로 실제 크기를 표시해 놓아 자연에서 만났을 때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곤충이 자기 방어를 위해 하는 화학물질 방출, 곤충들 사이의 신호, 변장이 나타나 있어서 알지 못했던 사실이 새롭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왼쪽 위에 제목같은 글씨가 다른 글씨와 색은 다르지만 글씨크기가 좀 더 크고 굵었으면 눈에 쏙 들어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곤충이나 식물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책으로 봤던 걸 자연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자연에서 본 걸 책에서 찾는다 해도 그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설명하다보니 큰 사진과 큰 그림으로 표현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도 책 속에 갇히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갖게 된다. 책으로 본 것을 밖으로 나가 진짜 세상에서 만난다면 가치와 감동은 배가 됨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곤충은 징그럽다는 편견이 아닌 그대로를 바라보는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란다.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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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멋진데! 철학하는 아이 7
마리 도를레앙 지음, 이정주 옮김, 강수돌 해설 / 이마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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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을 정하는 사람

『오! 멋진데』를 읽고

 

 택배가 오자마자 궁금해하며 달려온 아이는 “그게 뭐야?”하고 묻더니 책이라니까 내가 포장을 뜯자마자 쏙 빼간다. 봉투 속에서 나온 표지 그림이 아이 마음을 다른 날 보다 더 끌어당겼나보다. 그렇게 아이 손을 먼저 걸친 책이  “엄마 이거 재밌다. ”하는 말과 함께 나에게 왔다.

  얇고 몇 장 안되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아이 말대로 재미있었다.


늘 쓰던 용도로 팔던 물건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구두잔? 가방모자? 양탄자 우산? 오, 멋진데! 여태껏 그런 건 없었잖아.” 하며 모여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원래 쓰임과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이 편할 리가 없다. 어색하고 불편해 엉망진창 뒤죽박죽이라고 말하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그 중 몇은 그 용도에 만족하며 웃고 있다. 왜 웃을까? 자기도 그런 상상을 해봤기 때문에 그것이 정말 이루어졌기 때문에 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이 상인의 맞은편에서 다시 원래 용도로 물건을 팔기 시작하자 “오, 멋진데! 여태껏 그런 건 없었잖아.”하며 몰려가는  사람들이 내 맘에 불편하게 느껴진다. 모든 물건은 필요해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신석기 시대 음식을 나르기 위해 그릇을 만들었고 강가에 꽂아두고 편하게 쓰기 위해 빗살무늬 토기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자기 필요에 의해 만든 물건은 소중하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쓰는 물건은 어떤가? 내가 필요해서 만든 물건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더 편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만든 물건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이 세상 속에서 만든 사람의 의도에 따라 우리는 휩쓸리는 게 아닐까?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를 나와야 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까지 나오는게 아주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의대를 나왔으니까 의사가 되어야 하고, 공고를 나왔으니까 기계를 만지며 평생을 살아가는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되었다.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사람 구실을 못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과연 대학을 나왔다고 다 전공을 살리면서 살아가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난 과연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의사를 하면서도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시장에서 채소를 팔다가 사장이 되고, 대학 강연까지 하는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도 있다. 그럼 난 이제 내가 어떤 쓰임으로 살게 될지 결정해야 될 때가 온거라 생각된다. 다른 사람이 “넌 저기 가서 일해” 해서 사는게 아니라 내가 날 가꾸어 내가 필요한 곳을 만드는 게 우리 각자 몫이라 본다. 다른 사람이 내 쓰임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내 쓰임을 만들어가는 사람.

 

얇은 그림책이지만 덮을 수록 많은 생각이 남게 되는 책이다.

우리 어른들에게 삶을 되돌아 보고 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니? 하고 묻는 책으로 다가온다.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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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지음, 이형진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 이마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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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표

 선생님은 새학년이 시작하고 아이들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나쁜 어린이표를 주겠다고 하셨다. 주인공 건우는 반장선거에 떨어지고 정욱이가 “2학기에는 꼭 반장이 되기를”하는 말에 함께 대걸레를 들고 외치다 누군가에 부딪혀 화분을 깨트린다. 그리고 나쁜 어린이표를 받은 첫 번째 학생이 되고 만다. 그때부터 건우는 나쁜 어린이표를 받는 당연한 어린이가 되어간다.

 세상에 당연한게 어디있는가? 원래 그런게 어디있단 말인가?

 누구나 바르게 살고 싶어한다. 한 번 실수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넌 나쁜 아이야”하고 말하고 있다.

 건우가 나쁜 어린이표를 받을 때마다 내 마음도 답답하고 왜 이렇게 꽉 막힌 세상이 된 것일까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어린이는 어린이 일뿐인데 어린이에게 왜 계속 나쁘다는 굴레를 씌워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일까?

