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의 과학 - 위험을 어떻게 부와 행운으로 바꿀 것인가?
앨리슨 슈레거 지음, 서정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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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가 보여주는 일상의 '위험(Risk)'


 경제학에서 깊게 다루는 '위험(Risk)'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가 직접 인터뷰하고 조사한 내용을 위주로 여러 위험관리기법을 소개한다. 이론 설명을 최대한 제외하고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위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경제학에 생소한 독자를 배려한 모습이 보인다. 경제학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도 책을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부담 갖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저자가 보여주는 리스크(Risk; 위험)와 이를 관리하는 방법, 그리고 실제 응용사례를 만나보자.


High Risk, High Return


 투자 업계에서는 "High Risk, High Return"을 진리로 받아들인다.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 문구는 한편으로 '등가교환의 법칙'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 건 비단 투자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를 마주하며, 그 선택에 따른 비용을 매번 치르고 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선택지 중 큰 보상을 제공하던 건 항상 우리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해왔다. 안전할수록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만족은 크지 않았다.


 무위험에도 비용이 있다. 위험을 줄이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내야 하며, 위험을 최대한 없애려 할수록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보장이 많은 보험일수록 비싸기 마련이다. 저자가 보여주듯, 어느 분야든 성공한 사람은 '적절한 수준'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사람이다. 위험이 무서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없다. 위험이 둔감해 큰 위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사람은 때로 죽음과 같은 극한적인 상황에 마주한다. 결국, 적절한 위험 수준을 선택해온 사람이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가는 결과가 나타난다.


 문제는 '적절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그 수준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매번 손해를 본다. 잠깐 발생하고 그치는 위험을 걱정해 미래에 도래할 큰 이익을 놓친다. 확증편향에 빠져 근처에 도사리는 위험을 제대로 인지 못 한다. 가능성이 작아 무시해오던 일이 발생해 크게 손해를 본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어떤 위험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생존을 위한 금융계의 발악 덕택에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이 발전했다. 파생상품부터 스왑(Swap)거래까지 위험을 회피하고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개발됐다. 재미있는 건 이런 금융의 위험관리기법이 일상생활에 충분히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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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국은 없다 - 시진핑이 모르는 진짜 중국
안세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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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주의(中華主義)를 비판하다


 떠오르는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대부분 중국의 행보가 어떠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책의 절반은 중국의 패권주의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보여주며, 나머지는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주장을 민족주의 관점으로 반박하는 데 할애한다. 중국이 왜 패권주의와 팽창주의를 택했는지, 중화주의가 무엇인지 깊게 다루지 않는다.


 현대 민족주의가 보이는 특성 그대로, 왜곡된 역사 사실을 인용한다. 몽골을 우리나라와 동일 민족 계통으로 다룬다. 위구르를 포함한 튀르크(Turk; 돌궐 突厥)와 만주족(滿族)까지 몽골 계통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만주족은 퉁구스(Tungus) 계통이며, 튀르크도 몽골과 거리가 있는 민족이다. 자긍심을 갖기 위해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역사 왜곡에 손을 대는 건 저자가 비판하는 중국과 다를 바 없는 행위다. 


중화주의의 목적지


 중화주의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 중화주의를 한마디로 표현하라 한다면, "세상의 중심은 중국뿐이라고 생각하는 사상"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옛날 중국인은 문명인은 오로지 중국인이며 나머지 주변 민족은 교화가 필요한 오랑캐라고 생각했다. 소중화(小中華)라며 자부하던 조선인도 중국인의 눈에는 오랑캐였다. 우리나라 사람을 조선 이전에는 동이(東夷; 동쪽에 사는 오랑캐), 조선 이후 순이(順夷; 말 잘 듣는 오랑캐)라고 불렸는데, 어찌 됐든 덜떨어진 오랑캐라는 뜻이다. 당시 중국의 문명 수준은 주변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에 달했기 때문에, 중화주의는 한편으로 중국인이 자신감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중국('中'國)이라는 국명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고 세상의 질서이자 세계를 대표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게 중화주의다. 중국의 패권주의와 팽창주의는 여기서 시작한다. 지금 중국은 과거 중국이 누리던 지위를 되찾고자 한다. 세계가 중국의 질서에 순응하길 바란다.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이다.


 문제는 현 세계 질서가 미국 중심으로 잡혀있다는 거다. UN(United Nation), WTO(World Trade Organization) 등 세계 질서를 당담한 국제기구 모두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시사 용어가 보여주듯, 중국은 중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미국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칼을 너무 일찍 뽑았다. 군사력, 경제력, 기술력 모두 미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 주변국을 아국으로 포섭하지 못하고, 어설픈 팽창주의로 적대관계를 형성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 중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는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라오스뿐이다. 미국은 몽골, 인도, 베트남, 한국, 일본 등 중국을 둘러싸는 동맹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중국은 자신이 원하는 패권을 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 큰소리치는 모습과 달리, 미국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으며 약한 소리 하는 중국의 태도를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거대한 두 고래 사이에 있는 새우가 대한민국이라는 걸 생각하면,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라며 불나방처럼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기보다 냉정한 시각이 필요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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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의 전쟁 - 유튜브 건강 채널 독보적 1위 피지컬갤러리의 내 몸 바로잡는 비법
피지컬갤러리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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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교정 안내서


 체형별 맞춤 스트레칭을 가르쳐준다. 거북목부터 O형 다리까지, 목부터 다리까지 잘못된 자세로 발생한 신체의 왜곡을 진단하고 교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려운 개념 또는 불필요하게 장황한 설명은 없고 책을 읽으면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저술됐다. 내회전 등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전문 용어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스트레칭이 중복되는 경우도 많다. 지식의 전달보다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책이다. 회사나 학교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소개한다.


