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742885195

국선 변호사의 르포르타주


 국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배운 교훈을 독자에게 전한다. 변호사가 되기 전 기자로 활동해서 책에 르포르타주 향기가 진하게 난다. 법 앞에 무력한 가난한 사람부터 법을 악용하는 사람까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저자는 오만하지 않게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인간'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힘든 다양한 인간을 중재·심판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법정과 그들의 천태만상(千態萬象)을 느껴보자.


소통의 중요성


 저자는 좋은 변호사와 나쁜 변호사의 차이는 '소통력'이라고 한다. 법리만 고집하면서 의뢰인의 이야기는 듣지 않는 변호인을 나쁜 변호인, 법리를 넘어 의뢰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변호인을 좋은 변호인이라고 한다. 좋은 변호인이 되려면, 역지사지(易地思之), 의뢰인의 입장이 돼보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야 의뢰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로 이끌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비단 법조계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세상살이에 '소통'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꽉 막힌 문제가 수월하게 풀리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주는 게 '소통'이다.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온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겸손하게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소통의 길이 열린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도 그런 말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신문을 읽다 보면, 과격해진 정치 갈등을 자주 보게 된다.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는 정치를 보며, 우리나라에 시급한 건 경제력과 군사력 같은 외력이 아니라 소통력이라는 걸 느낀다. 국가 발전의 기본 토대는 정치적 안정임을 생각하면, 소통의 부재는 우리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이다.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모든 사람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건 이상론이다. 하지만, 자기 입장만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한다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하고 어려운 '소통'이라는 과정을 피하고, 편하고 빠른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결과가 지금의 병든 대한민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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