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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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기서 행복'이라는 말이 여행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은 여행한 그곳에서 이런저런 감정을 모두 표현하지만 결국 행복했음을 풀어내고 있으며 그곳에 대한 정보와 지식, 예술과 문화를 엮어서 쉽게 쉽게 독자로서 기시감을 느낄 수 있도록 풀어내주고 있다. 


그곳의 매력을 엮어서 풀어내주는... 


+하고 싶은 말을 풀어낸 

우선 책을 통틀어 '나는 자연을 보러 여행을 하는 형은 아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문명의 발상지가 아니면 여러 문명을 혼합하여 고유한 문화를 창출해 낸 비잔티움이나 그라나다, 모스크바 같은 곳이다.'라는 자신의 색을 책 한 권을 가득가득 채워 풀어내놓고 있다. 


+지명과 경관, 종교를 엮어낸 

돈키호테의 고장인 라만차 지방에서 안달루시아로 가는 코스에는 볼모의 대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사막은 아니지만 나무 하나 없는 볼모의 대지다. 아랍어로 라만차는 '마른땅'이라는 뜻이라니 짐작할 만한다. 

지명의 유래로 그 지역의 경관을 풀어내준다. 

그리고는... 유일신을 믿는 종교가 그런 마른땅에서 기원한다는 것을 엮어 내준다. 


+융합된 문화로 생겨난 경관을 이해하도록 어려울 수 있는 역사를 차근차근 쉽게 풀어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을 설명하는 부분에 꽤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다. 

그라나다는 '석류'라는 뜻부터 시작해서 그 지역의 지형, 그리고 유럽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이슬람 세력에 지배된 역사를 한 올 한 올 잘 풀어내어 왜 그러한 궁전이 그 지역에 있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내주고 있다. 


+쓸데없는 호기심과 수다와 신세타령으로 들리지 않게 풀어낸 

작가님은 정색하고 바르셀로나 가이드를 이전 가이드와 비교하며 호불호를 표현하기도 한다. 무섭기조차 한... 그렇지만 어찌 보면 여행기도 그러한 것 아닌가? 그런데 쓸데없지 않은 호기심으로... 네 자매의 시끄럽다고 말했지만 시끄럽게 들리지 않는 수다로... 그리고 서로의 병력과 이런저런 신변잡기 적인 이야기가 분명하지만 듣기 싫은 신세타령으로 들리지 않도록 풀어내주고 있다.


엮어서 풀어내는 과정 속에서 솔직함이 주는 재미는 '덤'이다... ^^


알을 파먹은 옥수숫대를 확대해서 세워놓은 것 같은 형상을 갈색 돌로 만든 탑들은... 

그 무뚝뚝하고 기이한 탑신 꼭대기에 유치원 아이들이 춤출 때 들고 흔드는 것 같은 유아스런 장식이... 

그렇게 뭔가 칭찬? 이 아닌.... 남들은 다 칭찬하고 위대한 건물이라고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말하는 부분은...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한다.


작가님은 결국 이렇게 말한다. 

"나는 거대한 갈색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로테스크하기도 하고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글을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 그렇다고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튀어 보이기 위한 반대가 아닌... 것이라는 것도 느껴진다. 

'그가 저질로 놓은 장난들이 얼마나 그 낡은 도시를 생동감 있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목격하니 부러운 생각이 앞섰다.~' 


~목격하니... 

맞다. 이 여행기의 하이라이트는 실감 나는... 현장감을 살려내기 위한 '목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책 본문 중 아래 내용은 꼭 옮겨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이탈리아를 동경하던 괴테는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을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의 이야기를 통하여 묘사한 일이 있다. 돌로 완벽한 여인상을 조각해 놓은 피그말리온은 그 석상을 사랑하게 되어,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어 달라고 날마다 신에게 졸랐다. 그런데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다. 돌조각이 정말로 생명을 얻어 문득 살아 있는 여자가 된 것이다. "저예요"하고 수줍게 웃으면서 그 여자가 자기에게 다가올 때에 피그말리온이 느낀 그 경이로움과 환희가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체험하는 현장감이라는 것이 괴테의 말씀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도서협찬 #서평 #열림원 #함께 웃고 배우고사랑 하고 #강인숙 #여행에세이 #네 자매의 스페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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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인문학 - 천재들의 놀이터,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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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과연 이 책은 무슨 의도인가? 무슨 내용을 담고 무슨 말은 하고 싶은가? 

