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기억해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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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가장 가까운 친구가 있다. 피차 ‘어떤 꽃나무‘라는 詩 같은 깊숙한 ‘오래된 미래‘같은. 그런데 어느 시간부터 미묘한 균열이 생겼고 친교는 지속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섭섭한 시간이 있었는데 물어 보기가 거시기 해서 계속 지양하다가, 결국 질문을 하고 답을 들으니 ‘아 그랬구나‘. 이해하고 미안했다. 아름다운 채색화와 생명처럼 춤추는 펜화 크로키들과 함께, 누구나 각자에게 필요한 위로와 일깨움을 줄 듯한 책. ˝언젠가 되돌아보면 깨닫게 될 거야.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렇지만 얼마나 잘해 왔는지˝.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다는 것, 그게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야.˝ ˝한 번뿐인 이 삶. 꽉 움켜잡아˝. ˝사랑이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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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삶을 열다
정혜윤 지음 / 녹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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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자연을 사랑하는 라디오 피디‘ 정혜윤 작가의 ‘진실되고 유용하고 싶다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 생긴 나의 소원이다. 그런 책들이 나를 도왔기 때문이다.‘(173). 3백 그램의 심장을 가진 인간들의 ‘읽기 전에는 없던 가능성‘을 ‘삶은 삶에 대한 이야기‘(111)로, 영원히 낡지 않는 오래된 이야기들로 곡진하고 결연하고 힘차게 풀어낸 책. ˝이 슬픔을 내가 겪지 누가 겪게 할까.˝ 숭고한 말이다. 그러나 그 이면은 얼마나 슬프던지. ‘그러나 아름다운‘ (91). / [...] /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다 / 외롭지 않다고 아무리 말해본들 / 다시 외로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 하지만 지금은 이것으로 됐다 / 모든 외로움과 비통함을 불태워 / 사랑은 투명한 궤도로 나아간다 / [...] 5 미와자와 겐지의 시같은. (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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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장의 유령
아야사카 미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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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저택 ‘피안장‘의 원한을 밝히기 위해 전국의 초능력자들이 저택으로 초대되며, 사흘간의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꺼림칙할 만큼 아름답게 만개한 피바다 같은 피안화에 둘러싸여 전개된다. 쇼와 시대 원혼의 초자연적 현상과 고독과 슬픔과 절망의 공명과, 산자들의 내밀한 과거의 죄책감과 상처, 상호의존에서 벗어나 ‘무엇에도 물들지 않은 미래 같은 새하얀 꽃잎‘같은 진정한 공명을 이루는 몽롱하고 애틋한 페이지터너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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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성장했기 때문이다 - 상처 입은 치유자 공지영이 보내온 오랜 질문과 답
공지영.지승호 지음 / 온(도서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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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의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역경 때문이 아니라 성장했기 때문이다˝라는 말에서 가져온 책 제목처럼, 공지영 인터뷰이와 지승호 인터뷰어의 두 번째 인터뷰집인 이 책은 다양한 주제들을 두고 심도 있게 ‘실존적 고통‘과 ‘실존적 물음‘ 속, 고통과 성장. 문학과 삶. 죽음. 행복에 대해 각성과 통찰을 선물해 준다. 덕분에 의미 있는 서늘한 위로와 힘을 받은 좋은 추석이 되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 사물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 에픽테토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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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리 아니고 아오모리 - 김연덕의 10월 시의적절 10
김연덕 지음 / 난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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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덕 詩人의 10월은, 다른 ‘시의적절‘의 달들보다 길다. 하루하루의 이야기가 촘촘히 길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풍성하고 세밀한 이야기들을 더욱 고요함 속에 자세히 듣고 있는 중이다. ‘지역과 국경의 낙차, 이 순간 각자의 방식으로 곧게 퍼지거나 구부러진 채 투명히 흘러드는 낙차‘(68)를 내 시간의 낙차와 함께 만나게 되는 冊이다. 다른 시의적절 책들은 하루만에 읽는데 이 책은, 10월 31일. 요절한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을 미리 읽고 매일매일 읽게 될 것이다. 아오모리(靑林)의 푸른 숲 이야기와 노인들과 고요하고 고즈넉함으로. 마치 뭉게구름처럼 긴 꿈이 될 것 같은 시월이다. 심장같은 사과 파이와 연어 주먹밥과 맑은 술로 시작하는 연휴의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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