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름이라는 그림 - 찬란한 계절을 사랑하게 만드는 명화 속 여름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6월
평점 :
여름이라는 그림
_찬란한 계절을 사랑하게 만드는 명화 속 여름 이야기
_햇살, 파도, 풀잎... 모든 게 빛나는 계절, 삶이 펼쳐지는 100개의 순간을 한눈에 담다
#이원율 #빅피시
책에 손이 가는 경우 몇 가지 매력에 끌리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누구인지, 선호하는 출판사 작품은 당연한 것이고, 가끔 책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시선을 사로잡혀 책에 손이 끌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의 경우 여름이라는 계절에 여름이라는 계절을 그린 그림으로 표지를 가득 채웠다.
파란 바다. 하얀 물보라, 가벼운 옷차림으로 환한 미소를 띠며 땅과 물의 경계를 따라 자박자박 소리가 들리는 듯 뛰는 소녀 이보다 더 여름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다음 그림은 그럼? 100개의 그림이 연이어 매력을 발산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 아닌가? 손이 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싶었다.
첫 장을 넘기고 작가님의 손글씨 사인을 넘겨보니 표지의 소녀 앞에 살짝 보였던 발 뒤꿈치의 주인공이 나타난다. 이런! 그렇구나. 한 작품의 일부였었구나. 두 소녀가 얼마나 신나게 이 계절을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그림이며 뒤에 작은 소년은 몸에 살짝 코팅된 물이 번지르르하게 햇살에 빛이 나는 모습으로 한 손을 들어 찬란한 햇살을 가리는 듯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햇살을 가려 역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들을 더 잘 보기 위한 모습인 건가? 마냥 행복한 모습이다.
다음 그림은 표지와는 다른 색의 비취색 바다가 보인다. 여전히 여기 여름의 바다에서 파도는 하얗게 부서진다.
그리고 그림의 제목과 작가 이름이 없는 그림을 또 마주한다. 곧 소개가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짙은 파도 색에 눈길을 빼앗긴다.
드디어 본문 시작, 발렌시아 바다를 사랑한 호아킨 소로아의 작품과 이야기가 서술된다.
'얼마나 몰입해서 그렸는지, 바닷물이나 노란 모래알이 묻은 화폭 또한 적지 않다.'
위 문장에서 얼마나 여름을, 바다를 사랑했는지 그에게 바다는 무엇?
아참 두 소녀를 쫓아 뛰는 천둥벌거숭이 소년이 또 해변을 뛰고 있는 그림의 전체를 보게 되는...
의도된 배치인지 자연스럽게 된 것인지... 한 폭의 그림 안에 담긴 여름을... 여름 바다를 점차적으로 조금씩 보태어 보여주는 것도 참 맘에 든다.
뭐 그런 것까지~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미 이 책의 매력에, 지금 여름에, 책 속의 여름의 매력이 좋아 죽는 상태가 된 것일 테지...
하얀 파도와 잘 어울리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의 산책도 참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된다. 소년, 소녀들의 뜀박질이 계속 연상되도록 하는 그림으로 연작인가? 무엇이 먼저이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고...
그리고 작가의 한 마디
"자연보다 강한 것은 없습니다. 자연을 마주할 때 우리는 무엇이든 온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작품을 보여주고, 작품과 작가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의 자연과 계절, 삶에 대한 한 마디! 이 책의 패턴을 알게 되는 시점에서 이제 계속해서 행복이 누적되는 무한 루틴처럼 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반복될 행복을 경험할 시간이라고 알게 된다.
그런데
이 작가들은 어떻게 여름이 가장 좋을 수 있을까?
난 그저 겨울보다 좋을 뿐인데, 물놀이(난 수영을 못해), 수박(난 씨를 발라내는 것이 너무 귀찮아), 풀벌레(소리만 좋지 벌레는 윽), 낚시(절대 안 할 취미), 평상에 누워 별자리(음 별자리 보는 것은 너무 좋지만 평상에 누워 또 벌레...) 결국 난 여름을 그들처럼 가장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아래 말에 공감하면서 나도 여름을 좋아할 수밖에 없구나. 싶다.
'여름은 게으름의 계절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곧 의미 있는 시간이다. 풀밭에 누워 별을 세고 나뭇가지 위에 앉아 구름을 관찰하는 계절이다.'
'눈부신 하루가 쌓이는 계절'
'푸른 그늘 아래 쉬어가는 계절,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나는 숲 속을 걸었고 그 안에서 내 영혼은 나무보다 더 높이 자랐다.'
'여름 오후, 여름 오후 이것은 내게 언제나 영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단어였다.'
책을 보는 내내
여름을 단지 겨울보다 말고 제일 좋아할 수도 있겠다. 싶은 지금이다.
#도서협찬 #여름이라는그림 #빅피시출판사 #여름 #계절 #그림 #미술 #미술관 #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