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
박성주 지음 / 담다 / 2025년 3월
평점 :
낯선 거리 내___게 말을 건다.
#박성주 #여행산문집 #담다
여행을 하고 그 기록을 남기는 책을 늘 탐독한다.
아니 탐독하려고 노력한다.
언제고 나도 이런 여행기를 남길 수 있을까?라는 부러운 마음을 밑바닥에 깔고서 말이다.
그러다가 글은 뭔 소리, 일단 여행부터 가야지..라고 혼자 쓸쓸히 웃어 넘긴다.
정년퇴임까지 일을 하게 될지... 그전에 명예퇴직을 할지... 어찌 되었건 그렇게 일을 그만두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까?
혼자 또 의문을 갖어본다.
작가님이 위 내 글을 읽으면 얼마나 허탈해하실까?
아이고 답답합니다. 도대체 퇴직까지 언제 기다리시려고 합니까~
독자님 저를 보세요. 일하면서도 중간중간 얼마나 잘 다니는지 책 잘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해주실 듯하다.
사실 이 책은 다른 여행기와 많은 차이가 있다.
자주 가던 곳이든 낯선 곳이든 늘 새롭게 여행한다.
그래서 자주 가던 곳도 어느덧 낯선 거리가 되어 작가에게 말을 걸고 결국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즉 제목의 낯선 거리엔 작가가 처음 방문한 곳만 포함된 것이 아니란 것을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알게 된다.
거창한 곳, 장소에 시선을 빼앗겨 탄성을 자아내는 그런 내용보다는..
그래 맞다.
표지 사진 이야기를 좀 해보면 되겠구나.
난 이 책의 표지 사진을 보고 이곳이 어딘지 몰랐다.
그런데 또 굳이 어디인지 찾으려 들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스스로 놀랐다.
나름 여행기인데...
이 책에 실려 있는 대표적인 여행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꿈을 꾸는 곳을 표지에 보여주며 "나 여기 다녀왔소! 한번 내 이야기를 읽어보실라우?" 말하고 싶은 그런 곳을 짜잔 하고 보여줄 것 같은데... 무심히 툭... 작가 본인과 촬영한 사람만 알고 있을 법한 낯선 거리를 보여주고 HELLO 하고 흘려 적은 인사를 하고 그만이다.
그렇게 자연의 경이로움 보다 또 인류 문화의 놀라운 유산보다 그냥 낯선 거리를 걷고 또 걸으며, 느리 터지면서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교통편을 통해 이곳저곳에서 '우연'을 가장한 글 소재를 찾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그것이 작가의 '잘 살아야겠다'의 실천인 것도 알겠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잘 짜인 일정대로 예외 없이 또 누군가는 '우연'이 깃드는 여행으로 우리는 모두 적당한 기대와 희망과 두려움을 품고 저마다의 여정을 이어간다. 이 방식에는 최선은 없으며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부터 다시 고민하자!'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말자'
'낯선 시선은 결과와 상관없이 가슴 뛰는 현장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낯선 골목을 걸으며 생각의 흐름에 따라 의식을 흘려보냈다. 글을 쓰고 싶었는데~좋아한다고 했던 것이 생각보다 간절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그래도 악착같이 살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시간 가능한 천천히 걸어야지'
작가가 모은 문장이고 직접 적은 문장이다.
이 문장들은 결국 내 문장이 되었다.
이렇게 작가는 패키지 같은 정해진 일정대로 그냥 다니는 여행은 내 삶에 '우연'이 끼어들 수 없다는 생각에 최대한 지양한다. 그렇지만 패키지를 부정만 하지 않는다. 패키지로 다녀온 후 다시 그곳에 가서 익숙해진 만큼 다른 길로 다녀보면서 낯선 거리로 뛰어들 용기를 얻은 것이라 긍정적으로 접근한다.
도대체 이런 태도는 뭘까? 놀랍다. 자연과 더불어 현지인과 호흡하려는 홀로 여행자이며 가능한 한 곳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사람.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다~라는 평가보다는 불확실성으로 오히려 뛰어들기를 겁내지 않는 여행자로서 그 여행의 방점을 찍는 행위는 반드시 글로 적어 여행을 온전하게 마무리하려는 작가이기도 한 여행가의 책...
낯선 거리가 작가에게 말을 건네 듯 책을 읽는 내내 작가는 내게 말을 걸어준 느낌이다. 일은 완전히 그만두고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삶이 여행이 듯 계획 없이 익숙한 곳이든 낯선 곳이든 어디든 다녀오시죠~ 그리고 꼭 글로 적어보시기 바랍니다.라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따스한 책을 읽었다.
#도서협찬 #책추천 #여행 #산문 #여행산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여행사진 #낯선거리내게말을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