천재들이 주욱 나열되면서 그들의 일대기가 나오고 

소제목으로 흥미로운 주제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풀이 숲을 몰아내다. 

빙하기 인류가 똑똑해지다. 

숲과 함께 문명도 사라지다.... 

금수강산 울창할수록 좋은가. 

도시에서 숲과 초원이 인간에게 보복하다. 

숲에서 예술혼을 깨우다. 

숲은 공해 해결사가 아니다. 

도시숲보다 텃밭이 절실하다. 등.. 


직업병인지... 저 위에 제목들을 갖고 수업 한 시간짜리 지도안을 짜서 세계지리 기후, 환경단원에서, 한국지리 도시 단원에서 가르치면 참 좋겠다. 싶은 욕심이 날 정도이다. 

그리고 서평을 적으려고 하다 보니 아~대학생 1학년 교양과목으로 진짜 좋은 수업 교재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숲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와 학문적 지식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삶의 지혜로 녹아들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 채워져 있는 책이라고 적을 수 있을 듯하다. 


책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기도 하고 그럴 능력도 안 되는 어설픈 서평을 적는 사람이기에...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천재들의 놀이터로서 그들의 천재성을 일깨우기도 했고 그런 값을 치르기 위해서인지 어린 시절의 불우한 이야기를 최대한 요약해서 옮겨보려고 한다.


숲의 치유 인자는... 

자연경관, 음이온, 소리, 햇빛, 피톤치드 순으로... 

그래서 천재(한 줄기 빛을 타고 여행하거나 우주로 상승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상상을 하며 실험하던 사람들 사과를 비롯한 모든 물건들이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데 왜 달은 떨어지지 않는 건지?... 즉 상상과 사고 실험을 많이 하던 사람들)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숲의 그런 상상과 사고실험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놀이터이고 교실이고... 그렇다는 것은 알겠지만...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이 사람들의 어린 시절은 왜 이리 불우했는가에 더 관심이... 


다빈치는... 

빈치에서 태어는 레오나르도... 사생아, 신분에 따른 집안의 반대, 공부에 관심 없던 학생, 글씨를 반대로 적는 왼손잡이, 집에서는 푸대접, 학교에서는 놀림거리, 새엄마는 12명의 친자식에게만 관심을 기울여서 외톨이가 된 전 혼외혼 부인의 아들일 뿐... 

뉴턴은... 

몸집이 너무 작아 양말에도 들어갈 미숙아,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 자신을 버린 모친과 의붓아버지의 폭언에 적대감을 보인 소년, 학교에 갈 나이에 학교에 가지 않은 소년, 모친을 싫어해 여성 혐오로 평생 독신으로 산... 

다윈은... 

초특급 금수저였으나... 넓은 저택에서 이웃에 친구도 없어 혼자 놀 수밖에 없었던... 그러던 중 갑자기 모친이 병으로 죽고 아버지는 방관자가 됨. 박물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강요에 의해 의대를 가야 했던... 그래서 나중에 이런 글을 남깁니다. 

'아이들에게 막대기, 조약돌, 흙, 잡초, 나뭇잎, 꽃, 나무껍질, 솔방울 그리고 시간을 내맡겨라. 그들이 놀고, 만들고, 지어 올리고, 굉장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 

루소는.. 

가난한 시계공인 아버지, 평범한 주부인 모친, 그런데 모친은 산후 후유증으로 출산 5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유모의 손에 자랐으며 아버지는 부인의 죽음을 자신 탓으로 돌리며 자책하고 괴로워함. 이를 보며 자란 루소는 소심했고 매사에 소극적이었으며 학교를 가지 않고 혼자 동네 주변을 돌아다니며....


나중에 루소의 부친은 다시 재혼..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배신감에 제네바에서 토리노로 거처를 옮기는데 돈이 없어 걸어서 이동... 도착한 토리노에서는 아동보호소... 훗날 루소는 틈만 나면 숲길을 걸으며 사색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 저술.. 숲길 산책 습관.. 그의 천재성은 독서와 산책을 통해 드러남. 물론 여성과 아동을 대하는 데 있어 이중적인 성격이 드러났음은 책을 읽기 전 '에밀'을 통해서 미리 알고 있었던... 

