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훈련법 - 나도 리더가 될 수 있는
글로비스 경영대학원 지음, 하진수 옮김 / 새로운제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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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모든 걸 보여주다


 일본 MBA 대학원이 '리더십'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리더십 이론과 응용법을 가르쳐준다. 리더십에 대한 여러 이론을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경영학 비전공자라도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리더라면 반드시 어떠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고, 개별 상황에 맞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실제 상황과 비슷한 사례를 찾고 바로 해결책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직에서 리더십 문제로 고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다.


리더십과 매니지먼트의 차이


 누군가를 이끌어가야 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이 리더십과 매니지먼트를 구분하지 못하고 조직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부분에서 매니지먼트만 수행하다가 조직의 활력을 잃어버린다. 같은 의미처럼 보이는 두 단어의 가장 큰 차이는 '감정'이다. 매니지먼트(Management)는 조직을 '관리'하는 거다. 인재를 배치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등 조직을 '유지'하는 느낌이 강하다. 리더십(Leadership)은 조직을 '진보'시키는 거다. 발전 가능성을 제시해 조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조직을 혁신하는 등 조직을 '발전'시키는 느낌이 강하다. 기계적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건 매니지먼트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건 리더십이다.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구성원은 조직을 떠나갈 때 자신의 리더십을 점검해봐야 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임금을 많이 주고,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게 만사가 아니다. 직업윤리, 동기와 같은 감정적인 부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과연 내가 조직에 열정을 불어넣고 있는지, 아니면 기계적인 업무만 매일 똑같이 반복하도록 지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이 단순하고 간단한 차이가 큰 격차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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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부르는 외교관 - 30년 경험을 담은 리얼 외교 현장 교섭의 기술
이원우 지음 / 글로세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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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외교관 이야기


 외교관으로 20년 이상 근무한 저자가 인생 교훈을 전달한다. 외교 업무를 하면서 겪은 위기와 이를 어떤 방식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는지 이야기한다. 전문지식을 뽐내지 않고 친근하게 대화체를 사용하며 독자에게 다가간다. 국회와의 마찰, 언론의 견제 등 일반인은 모를 공무원의 속사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영웅이 많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다. 철밥통, 혈세만 탐낸다고 비하당하는 공무원이 보이지 않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친밀함의 중요성


 라뽀(rapport; 친밀한 관계)는 몇 번이나 위기에서 저자를 구해준다. 외교든, 거래든 모든 영역에서 라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줬다. 엄격한 입국심사에서 예외를 받아내거나, 몇 년이 걸릴 사무처리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끝내는 등 어려운 일을 일사천리로 끝낸다. 타인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힘, 라뽀는 협상에서 필수 요소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냉혈한이라고 해도 감정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우호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에게 박하게 대할 일이 없다는 점을 이용하는 거다. 


 하지만, 친밀감을 형성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눈치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타인의 심중을 읽을 수 있다면, 타협이 불가능할 거 같던 일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한쪽의 입장만 강조해서는 협상이 타결될 수 없다. 하나를 얻으려면, 그만큼 내줘야 하는 게 거래다. 상대방이 원하는 걸 간파해야 한다. 그래야 협상을 계속할지 아니면, 그만둬야 할지 결정할 수 있다. 중요한 거래가 답보상태에 있다면 무작정 자기만 생각하며 고집하기보다, 거래 상대방이 한번 왜 저렇게 행동할까를 생각해보자. 그 생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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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시를 미리 가봅니다 - 평양에서 혜산까지, 책으로 떠나는 북한여행
박원호 지음 / 가람기획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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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시를 훑어보다


 북한에 방문해본 거라곤 개성과 금강산 관광밖에 없는 저자가 인터넷 검색과 자료 조사를 통해 북한의 도시를 살펴본다. 도시에 관련된 이야기, 역사 등을 다방면으로 살펴보며 통일 이후 발전 가능성을 논한다. 저자가 개성에 방문했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여행 때 느꼈던 감상을 시로 표현하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지도를 사용하는 등 여러 오류가 보인다. 북한과는 관련 없는 중국 만주의 고구려 유적을 답사한 이야기를 써놓기도 한다. 북한 주요 도시에 대한 정보를 특징적인 주제 없이 저자의 입맛에 맞게 모아놓은 책이다.


통일의 가능성


 저자는 국민대학교 란코프 북한학 교수와의 메일 인터뷰를 책 말미에 실었다. 란코프 교수는 대한민국 평화론자가 주장하는 '단계적 통일론'에 대해 부정적이다. 단계적 통일을 추진했을 때 북한에서 발생할 권력의 공백이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1949년 8월 15일 갑작스러운 일제의 항복 소식에 많은 조선인이 만세를 외칠 때, 김구 선생은 한반도 권력의 공백으로 인한 전쟁을 걱정했다. 그의 걱정대로 해방 후 3년 뒤 1952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한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갑작스러운 체제 붕괴와 권력 공백은 전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대상이 '중국'이라는 점이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단계적으로 통일을 추진했을 때, 김정은 중심의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강력한 권력이 새로 등장하지 않는 이상 북한은 군웅할거 시대가 된다. 이런 혼란을 틈타 중국이 조중상호원조조약을 빌미로 북한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다. 미국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틈타, 통일하려는 한국과 북한을 접수하려는 중국의 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1 미국이 매번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통일의 길은 매우 험난하다. 그렇다고 통일을 포기할 순 없다. 통일 비용보다 통일하지 못했을 때의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통일 비용 이상을 매년 대북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국방비를 제외하더라도, 정치·외교 비용과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저평가, 북한 대민지원, 새터민 지원 등 통일 이후엔 사라질 불필요한 지출이 상상을 초월한다.


