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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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예술가 소설‘ 3부작의 완성인 ‘발레‘를 소재로 한 소설로, ‘요로즈 하루‘라는 ‘인간이 무용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그 표현 대상의 원형을 봤던‘ ‘세부에서 전체로, 생물에서 무생물로 향했던‘ 대단히 비범하고 특별한 무용수에 대한 이야기로 아름답고 매혹적이면서 한편 굉장히 일본스러운 小說. 챕터4의 ‘춤은 기도를 닮았다. 오늘도 하루를 온전히 춤출 수 있기를. 내일도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춤출 수 있기를.‘ 우리 역시 저마다의 원형으로, 온전히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기도‘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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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왔다 




더럽게 왔다

혼자만 있을 때 왔다

살짝 기울어진 히야신스처럼 왔다

필통 위에 반짝이는 노란 별처럼 왔다

고인 물에 입맞춤하는 금붕어처럼 왔다



찌무룩한 루카*씨 혼자서

창과 밖을 바라보고 있을때 왔다



*'찌무룩하다'의 발음기호 [-루카-]에서 따옴




- 성미정 詩集,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봄비, 히야신스, 필통, 반짝이는 노란 별, 금붕어. 좋아하는 것들이 다 들어 있는 '봄비가 왔다'.

이맘때면 저절로 떠오르는 이 詩를, 죽지도 않은 내가 올해도 찌무룩하게 커피를 내리며, 올해의 꽃대를 올리는 히야신스의 싱싱함을 선물로 바라본다. 오늘은 詩人의 <나는 팝업북에 탐닉한다>를 피노키오처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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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하야시 기린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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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는 ‘햇볕이 잘 드는 땅‘이다. 이곳을 행패로 차지하는 고양이 트래비스가 어느날 생선 꼬리를 건네는 고양이 미켈레에게 ˝난 필요 없어. 네 거잖아. 너 먹어.˝ 퉁명스럽게 말하지만 미켈레는 지금까지 ˝너 먹어.˝라는 말을 처음 들어서 둘은 친구가 되었다. 이 땅에서의 이별은 새드 엔딩이지만 , 어떤 존재이든 비록 양지에서 쫓겨 나더라도, 선의의 다정함과 진정한 ‘사랑의 인사‘를 겪은 후에는 , 음지에서도 여전히 ‘양지‘의 햇볕같은 사랑을 다른 존재에게도 나눠 줄 수 밖에 없는 그런 참 좋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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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어디 가요?

-예배당 간다



근데 왜 울면서 가요?

-울려고 간다



왜 예배당에 가서 울어요?

-울 데가 없다.




/ 김환영의 동시, <울 곳>







귀뚤귀뚤





오늘도 참 많이 울었다



풀에게 미안하다



이 계절

다 가기 전에

벗어둘

내 그림자



한 모금 이슬이 차다



문득 씹히는

내생來生의 별





/ 이원식 詩集, <비둘기 모네>에서.








어떤 꽃나무





이쁜 날들은 갔어


그래도 널 사랑해


네가


어떤 꽃나무였는지

아니까





/ 도종환 詩集,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에서.
















한밤중, "하느님, 심심한데 茶나 한 잔 합시다." 칭얼칭얼.

저녁에 수녀님과 통화 中 '어떤 꽃나무'에 대한 이야기.

그래,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이들에게 '어떤 꽃나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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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되지 않는 엄마 - 임경섭의 2월 시의적절 2
임경섭 지음 / 난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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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적절‘ 이번 2월은 임경섭 詩人의 ‘이월되지 않는 엄마‘이다. 인생에서 처음 마신 술이, 초등학교도 가기 전 정월대보름에 엄마에게 한 모금 얻어마셨던 귀밝이술이었던, 이십사 년 전 밸런타인데이에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한마디 ˝좋은 시인이 돼라.˝ 말씀에 76쪽 ‘베텔게우스‘로 답한다. 좋은 詩人과 그의 어머님 덕분에, 이문세 님의 ‘눈 나리던 날‘을 들으며, 눈 내리는 정월대보름날 귀한 선물로 도착한 라넌큘러스 하노이와 버터플라이, 퍼플 튤립, 장미와 은엽 아카시아와 설유화, 스톡크들의 향기와 더불어 늦은 귀밝이술을 시작한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무탈하시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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