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소모둠 달걀말이.
채소를 9가지(마늘, 파, 양파, 부추, 깻잎, 청양고추, 당근, 파프리카, 양송이버섯) 넣고 오랜만에 힘 좀 줘서 달걀을 말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집에 채소가 9가지나 있었잖아? 귀찮아서 요리를 하지 않았을 땐 채소를 몽땅 사다가 냉장고에 쟁여두고 시들고 말라붙어서 결국 버리는 일을 반복했는데(정말 몹쓸 일을 잔뜩했지) 채소를 잘 써먹는 요즘 무척 뿌듯하다.
어릴 땐 꼭 마늘을 넣는 엄마표 달걀말이가 싫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맛이 그리워져서 달걀말이에 마늘을 넣게 된다.
얼마 전에 고깃집에서 달걀찜 달라고 했더니 아줌마가 어디에서 왔냐며 "달걀"이 사투리가 아니냐고 한다. 그때 얼마나 놀랐던가. 달걀. 닭의 알이란 있는 그대로의 뜻을 가진 예쁜 말이고 되도록 우리말을 쓰려고 하는데, 한자어인 계란이 일상이 된 세상이란 이렇게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