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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847088378

 | 신약 개발과 미국 의료 체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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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신약의 개발 과정을 생생하게 공개한다. 임상 실험 과정뿐만 아니라 항생제의 역사, 미국 의료체계 등을 다방면으로 다룬다. 임상 실험을 위해서 비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윤리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게 생명 윤리의 중요성을 보여줘 흥미로웠다. 이 책은 회고록이면서 교양서다. 저자가 임상 실험을 진행하면서 겪은 고난과 사건을 돌아보면서, 그와 관련된 사회 문제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미국 사회의 그림자를 조심스럽게 조명한다. 가난 때문에 의료 체계에서 소외된 사람들, 의료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반강제로 임상 실험당한 사람들, 사회적으로 필요하더라도 비용 때문에 개발을 꺼리는 제약회사 등 미국 사회의 명암을 드러낸다. 저자를 통해 생생한 미국의 의료 현장을 체험해보자.
의학·생물학 전문 용어가 넘쳐나기 때문에 전문 용어가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책을 읽기 어려울 수 있다. 회고록이지만 전문용어가 대화·독백 가리지 않고 넘쳐 머리 아픈 책이다. 일반인에게 쉽지 않은 책이다.
 | 건강 보험 제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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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대다수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복지 정책 중 하나가 의료 보험이다. 모든 국민에게 소득에 따른 건강보험료를 징수하고 필요할 때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덕분에 많은 국민이 저렴한 가격으로 병원을 이용한다. 의사들이 항생제를 남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병원을 찾는 게 일상이 됐다. 우리나라만큼 의료 복지가 잘 잡혀있는 나라가 없다. 북한이 보여주듯, 모든 이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회주의식 의료 체계는 의료 서비스 질의 저하를 불러온다. 미국이 보여주듯, 시장 질서에 모든 걸 맡기는 자본주의식 의료 체계는 충분히 치료할 수 있어도 돈이 없어 사망하거나, 빚더미에 살아있어도 산 게 아닌 결과를 만든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악용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보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혜택을 편취하는 외국인(특히, 중국인)이 논란의 핵심이다. 국내에 3개월 이상(2020년부터는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은 건강보험제도에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 이를 이용해 수억 원의 진료비가 나오는 질병을 가진 외국인이 한국에 3개월 동안 거주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보험금을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외국에 거주하는 가족까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네이버 지식iN 질문 건수만 봐도 상당한 규모다.
많은 국민이 외국인 편승에 불쾌해한다. 보험료는 매년 인상되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외국인이 국민의 혈세를 탈취하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외국인 가입 자체를 제한하면,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는 사회 소외계층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근로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적절한 보험 혜택을 받게 하면서 편취를 막을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