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평점 :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나우주 번아웃 소생 에픽'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아 앞표지 밑에는
"토닭토닭, 오늘도 죽 쑤는 하루지만 함께 살아냅시다."
솔직히 책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고 그림책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윽! 보라색 죽이라니(나중에 욕망은 보랏빛)... 왕꼬물이 같은 보라색 죽의 향이 살아 있는 그 무언가처럼 위로 스멀스멀 올라오고 책 밖으로 나와 내 코를 자극할 듯...
좋은 마녀가 아닌가?(이때까지는 슬픈? 마녀, 속이 많이 상해 있는 마녀?, 아플지도 모르는 마녀?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표지 입꼬리도 살짝 찡그리는...
일단 책을 다 읽은 후 들은 생각은?
나도 전생에 죽을 만들어 파는 변덕 마법사였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밥벌이는 생명 있는 것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말... 그 숙명에 꽤 오랫동안 양어깨를 짓눌려 살고..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토요일과 일요일 출근을 안 했음에도... 그렇게 이틀을 쉬었다고 하면 쉬고 출근한 월요일은 나름 뭔가 시작은 그럴듯해야 할 것 같지만 몸과 마음이 영 아니다. 그런 월요일을 또 몇 개 지내며 몇 해 지나고 그렇게 그것이 숙명인 것처럼..
그렇다고 신을 원망하기도 한 사실도.. 그런데 그것이 미끼와 함께 낚시 바늘을 물어버린 물고기의 원망과 다를 바 없고 물고기의 원망을 넘겨 들어야 했던 마녀는 신의 입장을 이해할지도 모른다는 그 장면은 또 왜 이리 공감이 잘 되는지...
아팠던 원인은? 마녀에 대한 진단 역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일에만 의지하던 사람이 일을 중단하면 방황하게 되지요. 삶의 가치관을 바꿔야 해요. 죽을 못 끓여도,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않아도 당신은 자체로 존귀한 존재예요."라는 말은 이해되지만 인정이 안 되는 말이었다. 존귀하다니... 그리고 결국 들어버린 말은 "그나저나 당신은 마녀입니까?" 마녀로 살아오고 있는데 마녀가 맞냐고 묻다니? 스스로 마녀라고 죽을 끓여야만 하는 마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결국 자신이 아프니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나 죽을 지경 되니 타인이 이리 멀구나.'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이제 차선, 아니 차차선이 되는 것이다. 잊고 살지도 모른다.
내 서평을 읽는 분들에게 지금까지의 글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가 안될 듯하다.
죽을 끓여?
마녀?
마녀의 증상은 번아웃? 우울증? 공황장애? 마녀가?
이 즈음 마녀의 삶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느낌이다.
옥상에 올랐으니까... 거기에서 만난 민들레와 대화는 이제 정점을 찍고 다행스럽게도 나쁜 결말이 아니고
숨 막힘, 다리부터 오는 긴장감, 불면, 떨림 등의 증세가 혹시 이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옥상이란 사라지기 좋은 장소인 줄로만 알았어"
"내가 사는 곳이야. 피해 그만 주고 썩 내려가!"
젊음과 나이 듦, 그리고 죽음에 대한 라일락과의 대화에서 깨달음은 더욱 커지는 듯하다.
죽기 싫을 정도로 젊고 싱싱하면... 그러나 그것은 아쉬워서 죽지도 못할 고통의 지속이라는... 내내 싱싱하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야 버티며 살게 하지 마라... 욕망은 저절로 사그라지지 않아. 서서히... 그래서 서서히... 자연의 순리를...
두서없는 서평이다.
읽고 나서 무슨 책일지 짐작도 안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사실 내 긴 글을 누가 읽어줄까? 늘 그런 생각을 하며 적는다. 중요한 건 내가 다시 본다는 것)
그래 내가 다시 보니까~ 적어 놓고 싶었다.
왜 마녀가 죽을 끓이려고 했는지도 알 것 같다. 왜 아픈지도 알 것 같다. 왜 주변에서 사람들이 마녀에게 그렇게 말하는지도 물고기가 왜 그렇게 포악한 말을 했는지도 알 것 같다. 신에 대한 원망도... 그리고 옥상이란 공간의 표현은 정말 멋졌다. 죽을 망친 라일락은 마녀에게 큰 깨달음을 준 듯하다.
작가님은... 아무래도 마녀처럼 아팠던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녀의 삶에 공감... 한다... 아주 많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변덕마녀의수상한죽가게 #나우주 #나우주번아웃소생에픽 #김영사 #윤홍균_자존감수업_저자추천 #서평 #책추천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