베토벤... 

그는 독일 본의 가난한 집 다락방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식의 재능으로 돈벌이할 욕심에 네 살 베토벤을 피아노 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했다. 때로는 바이올린을 주고 방문을 잠갔다. 베토벤은 아버지 대신 집안 생계를 떠맡아 열한 살에 극장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고, 열세 살에 오르가니스트가 되었다. 열일곱 살 때 "참으로 좋은 어머니, 사랑스러운 어머니, 나의 가장 아름다운 친구"라고 했던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죽자, 그는 비탄에 빠졌다. 

칸트 

대학교수가 되어도 사서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칸트... 도서관과 독서, 산책과 사색 

그리고 에디슨, 아인슈타인, 잡스까지.... 

이즈음에서 책은 중반을 넘겨 쓱 이런 질문까지 던진다. 


"나무꾼과 심마니는 왜?" 


답은 숲뿐만 아니라 '책'이라는 정답과 해설을 줍니다. 그리고 불우한 유년 시설 혼자 놀기의 진수를 숲에서 보여준 그들... 즉 아이들 특유의 자기 몰입과 상상 본능 덕분이라고 적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천재들의 놀이터 이야기가 끝나고 저기 위에 적었던 흥미로운 소주제들이 펼쳐진다. 

서평의 끝마무리는 어찌 지어볼까~ 고민한다. 

다이어트 광고 중 BEFORE(비포) AFTER (애프터)가 있지 않나? 

푸르른 숲 사진과 그리고 노오란 색이 주를 이루는 폐허가 된 문명 유적지 사진 두 장의 이유가 숲! 이란 것을 언급하면 되지 않을까~싶다. 


늘 걷던 호수 주변 말고 오늘은 길 건너 작은 산 숲길을 걸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숲의 인문학 #한길사 #2023 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 #박중환 #서평 #서평단 #천재들의 놀이터 #자연과 함께 숲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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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
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달과나무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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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부제는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 로 살기 

#여성환경연대 가 만든 #에코페니니즘_연구센터 #달과나무 지음 그리고 #창비 출판 

디자인은 신나라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용지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제작했고 ㅊ친환경 면지의 색상 이름은 민들레이다. 

창비 스위치에서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고 적어본다. 

이번 서평에는 많은 해시태그를 붙여야 한다. 다양한 역할로 지구와 사회의 소수자를 위한 돌봄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의 이름을 한 분도 빠뜨리지 말고 일단 다 적어봐야 할 듯해서이다. 


내 느낌과 내 설익은 이야기로 써 내려간 서평들이 많은데 이번 책은 마음먹었다. 

객관적으로... 아주 객관적으로 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소제목, 그리고 그 챕터 안에서 인상 깊은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식으로 이 책을 진짜~소개하겠노라고... 객관적인 자세로... 남성, 여성 편 가르기 말고 개발과 환경보전 사이에 균형점을 잡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지 말고 살아보는 것이 어떠한가?를 왜 이렇게 이야기해야만 하는지를 말이다. 


1부 기후위기시대 에코페미니즘 

#김현미 '우리는 우주로 떠나지 않는다. 

#박혜영 '우리 삶은 왜 외롭고 취약해졌는가? 

#김은희 '불타는 지구에서 페미니스트로 얽혀 살기 

#정은아 '정의로운 전환을 탈성장 돌봄 사회로 이끌기 

2부 흙과 자급의 기쁨 

#나희덕 '인류세의 퇴적물과 흙의 시학 

#김신효정 '땅에서 시작되는 여성소농운동 

#김혜련 '자급하는 삶과 몸의 기쁨 

#김지연 '도시농업이 이끄는 생태 전환' 

3부 몸의 안팎을 통과하기 

#유서연 '여성의 시간 동물의 시간' 

#이안소영 '월경을 통해 지구와 공생하기' 

#황선애 '트랜스 경험과 퀘어 상상력 

#이미숙 '모비_딕의 고래와 여성의 몸 

4부 인간과 비인간의 얽힘 

#장우주 '비인간 존재에 응답하는 돌봄' 

#이현재 '고양이와 함께 되기' 

#홍자경 '도시에서 새의 삶과 죽음을 알아보고 응답하기' 

이분들이 이 책을 함께 지은 분들이다.