 우리 신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다. 한 곳이 비틀어지면 신체 전체가 휘청인다. 골반이 비틀어질 경우 심하면 얼굴까지 비틀어진다. 거북목 때문에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도 효과가 없다면 목이 아닌 척추나 골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완벽한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원인부터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무작정 스트레칭부터 하려고 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자. 자신이 생각했던 곳 이외의 부위가 문제였을 수도 있다. 또한, 열심히 스트레칭하고 도수치료까지 받고도 시간이 지나면 원 상태로 돌아온다면, 생활 습관을 고민해봐야 한다. 자세 교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습관이다. 불균형 자세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하루 이틀 교정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꾸준히 자세를 교정하고 스트레칭해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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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 이재운 역사소설
이재운 지음 / 시그널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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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의 인생을 소설로 만들다


 조선의 대표 과학기술자 장영실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소설로 각색했다. 세조 때 제작을 시작한 <경국대전>이 세종 때 등장하거나, 현대 용어인 '과학(科學)'이 사용된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장영실의 아버지가 '중국인'이라고만 기록했지만, 저자는 고려 문신 장성휘가 장영실의 아버지라는 아산 장씨 종친회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왔다. 저자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증 오류가 많이 보여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있다. 이건 저자의 문제가 아니라, 장영실이라는 인물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다는 점이 원인이다. 실제 사실과 다르게 사건을 꾸미고, 고증은 포기했어도 재미는 살려낸 영화 <천문>과 달리, 이 책은 역사적 사실에 인물의 대화를 첨부한 정도다. 소설의 묘미인 '갈등, 대립, 해소' 같은 장치가 전혀 없다.


자주 조선의 상징, 세종과 장영실


 조선하면 극단적 사대주의를 연상하지만, 조선 초기 사대주의는 달랐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대주의는 조선 중기 사림(士林)이 집권할 때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서 임진왜란 때 절정에 이르렀다. 조선 초기 사대주의는 실리적 목적이 강했다. 조선 초기에는 "발전된 문물을 본받자!" 정도로 고려처럼 외왕내제(外王內帝)의 성격이 강했다. 외왕내제는 당시 동아시아 질서의 핵심이었다. 초강대국인 중국에 제후국을 표방하지만, 국내에서는 스스로 황제라 칭하던 시절이다. 현재 UN이나 NATO에 가입해 미국의 질서에 따르지만, 각 나라가 독자적 주권을 누리는 것과 같다. 조선도 외왕내제를 채택한 국가였다. 태조, 세종같이 황제만 사용하는 종(宗)·조(祖) 묘호(廟號)가 증거다. 독자적인 글자인 한글을 개발하는 등 조선은 시작부터 자주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선의 전성기와 자주성은 시대를 같이 한다. 중국의 문화가 아닌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찾던 시기가 전성기라 불리는 세종과 정조 때였다. 전성기는 군사력, 재력 같은 외적 요인이 성장하는 게 표면에 드러나는 시기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전성기는 '자주성'이라는 내적 요인이 필수적으로 자리 잡아야 가능하다는 점을 모른 채, 군사력과 영토 같은 외양만 기억한다. 북한의 영향으로 '자주'와 '주체'가 부정적 어휘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는 국가 발전의 핵심 요소다. 타인에 의존하면 그나마 가진 것도 털리는 게 인간관계고 국가관계다. 소중한 건 스스로 지켜야 한다. 발전은 스스로 하는 거다. 그들의 장점을 배우되, 그들에게 의존해선 안 된다. 겉으로 고개를 숙일지언정, 자주성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자주성을 잃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지난 역사가 고스란히 보여줬다.


 오늘날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서서히 자주성을 잃고 있다. 약소국의 한계라는 핑계로 서서히 우리 고유의 풍습을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의 풍습이 대체하고 있다. 단오절 같은 민속 행사는 살려내지 못하고, 할로윈 같은 미국의 풍습은 본국 못지않게 화려하다. 우리나라의 이익이 아닌 미국과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표어를 내걸면서 역사를 망각하는 현대 사회가 마냥 좋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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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검찰수사관 - 대한민국 검찰의 오해를 풀고 진실을 찾아가는 그들의 진솔한 현장 이야기
김태욱 지음 / 새로운제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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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관의 이모저모


 한평생을 검찰수사관으로 일한 저자가 '검찰수사관'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검사 끄나풀로만 등장하는 검찰수사관이 실제로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검찰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주된 독자로 설정했다. 검찰수사관을 꿈꾸는 수험생에게 검찰 조직과 속사정을 미리 알려주는 책이다. 책 마지막에는 신입 검찰수사관의 인터뷰까지 실었다. 평소 검찰에 대해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권력기관 검찰의 실상


 스컴의 영향으로 대중이 생각하는 검찰의 이미지는 갑질 권력기관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권력을 남용하는 기관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검찰도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 사회다. 일제강점기 부조리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문제를 일으키지만, 현대에 들어 강압적인 분위기가 많이 완화됐다. 술 취한 민원인에게 쩔쩔매고, 민원인의 항의 전화에 반박 한번 못하고, 과도한 업무량에 워라벨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하가 아닌 상호존중인 검사와 검찰수사관 관계 같이 저자는 딱딱하고 군대 같은 검찰이 아니라 사람 사는 검찰을 보여준다.


 과거 경찰의 과도한 권력으로 인권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해 이를 완화하기 위해 검찰이 탄생했다. 전두환 정권의 공안 때문에 검찰이 권력의 노예로만 생각되지만, 실제 검찰보다 더한 권력의 노예는 경찰이었다. 하지만, 검찰을 향한 시선이 싸늘하기만 한 걸 생각하면, 검찰도 개혁이 필요한 시대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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