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디지털에 가치를 더하다
심준식 지음 / 한국금융연수원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921289302

블록체인 입문 교양서


 블록체인 연구원이 블록체인을 소개한다.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암호화폐(비트코인 등)에 집중해서 설명한다. 블록체인의 원리, 응용, 영향 등 다방면으로 블록체인을 조명한다. 기술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이 세상에 어떠한 변화를 주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블록체인이 가지는 경제학·정치학적 의의를 고려한다. 


 저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중앙화된 권력을 분산시켜 더욱 민주화된 사회가 될 거로 생각한다.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남북 평화통일도 달성할 수 있을 거라 이야기한다. 권력자가 화폐 발행을 통제해 권력을 유지했던 지난 역사를 고려하면, 블록체인으로 인해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는 권력자의 통제에 벗어나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확립할 거라고 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단인 노동 착취1를 해결해줄 거라고 기대한다.


 전문서로 보이는 표지와 달리, 일반인이 블록체인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로 인한 세상의 변화를 알아차리도록 돕는 게 이 책의 목표다. 프로토콜(Protocol), 하드·소프트 포크(Hard·Soft Fork) 등 어려운 IT 전문용어를 정말 쉽게 설명한다.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공부해보고 싶은 비전공자가 블록체인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기에 최적이다.


Red Flag Act, 적기조례(赤旗條例)


 1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때, 산업혁명의 선두주자였던 영국에서 한가지 법이 제정된다. 레드 플래그법, 적기조례로 알려진 법으로 영국은 편향적 규제의 대가가 어떠했는지 전 세계에 알렸다. 적기조례를 요약하면, "자동차는 마차보다 느리게 달려야 한다."이다. 자동차로 인해 마부들이 대량 실직하자, 마부들이 정치인에게 로비해 자동차가 마차보다 느리게 달리도록 하는 법을 만든 거다. 법안 하나 때문에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쇠락하고 미국과 독일에 뒤처진다.


 적기조례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국인이라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도 '꾸준히' 정치적 로비에 의해 적기조례 같은 편향적 규제가 신설됐기 때문이다.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등 몰상식한 정치인에 의해 제정된 '악법'이 혁신을 가로막았다. 대가는 국민이 고스란히 치렀다. 단통법으로 통신비가 증가했으며, 팬택(Pantech) 같은 중소 휴대폰 제조업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타다 금지법으로 다양한 교통서비스를 누릴 기회를 박탈당했다. 적기조례 사례가 보여주듯, 특정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할수록 온 국민이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 사양산업(斜陽産業)을 보호하겠다고 신산업(新産業)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규제는 '합의'가 목표다. 특정 기업과 정치 세력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대립하는 두 세력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합의로 규제가 존재해야 한다.



  1. 노동자가 자본으로부터 소외되어 생산에 기여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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