이 책은 다 읽고 #돼지를키운채식주의자' #이동호 님의 책 옆에 꽂아두었다. 


인상 깊었던 문장 몇 구절에 대한 느낌을 기록해 본다. 

며칠 전 ESSD를 가르치며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지속가능한 개발로 인해 공기, 물, 땅과 같은 삶의 터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을 받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구 밖으로 도피를 꾀하는 것... 도피 욕구와 기술 환상주의를 경계하고.. 

집에 머무르자! 바로 여기! 지구에서의 정치, 머무름, 체류함, 애착을 갖는 마음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언제부터인가 과거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제품들을 쓱 보게 된다.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와 스타일러, 도라지청, 마스크.. 소독젤 등도... 이런 제품들이 필요함에 따라 빈곤층은 또 새로운 비용과 부담을... 


인간의 도덕성에 바탕을 둔 기후감성, 생태적 슬픔을 느끼자! 

거기서부터 관심과 성찰을 끌어내고 같이 공감하는 사람들과 연대감을 형성하자! 


돌봄의 필요성 

새는 둥지에, 거미는 거미줄에, 사람은... 우정에? 뜬금없는 글에 놀랐으나... 

다른 존재들과 우정을 나누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지금 친구와 이웃을 잃고 가족만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지만 그 가족 역시... 공생하던 공유지의 그물망이 찢어지고 미래에 대한 커져가는 두려움이 돈에만 매달리게 되었다. 


생산, 불모지 그리고 회복과 재생산... 

비아 깜페시나 그리고 언니네 텃밭... 

소비하고 싶은 욕구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는 온전한 삶의 추구... 흙에서 무언가를 생산하려고, 그리고 나누려고 애쓰는 삶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서... 

욕망과 필요를 구분하고 필요에 기반해 관계적 삶을 구리는 치히로의 태도 

인종, 계급, 젠더, 섹슈얼리티, 신체능력... 억압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자연을 억압하는 이데올로기와 닮이 있다는 문제의식... 


호모_살아있는 흙을 뜻하는 라틴어 후무스에서... 

이러다가 글자 수 제한에 걸리겠다... 

아직 이 분야에 난 공부할 것이 많다는 분명한 사실 하나를 남기게 해주는 책을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음.


#서평 #서평단 #책추천 #창비 #창비스위치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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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 일기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백수린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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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 일기 


지리를 전공하면서 지명의 유래부터 살피듯 

책을 자주 곁에 두면서 문해력이 부족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는 단어라도 사전에서 무엇이라 하는지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해독(解毒, 영어: detoxification)은 생물의 몸 안에서 독의 생리적 또는 의학적 제거 과정이며, 대부분 간에서 수행한다. 넓은 의미로는 약물에 의한 금단 증상의 치료를 포함한다. 


그렇구나. 

작가는 독에 중독되었구나. 

해독 과정 중에 멈추지 않고 글을 계속 써 내려갔구나. 

짧게 쓰인 글이고... 그 글이 모인 군집을 하나의 면, 뭉텅이로 생각해도 양쪽 종이의 여백을 채우는데 한참을 못 미칠 정도로 짧은... 

그래서 그런지 글씨의 굵기와는 사뭇 다른... 더 굵고 거친 선으로 그려진 그림을 글과 함께... 또는 글 다음으로... 아니 글보다 먼저 보게 되는 그런 책이다. 


생이 마감되는 그 순간... 그 직전까지 써내려 간 글을 읽어본 적도 있다. 

담당하기도 하고 가끔은 터져 나오는 슬픔이 보이기도... 그렇지만 다시 억누르고... 

이 책도 그러하다. 

아파 보인다. 작가가 맨 마지막 적었듯이 죽음에 대한 생각에 조금씩 익숙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얼마나 혼자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손에 경련이 났다는 것을 적고 있다. 


안아줄... 안길 사람이 없는 고독... 

게다가 아픈 기간 동안 두려웠고, 이젠 두렵다는 게 지겹다는 생각... 

죽음이 대수롭지 않다는 생각으로 언제든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슬프지만 본인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그 지경~ 


아무튼 이 작은 해독 일기는 얇은 책으로 첫 표지와 같은 짙은 주황색으로 뒷 표지를 장식하며 끝을 맺고 있으며... 

일기의 끝으로 중독 치료 역시 처음보다 가벼웠고 그 과정 속에서 일기는 유익했을 거란... 


