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조직은 왜 관계에 충실한가 - 성과를 내는 조직 문화의 비밀
랜디 로스 지음, 김정혜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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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860724308

리더가 견지해야 할 마음가짐


 경영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경영자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구체적인 경영 기법을 소개하기보다는 여러 사례를 들어 어떤 게 경영에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성과 통계, 조직 관리 기법보다는 '감정'에 의존하는 리더십을 선호한다. 기계적인 경영을 하지 말고, 부하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라는 게 저자의 요지다. 윗사람이 인간적일수록 조직이 바로 선다는 거다. 비즈니스 관계라는 생각을 버리고 사적 관계를 쌓으라고 한다. 완벽한 상사의 모습을 보여 부하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겸손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인간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즉, 자존감이 높은 리더일수록 조직이 건강하다고 한다.


 회화체를 사용해서 책이 어렵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구 사례나 이론이 아닌 자신의 경험이나 비유와 은유를 활용한다. "이런저런 경험을 해봤는데(다른 사람이 겪었는데), 그 방법이 효과적이더라." 형태가 많다. 경험을 주장의 근거로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경험' 자체가 배울 게 많다는 걸 생각하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호감의 힘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돕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받고 있다면, 불가능할 것 같던 일도 해결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좋은 대학교에 가려는 이유는 더 나은 교육 서비스도 있지만, 뛰어난 동급생과 함께 공부하면서 인간관계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벌이 사회적 문제가 됐지만, 학벌이라는 '인적자본'이 가진 힘은 강력하다. 연고주의의 상징인 '혈연, 지연, 학연'은 모두 강력한 인적자본이다. 비즈니스에서도 다르지 않다. 어떤 인간관계를 쌓아왔는지에 따라 업무능력이 달라진다.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영자가 직원을 인간적으로 대우할수록 조직은 더 끈끈해진다. 조직의 충성도는 높아진다. 가고 싶은 직장은 연봉이라는 변수 하나가 결정하지 않는다. 연봉이 낮아도 사람대우해주는 직장이 선호된다. 상사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을수록 직언하기가 쉽다.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가 조직에 형성되고 혁신이 발생한다. 경영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결정되는 거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조직을 바꾸고 싶으면 직원을 바꿀 게 아니라 경영자 본인부터 바뀌어야 한다. 어느 부하가 경영자의 심리를 거스를까. 조직의 특성상 경영자를 닮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조직이 마음에 안 든다면, 조직 자체의 문제보다는 경영자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아성찰(自我省察)의 자세로 주변을 불평하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없었는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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