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강성춘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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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850777070

인사 관리 지침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경영자로서 반드시 견지해야 할 인사 관리법을 소개한다. 사람 볼 줄 안다고 자부하는 경영자에게 자만하지 말라고 비판하는 등 경영자가 놓치는 부분을 바로잡는다. 저자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성과가 숫자로 바로 나타나지 않는 투자, 즉,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가 골자다.


 지금까지 상하 체계가 확실한 관료제로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지만,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일관적인 관료제는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관료제를 넘어 관료주의가 팽배해지면 발전은커녕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구축해 제도에 맞는 사람을 고용하고, 기(旣)성원에게 제도에 따르도록 하는 방식은 비현실적이면서 잘못된 정책을 양산한다. 따라서, 제도가 아닌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 구성원이 역량을 개발하고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거다. 이를 위해, 저자는 우선 기업이 처한 상황에 주목한다. 네 가지로 인사 관리법을 나누고 각 기법의 장단점을 소개한 뒤, 적절한 인사 관리법을 택해야 한다고 한다. 완벽한 인사 관리법은 없으며 상황에 맞는 인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경영학 이론을 학술적으로 다루지 않고 쉽게 설명한다. 최대한 일반인 독자를 배려했다. 깔끔한 설명이 독자를 편하게 한다. 교수답게 명확한 출처가 신뢰를 준다. 책을 읽는 내내 실제 강의를 듣는 느낌을 받았다. 경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배울 게 많다. 인사 관리에 대한 저자의 통찰을 배워보자.


유연한 기업, 그리고 국가


 급변하는 시대에 경직된 기업은 망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던 시대, 아날로그 필름을 고집하던 코닥(Kodak)은 결국 파산한다. 수직적인 계층 구조에서는 기업 내 다양성이 사라지고 획일적인 사고가 기업을 지배한다. 윗사람이 개방된 사고를 하고 있으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상사의 권한이 막강한 상태에서 상사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 부하 직원이 반대하기 쉽지 않다. 독선적인 상사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결국, 시장의 변화를 간파하지 못하고 기업은 점점 쇠락한다. 재미있는 건, 이런 일이 비단 기업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국가는 망했다. 기업보다 규모가 거대해 쉽게 망하지 않았을 뿐이지, 변화를 거부한 국가는 결국 망했다. 구한말 조선을 생각하면 그 사례는 멀리 있지 않다. 조선은 1800년대까지 고립 정책을 펼쳤다. 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 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참패를 겪어도 국가적인 반성과 변화는 없었다. 정조 때 개혁을 시도하지만, 정조의 이른 붕어(崩御)로 실패한다. 정신차렸을 때는 이미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한 뒤였다.


 조선은 제도의 나라였다. 철저한 유교와 성리학에 따라 국가가 운영됐다. 오죽하면, 예송논쟁이 발발했을까. 성리학에서 벗어난 다양한 사상은 배척됐다. 조선에도 발전된 유럽의 문물에 관심을 기울인 소수가 있었지만, 그들의 의견은 묵살됐다. 선에 '개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독자적인 생각이 아닌 앞선 성현(聖賢)의 가르침에 따라야 했다. 결국, 획일적인 사고가 조선을 지배해 변화에 소극적으로 된다.


 제도가 나쁜 건 아니다. 극심한 혼란기 또는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성이 중요한 시기에는 제도 구축만 한 게 없다. 제도 하나만으로 조선은 600년 역사를 이었으며, 경제개발 시기 우리나라 유수 대기업들은 관료제를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대에는 상황이 다르다. 시대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멸종한다. 민첩하게 진화하는 생물이 살아남는다. 기업이나 국가나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제도적 안정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사람', 그 자체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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