일기... 

적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것... 


작가만큼의 중독은 아니지만... 

나도 나를 옭아매고 있는... 나를 아파 보이게 하는 것들로부터 해독 일기를... 중단하지 말고... 

유익할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말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사강 #SAGAN #프랑수아즈사강 #베르나르뷔페 #백수린 #안온북스 #해독일기 #안온출판사 #엎드리는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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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대미술 -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뱅자맹 올리벤느 지음, 김정인 옮김 / 크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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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대미술


우리는 언제까지 현대미술의 사기를 참아야 하는 걸까?


119 페이지에 '고백을 위한 간주곡'이란 글이 나온다. 

여기 글에는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드러난다. 

음... 출판사 마케터님과 내 서툰 긴 내 서평을 읽는 분들이 지금부터 내가 적는 글을 읽고 장난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난 '고백을 위한 간주곡'이란 작가의 글을 살짝 수정해서 서평을 써볼 생각이다. 

그것이 작가를 잘 설명하고 작가는 왜 이런 글로 채워 책을 썼는지 가장 빠른 소개일 듯하다. 


조심스럽지만 내 서평으로 전달이 될지 모르겠다. 

쿠르베와 드가, 마네 세잔 피카소 뒤샹 말레비치 폴록 워홀의 계보보다 

보나르와 뷔야르 발로통 그리고 클림트가 지닌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왜 이렇게 열심인지... 

전통적인 예술의 극단적인 반대 편에 선 아방가르드한 미술들이 지금 유행하며 그 유행을 따르지 않는 다른 화가와 그림들은... 낮게 평가받는 것에 왜 이리 작가는 화가 나있는지... 그래서 책 후반부에 그런 화가들의 소개에 적극적인지 말이다. 


.... 

나는 의구심이 가득한 채로 이 책을 썼다.(읽었다.) 

내가 이 책(서평)을 쓰기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심정이었다. 회화와 화가에 대한 나의 취향은 진심이 아나라 피상적으로 습득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저 앵무새처럼 누군가가 보고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두려움 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어디 가서 회화와 화가를 잘 안다고 절대 말하지 않았으며, 누군가에게 그런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음을 고백? 한다.)이 항상 마음속에 떠오르곤 한다. 


아무도 더 이상 회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두려움(난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관심이 없던 그런 사람이었으리라), 예술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두려움(역시 이에 무관심했다.)이 쓸모없는 열정은 특권층과 부르주아, 미술계의 기생충이나 지닐 만한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역시....)


마지막으로 나에게 예술은 곧 관음증적인 즐거움이란 명확한 인식도 함께했다. 회화는 내게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말하거나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회화는 내가 이 세계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생각에 침잠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림 앞에선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눈으로 즐기기만 하면 된다. 거추장스러운 몸을 버려두고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고 시각과 사고만을 지닌 채 오랫동안 미술관에 머무를 수 있다. 존재와 행동의 이러한 거절이 내게 얼마나 큰 즐거움을 불러오는지 회화 앞에선 너무나도 분명해진다. 


아.... 그렇구나.... 이렇게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이런 책 속에 이러한 내용으로 가득가득 채워 넣은 거구나. 

이제 조금 아주 조금 알 듯하다. 

책 앞부분 제프 쿤스를 싫어하는 것이 곧 반 고흐를 싫어하는 것과 같다는 공식적인 미술사의 주장에 대한 답변을 아주 조금...(직접 말하기엔 부족해도 누가 말한다면 난 이제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고 모두가 구식이 아님을... 


나도 내 식으로 그림을 감상하고 좋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떠올려본다. 내가 좋아해서 이 공간에서 가끔이라도 보고 잠시 시간이 정지됨을 느끼며 이후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그 정지된 시간 속에서 눈으로 그림을 즐기고 싶어 팔로우한 작가님들의 그림들 말이다. 


#3 namu의 초록한 나무 그림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joung_youngju 달동네 달빛 작가로 소개되는 정영주 작가님의 그림도 내 골방 어디 한편에 꼭 걸어두고 싶은 그림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 그래 나도 그림을 좋아하고 있구나. 관심이 있네... ^^ 그렇지만 감히... 적은 서평이란 생각이 들어 이번엔 좀 업로드하는 것을 많이 망설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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