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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시를 미리 가봅니다 - 평양에서 혜산까지, 책으로 떠나는 북한여행
박원호 지음 / 가람기획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727289745

 | 북한의 도시를 훑어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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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방문해본 거라곤 개성과 금강산 관광밖에 없는 저자가 인터넷 검색과 자료 조사를 통해 북한의 도시를 살펴본다. 도시에 관련된 이야기, 역사 등을 다방면으로 살펴보며 통일 이후 발전 가능성을 논한다. 저자가 개성에 방문했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여행 때 느꼈던 감상을 시로 표현하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지도를 사용하는 등 여러 오류가 보인다. 북한과는 관련 없는 중국 만주의 고구려 유적을 답사한 이야기를 써놓기도 한다. 북한 주요 도시에 대한 정보를 특징적인 주제 없이 저자의 입맛에 맞게 모아놓은 책이다.
 | 통일의 가능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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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국민대학교 란코프 북한학 교수와의 메일 인터뷰를 책 말미에 실었다. 란코프 교수는 대한민국 평화론자가 주장하는 '단계적 통일론'에 대해 부정적이다. 단계적 통일을 추진했을 때 북한에서 발생할 권력의 공백이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1949년 8월 15일 갑작스러운 일제의 항복 소식에 많은 조선인이 만세를 외칠 때, 김구 선생은 한반도 권력의 공백으로 인한 전쟁을 걱정했다. 그의 걱정대로 해방 후 3년 뒤 1952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한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갑작스러운 체제 붕괴와 권력 공백은 전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대상이 '중국'이라는 점이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단계적으로 통일을 추진했을 때, 김정은 중심의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강력한 권력이 새로 등장하지 않는 이상 북한은 군웅할거 시대가 된다. 이런 혼란을 틈타 중국이 조중상호원조조약을 빌미로 북한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다. 미국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틈타, 통일하려는 한국과 북한을 접수하려는 중국의 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이 매번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통일의 길은 매우 험난하다. 그렇다고 통일을 포기할 순 없다. 통일 비용보다 통일하지 못했을 때의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통일 비용 이상을 매년 대북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국방비를 제외하더라도, 정치·외교 비용과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저평가, 북한 대민지원, 새터민 지원 등 통일 이후엔 사라질 불필요한 지출이 상상을 초월한다.
통일을 위해서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전쟁에 대비하는 거다. 통일 이후 국방비가 감축될 거라는 멍청하고 낙천적인 기대는 버려야 한다. 우리는 통일 이후 초강대국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야 한다는 걸 상기해야 한다. 키신저가 "어느 나라의 외교력은 그 나라 군사력의 그림자"라고 이야기했듯이, 국방비는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의 정치·지리적 입장 때문에 계속 유지돼야 한다. 기차길 연결하고 경제 협력을 늘리는 게 전쟁을 예방하는데 도움 될 수 있어도, 확실하게 전쟁을 방지하는 수단은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도 터질 수 있는 게 전쟁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평화론자의 가면극에 그만 속았으면 좋겠다.
- 2018
REPORT TO CONGRESS
of 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
435p "China’s Role in North Korea Contingenc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