 통일을 위해서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전쟁에 대비하는 거다. 통일 이후 국방비가 감축될 거라는 멍청하고 낙천적인 기대는 버려야 한다. 우리는 통일 이후 초강대국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야 한다는 걸 상기해야 한다. 키신저가 "어느 나라의 외교력은 그 나라 군사력의 그림자"라고 이야기했듯이, 국방비는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의 정치·지리적 입장 때문에 계속 유지돼야 한다. 기차길 연결하고 경제 협력을 늘리는 게 전쟁을 예방하는데 도움 될 수 있어도, 확실하게 전쟁을 방지하는 수단은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도 터질 수 있는 게 전쟁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평화론자의 가면극에 그만 속았으면 좋겠다.



  1. 2018
    REPORT TO CONGRESS
    of 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
    435p "China’s Role in North Korea Contingen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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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고호 지음 / 델피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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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을 보여주는 소설


 저자의 첫 소설이니만큼 부족한 점이 많을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서술과 리얼한 북한 고증이 독자를 매료시킨다. 탈북자의 도움을 얻은 게 아닌가 할 정도로 평안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따분한 신파극이 아닌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소설이다. 남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게 보인다. 하지만, 아이디어만 차용했을 뿐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만의 개성을 살려냈다. 사건의 전개가 너무 빨라 독자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시사하는 바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이산가족이라는 중요하지만 소외된 사회문제를 소설로 부각했다는 점에서 저자를 응원한다.


시한부 문제, 이산가족


 일본과의 역사 문제 중 시급한 문제는 위안부와 강제노역이다. 일본 정부의 안하무인 태도는 소중한 시간을 허송세월로 만들었다. 사과라도 받아야 편안해질 피해자는 이제 몇 분 남지 않았다. 반일감정 때문인지 위안부와 강제노역만 세간에 알려졌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은 분들이 더 있다.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이산가족'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시차는 불과 3년이라는 사실을 대중은 기억하지 못한다. 북녘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의 나이가 80대를 훌쩍 넘긴 걸 생각하면, 이산가족도 시급한 문제다.


 북한 정권은 이산가족을 거래 수단으로 다루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거나 상봉 인원이 소수로 한정됐다.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한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으로 그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평화의 가면을 쓴 김정은 정권도 다르지 않다. 2018년 판문점 합의 이후에도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 정권의 미지근한 태도로 소원하다. 세월이 흘러 얼마 남지 않은 가족을 찾는데, 이념과 사상은 중요하지 않다. 그분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유로이 가족을 다시 만나 그간의 회포를 푸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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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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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발전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해방 이후 정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대통령제, 정당제, 선거제, 민주화 측면에서 한국 정치가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깔끔한 설명, 명확한 주장이 현 한국 정치를 돌아보게 한다. 신념을 상실한 채 기득권 유지만 생각하는 한국 정치계에 염세를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대한민국 한 '시민'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깨달음을 준다.


국민에서 시민으로


 국민과 시민, 두 단어 모두 같은 존재를 가리키지만 무엇에 방점을 찍는지가 다르다. 국민과 시민 모두 참정권을 가진 국가의 구성원을 의미하는 단어다. 하지만, 국민은 '국가'를 강조하고, 시민은 구성원 '개인'을 강조한다. 


 정치 발전사(史)를 살펴보면, 사회 구성원은 백성에서 국민으로, 국민에서 시민으로 발전해왔다. 중세까지 대부분의 사람은 모든 정치 활동을 국왕 또는 그에 준하는 귀족에게 일임하는 백성이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소외됐던 사람들이 서서히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다. 계몽시대, 백성에서 탈피해 인권을 국가로부터 보장받는 국민으로 발전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국가에 의한 인권은 부족한 점이 많다. 인권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방법은 개인이 직접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거다. 현대시대, 수동적으로 국가에 인권을 보장받는 국민에서 적극적으로 국가에 인권 보장을 청구하고 스스로 권리를 찾는 시민으로 발전하고 있다. 


 민주화 운동 이후 성숙한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자리 잡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시민의 사회가 아니라 국민의 사회'다. 많은 사람이 정치에 소외되거나 무관심한 건 시민이 아닌 국민에 머물러 있다는 이야기다. 제왕적 대통령, 권위주의적 국회의원이 나타나는 이유도 무관하지 않다. 국민 스스로 권리를 국가에 의탁해 그들의 권한이 비대해진 거다. 국민 스스로 정치·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콧대를 세울 수 없다. 그만큼 그들의 역할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많은 부분을 국가에 의탁할수록 정치는 부패한다.


 국민 사회에선 경치가 좋아도 안전을 위해 절벽에 국가가 울타리를 설치하고 접근을 차단한다. 시민 사회에선 국가는 "낭떠러지 위험,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있음"이라는 안내 표지판만 설치해 놓는다. 조심해서 좋은 경치를 보든, 실수로 떨어져 사망하든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맡긴다. 이 사소한 차이가 국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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