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채로운 컬러의 안목 - 컬러의 말을 알면 세상이 즐거워진다
오창근.민지영.이문형 지음 / 성안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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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쳤을 색상의 효과


 색상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개한다. 뇌가 색상을 인식하는 방법부터 여러 문화권에서 바라보는 색상의 의미 등 색상에 대한 이모저모가 담겨있다. 보색 등 미적 효과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함축된 색상의 의미를 배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색상의 마법을 배워보자.

 파란색은 신뢰와 안정, 그리고 우울한 기분을 표현하는 색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파란색에 암기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빨간색은 파란색과 반대로, 도전과 정열, 그리고 흥분을 표현하는 색상이다. 초록색은 긍정과 친화감을 상징하며 보는 사람에게 안정을 준다. 이외에도 세련되고 창의적인 느낌을 주면서 반항을 상징하는 검은색, 부귀영화와 탐욕을 상징하는 황금색 등 다양한 색상의 의미를 배운다.

 어렵게 철학 용어를 늘어놓으며 독자의 머리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실제 사례와 사진으로 쉽게 설명한다. 다양한 컬러 사진과 그림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에서 배운 게 많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상세한 이론 설명이 없어 검색이 필수라는 게 아쉬울 뿐이다.

컬러의 인문학


 색상은 저마다 고유의 성격이 있고, 이를 여기저기서 응용하고 있다. 정부 홈페이지는 대부분 신뢰감을 주는 파란색으로 꾸며져 있다. 시장 점유율 1등을 노리는 후발 기업은 도전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회사의 로고를 꾸민다. 눈의 피로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판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초록색 칠판을 사용한다. 세련되고 첨단 제품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전자기기를 금속 색상으로 도색한다. 무심코 지나쳤을 여러 색상의 조합은 저마다 이유가 있었다.

 색상은 시대적 관념을 반영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는 백의민족이라며 불릴 정도로 흰옷을 선호했다. 빛의 색상인 흰색이 태양과 하늘을 상징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유교가 성행하면서 청결, 절개, 순수, 이상을 상징하는 흰색은 꾸준히 사랑받는다. 시대적 관념이 흰옷에 담겨있는 거다. 하지만, 현대 한국인은 흰옷보다 검은 옷을 더 선호한다. 속옷이 비치는 등 관리가 힘들 뿐만 아니라, 흰옷을 입었을 때 다른 사람 눈에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앞에 나서는 걸 꺼리는 현대 한국인의 성격이 옷 색상으로 나타나는 거다. 검은 옷이 선호되는 현상에 고유한 개성의 표출을 꺼리는 현대 풍습이 그대로 반영돼있다.

 미래에는 어떤 색이 유행할까? 무난하고 중간을 선호하는 세태가 이어져 무채색이 지금의 위상을 유지할까? 희고 검은 무난한 색상이 선호되는 사회보다 개성을 존중하며 다양한 색상이 어울리는 무지개색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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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텀 씽킹 - 와튼 스쿨이 강력 추천하는 전략적 사고법
데니스 C. 캐리 외 지음, 최기원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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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전략의 중요성을 보이다


 와튼 스쿨의 전략가들이 기업의 중역에게 장기 전략의 필요성을 이야기다. 이론보다 사례 중심이다. 실제 장기 전략으로 성공한 미국 기업 CEO의 일화와 그들의 의견을 전달한다. 어려운 경영 이론은 없다. 분량도 많지 않다. 중요한 사례별로 단락을 구분하며 핵심만 전달한다. 각 단락 마지막에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바쁜 사람이라면 요약본만 읽어도 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어제의 삶과 오늘의 삶이 다른 4차 산업혁명 사회에는 꾸준히 혁신해야 살아남는다. 혁신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R&D 투자 등 단기 손실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이윤과 거리가 먼 활동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투기꾼의 방해 공작과 구성원의 비협조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따라서,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 현실 제약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소개한다.

 성공한 기업은 장기 투자에 우호적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의사회를 적극적으로 경영에 끌어들였다. 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구성원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장기 목표와 회사 비전에 상반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시도를 위해 실패에 관대한 조직을 만들었다. 그러나 저자들이 보여주는 장기 투자의 성공 사례는 극히 일부 사례다. 말이 쉽지, 현실의 벽이 너무나 높기 때문이다. 구성원에게 비전을 제시해도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R&D 등 성과가 숫자로 안 나타나는 정책에 추진했다가 경영권이 흔들린다. 새로운 시도에 실패한 직원은 직장에서 철저히 소외된다.

 저자들의 이야기처럼 장기적인 목표 없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취중 하다가 폐쇄적인 기업이 되고 도태된다. 반대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장기 목표는 망상에 불과하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저자들이 구체적이고 다양한 실현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직을 어떻게 혁신하고 이사회와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일부 사례만 제시할 뿐이다. 다양한 상황에 처해있는 독자에게 확실한 대안을 보여주지 않는다. 실패에 관대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할 뿐, 어떻게 만들지는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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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인사이트 - 로보어드바이저 사례를 중심으로 KBI 디지털금융시리즈
임홍순 외 지음 / 한국금융연수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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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실무 인공지능 입문서


