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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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829772273


대중(大衆)에 대한 고찰


 저자는 '대중(大衆)'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대중의 탄생, 대중의 정의, 대중의 성질 변화 등 대중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철학이기 때문에 말 자체가 어렵다. 철학과 사회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높은 어휘 수준을 독자에게 요구한다. 가볍게 생각하고 덤볐다가 두통을 선사 받는다.


 저자의 요지는 기존 사회학·철학계의 대중에 대한 정의와 달리 대중의 성질이 변화했다는 거다. 특정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무리라는 건 같지만, SNS 등 현대 사회·문화적 변화에 기인해 형태가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에는 하나의 집단으로 몰개성화된 대중이었다면, 이제는 개인이 자유롭게 개성을 표출하는 대중이라는 거다.


다양한 형태와 성격을 가진 대중


 저자는 대중의 성격이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때로는 안정을 위협하는 폭력의 상징이지만, 때로는 평화와 평등의 상징이라는 거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반정부 시위를 여당은 폭력성을 강조하며 비판한다. 반대로, 야당은 폭력성보다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유를 들어 시위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정당성은 주로 평등, 공정, 평화다. 이는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라는 정치적 성격에 고정돼있지 않고 당시에 처한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에 나타나는 대중은 한가지로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정치적 목적도 있지만 자기 개성의 표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대규모로 나타나던 과거와 달리 소규모로 등장한다. 폭력성을 띠기도 하지만, 축제 분위기로 나타나기도 한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시위만 해도 기존의 반정부 시위와 달리 분위기가 밝았다. 많은 연예인이 응원 공연을 했고, 시위대는 그 공연을 즐겼다.


 이제 개인은 리바이어던(Leviathan; 국가)에 저항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광장에 몸을 부대끼며 모일 필요가 없다. 통신의 발전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언제든지 대중에 합류에 저항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정치세력이 대중의 광기를 더욱 이용하기 쉬워졌다. 가짜 뉴스로 인한 선동이 보여주듯, 대중에 합류가 쉬워진 만큼 광기의 확산이 빨라졌다. 점점 복잡다단해지는 사회의 변화를 대중이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과연 우리의 미래에는 '만인과 만인의 투쟁'일까, 아니면 꿈꾸는 '유토피아'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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