 건우가 과학상자 조립대회를 위해 가져온 드라이버 때문에 경식이와 건우는 나쁜 어린이표를 받게 되었다. 경식이는 나쁜 어린이표를 받은 게 신경쓰였는지 조립대회도 망치고 나오면서 하는 말

“ 난 반장이잖아! 너는 그거 받기 대장이지만 나는 아니라고.”

“엄마가 알면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 생각이 나서 헬리콥터도 잘못 만들었단 말이야. 연습까지 했는데!”

 짠 하다. 어른들은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특히 내 자식에 대해서…….

 

 그래도 건우는 수첩에 나쁜 선생님표를 적을 정도로 건강한 아이였다.

 선생님은 건우가 쓴 나쁜 선생님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네 덕분에 애들을 가르치기가 더 힘들겠구나.”하면서 나쁜 선생님표를 가져간 선생님은 그래도 따뜻했다.

  나쁜 어린이표」를 보면서 우리 아이 유치원 때 생각이 났다. 

 5살. 아이가 유치원으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아이는 집에서 있었던 것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평소처럼 말이 없었다. 아이는 유치원 친구가 누가 있는지 무엇을 하고 보냈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유치원가면 재잘재잘 말도 한다는데 육아책에 나온 것과는 달랐다. 궁금한 내가 늘 먼저 찾아보고 친구들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유치원 상담 때 선생님은 아이를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그건 내게 큰 충격이었다. 상담 센터를 알아보고 어쩌지 하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내가 내 아이를 믿지 못했던 거였다. 그걸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내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면서 아이는 조금씩 변해갔고 초등학교에 가선 자신감있고 즐겁게 생활했다.

 어제 학습지 회사에서 상담전화가 왔다. 아직은 생각이 없다고 하니 “어머니가 아이를 많이 믿으시나봐요?” 한다. 아이를 믿는다. 그것도 내 아이를 믿는다는 것이 이상한 것처럼 말하는 직원이 이상했다. 누군가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이든 어른이든 힘내서 일어설 수 있다.

 나쁜 어린이라고 건우 선생님처럼 대 놓고 표를 주지는 않지만 우리 마음에도 나쁜 어린이표를 누군가에게 주고 있지 않을까? 나쁜 어린이표로 아이에게 편견을 갖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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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함께 읽는 역마 물음표로 찾아가는 한국단편소설 (휴머니스트) 17
박기호 지음, 권희주 그림, 전국국어교사모임 기획 / 휴머니스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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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마. 내가 다닐 때 고등학교 책에도 나왔었나 생각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수능 공부하면서 역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었다. 대학 들어와서도 채집을 유난히 많이 나가고, 여기 저기 다니는 친구가 있으면 “ 너 역마살 꼈냐?”하며 반은 농담으로, 반은 진담으로 건내기도 하였다.

 

 

 

내가 역마를 책으로 접하면서 예전에 역마가 이런 느낌이었나 다시 돌아보게 된다. <선생님과 함께 읽는 역마>는 크게 작품 읽기, 깊게 읽기, 작품 밖 세상 들여다 보기로 나누어져 있다. 김동리 「역마」를 먼저 그대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인지 학교 다닐 때 생각을 하면서, 또 이건 이렇지 않을까 먼저 내 생각으로 읽을 수 있었다.

 <깊이 읽기> 중 시공간을 읽다는 당시 배경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두었다. 마음을 읽다 부분은 성기가 왜 수풀 속 산길로 돌아갔는지, 계연과 어떤 사랑을 했는지, 성기가 걸린 병과 성기가 하동길로 간 까닭에 대해 우리가 궁금해 할만한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놓았다. 아이들이 시험에 출제되었을 때 연결시킬 수 있는 내용들도 나와 있고 이런 작은 설정 하나까지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다시 「역마」를 읽으면서 더 좀 더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들었다.

 옥화의 아버지인 체장수와 성기의 아버지인 떠돌이 중의 역마가 다시 성기에게 전해진 것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역마의 피를 직접 받은 건 옥화였는데 옥화는 왜 역마살이 끼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숨은 뜻을 찾아서>가 내 궁금증을 조금은 해소하려는 듯 옥화와 옥화 어머니는 주막이라는 공간에 정착한 듯 보이지만 떠돌이의 삶을 함께 하면서 역마살을 살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추측을 내 놓는다.

 30대에 역마를 쓴 김동리의 삶에도 세 여인이 있었다. 한 곳에서 글을 쓰고 있었지만 김동리의 마음에도 역마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시대에 내가 살고 있는 우리 곳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우리에게도 역마의 기운이 있는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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