 금융 실무자를 대상으로 쓰인 책이다. 핀테크 등 금융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 사례부터 인공지능 이론, 전망과 한계를 배울 수 있다. 교양서가 아닌 전문서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 개념을 습득한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이론적이면서 실무적인 내용이 많다. 확률과 통계 수학과 경제학, 그리고 금융에 대한 기초 상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책 구성이 꼼꼼해 조금만 노력한다면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꼼꼼한 이론 설명에 기반한 사례 설명으로 독자가 자연스럽게 금융에 이용되는 인공지능을 배울 수 있다. 금융 인공지능 심화 입문서로 최적이다. 더 상세히 설명하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 속 변화하는 금융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가져온 사회 전반의 변화와 더불어, 핀테크(Fintech) 등장과 사례를 보여준다. 액티브 펀드(Active Fund) 가입이 감소하고 인덱스 펀드(Index Fund) 가입이 증가하는 등 자산관리 시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배울 수 있다. 특히, 알고리즘 매매가 일으킨 증시 폭락 사례를 들며, 저자는 알고리즘의 보안과 오류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공지능의 장점으로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함', '보편성', '일관성', '편리성', '낮은 비용'을 들며,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기존 금융업 종사자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AI 관련 인력으로 대체될 거로 전망한다.


 저자는 인공지능 도입 이전 '명확한 비즈니스 목표와 규칙'과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IT와 인공지능에 투자한다고 저절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서, 이 둘이 확보되지 않은 인공지능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이야기한다. 섣부른 IT와 AI 도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거다. 애매한 비즈니스 목표로는 무엇이 양질의 데이터인지 구분할 수 없다. 부적절한 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은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다. 비즈니스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와 규칙을 설정하기 어렵고, 데이터 그 자체도 확보하기 어려운데 양질의 데이터는 더더욱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반드시 이 둘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거다. 경쟁에 밀려 섣불리 도입할 게 아니라 신중해야 한다.


 생각보다 어려운 심화 이론에 머리 아플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문제를 겪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금융업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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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인공지능을 만나다 KBI 디지털금융시리즈
심준식.우재현 지음 / 한국금융연수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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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실무 입문서


 이 책은 빅데이터에 '입문'하는 '실무진'을 위한 책이다. 빅데이터의 개념과 응용 사례,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활용법이 담겨있다. 책의 절반이 파이선(Python)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다룬다. 통계와 프로그래밍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이 안내하는 대로 빅데이터 분석을 맛볼 수 있다. 전문 개념을 상당히 생략하기 때문에 일반인을 위한 책이 아니다. 디지털, IT, 그리고 통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을 이해하려면, 프로그래밍과 통계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수다. 전문 지식이 없다면 책의 코딩 설명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어도 '응용'할 수 없다. 원리를 모르는데 어떻게 응용할까. 문제는 이 책에서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거다. 빅데이터에 입문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지만, 정작 빅데이터의 기초 개념도 잘 모르는 입문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 독자 입장에서 서술하지 않고 전문가인 저자 입장에서 개념을 설명한다. 빅데이터의 개념과 응용 사례를 이해하려면 빅데이터에 대한 상당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간략히 설명하고 넘어간다. 신입 교수가 학생의 이해도를 확인하지 않고 혼자서 떠드는 느낌이다. 교양서라기에는 전문적이다. 전공서라기에는 개괄적이다. 교양서와 전공서 사이에 있는 책이다. 아쉬운 점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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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 우리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경제학에 관한 진실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우석훈 해제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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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경제학의 그림자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자연과학을 모방했지만, 오히려 현실과 멀어진 작금 경제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게임이론,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 등 주요 경제이론의 비화를 다룬다. 여러 경제학 이론에 얽힌 썰을 풀면서 이론의 핵심과 한계를 자연스레 조명한다. 각 단락은 이론에 대한 저자의 평론으로 마무리 짓는다. 논리적 반박이 가득한 어려운 경제학 평론이 아니다. 자화상같이 공감되는 경제학 평론을 만난다. 저자의 재치 있는 이야기는 독서하는 내내 공감 또는 재미로 미소 짓게 한다. 


 저자는 경제학계에 반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젠체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 공식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합리성 가정으로 현실에서 소외된 경제학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요지다. 저자는 좌파 경제학자처럼 주류 경제학에 등을 돌린 채 날 선 비판을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주류 경제학을 사랑하며 발전상을 제시하기 위해 비판한다. 저자의 현학적인 경제학 비판을 만나보자.


합리성(Rationality) 가정


 현대 경제학이 비판받는 주된 이유는 '합리성 가정' 때문이다. 현대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행동 목적을 '이익 극대화'로 제한하고 이를 수학으로 설명했다. 많은 경제학자가 수학의 논리를 이용해 자신의 이론은 반박 불가라며 콧대를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났다. 인간은 비합리적으로도 행동하기 때문이다. 사랑 하나로 이익을 얼마든지 포기하는 게 인간이다.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행동 때문에 경제학은 매번 현실 증명에 실패한다.


 제한된 상황을 전제로  논리에 따른 결과는 전제와 마찬가지로 제한적이다. 특정 상황에서만 유효할 뿐, 다른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불쑥 나타나기 마련이다.


 모든 경제학자가 자기들만의 세계에 갖혀있는 건 아니다. 행동경제학 등 많은 경제학자가 현대 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합리성 가정이 아예 부정될 건 아니다. 인간은 합리적으로도 행동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경제학이 지금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저자의 날선 비판처럼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할 거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경제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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