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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이끄는 인구 혁명 - 인구에 대한 가장 정확한 예측과 대안이 담긴 미래보고서
제임스 량 지음, 최성옥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인구를 새롭게 바라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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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주류 경제발전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경제 발전의 동인을 찾는다. 그동안 주류 경제학은 인구를 경제 발전의 한 요소로 간주했을 뿐, 주요 동력원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와 다르게, 저자는 인구가 경제 발전의 주요 동력원이라고 이야기한다. 맬서스와 같은 이단아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로 인해 인류 문명은 붕괴할 것이라는 맬서스와 반대로, 인구로 인해 혁신이 발생하고 사회는 진보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듯 이 책은 일반인이 접하기는 어려운 경제학 전공 서적이다. 경제학부 수준의 경제학 지식이 없으면 완전히 소화하기 어렵다. 저자는 여러 통계 데이터를 인용하는데, 이 자료들부터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저자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확장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데, 오류의 가능성이 농후하다. 상관관계는 '같은 방향성'을 보이는 두 변수 간 관계를 의미하며, 인과관계는 '한 변수가 다른 한 변수의 원인'이 되는 관계를 의미한다. 상관관계는 인과관계에 의해 나타날 수 있고, 우연의 일치로 나타날 수 있다. 상관관계만으로 인과관계를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설령 인과성이 있다고 해도 어느 것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찾기 힘들다. 만약 상관관계가 우연의 일치로 나타나는데, 이를 인과관계로 해석한다면 명백한 오류다. 통계 데이터를 해석할 때 쉽게 범하는 오류다. 저자의 새로운 시도는 마땅히 응원해야 하지만, 한 편으로는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주장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 양면의 칼날, 인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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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와 저자만 보더라도 인구를 바라보는 관점은 천양지차다. 때로는 맬서스의 주장대로 과잉인구가 재앙을 불러일으킨다. 반대로, 저자의 주장대로 밀집도 높은 인구가 혁신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인구는 단순히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를 이끌어갈 인적 자본이 풍부하고, 이들이 마음껏 재량을 펼칠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자유', '자본', '인구'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비로소 발전할 수 있다. '자본'과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 '인구'는 환경파괴, 범죄, 전쟁을 유발한다. 자유로운 토론과 연구 풍토, 인적 자본에 투자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져 이로 하여금 고학력 인구계층이 사회에 견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경제 발전은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등 인류가 지나온 발전은 혁신에 의해 가능했다. 이 혁신은 위험을 동반한다. 저자에 따르면, 혁신은 위험을 추구(Risk-taker)하는 성향이 짙은 20~40대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청년 계층에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그들이 모여 자유롭게 교류할 때 혁신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금 2019년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상황일까? 고령화 사회로 젊은 계층은 점점 줄어가고, 낮은 투표율 덕에 정치에서 외면받고 있다. 청년실업으로 있는 사람마저 외국으로 떠난다. 육아 복지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빈약해서 미래에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위험을 추구하기에는 청년 계층이 짊어진 부담이 많다. 혁신이 발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 성장률이 괜히 점점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계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산더미지만, 쓸데없는 정쟁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도저히 좋게 볼 수 없다.
- 국공립 유치원의 살인적인 경쟁률만 봐도 육아의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사립 유치원의 등록비는 대학교 수준이다.
커다란 부담을 개인에게 모두 지라고 하면, 당연히 어떤 누구도 출산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저출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