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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멸치를 볶을 때 견과류를 맛배기로 조금 넣는데 씹는 맛을 돋우기 위해 팍팍 넣었다. 사 둔 지 오래된 견과류 처리 차 겸사겸사. 견과류 볶음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겠다.

씹는 행위는 욕망의 다른 이름 아닐까. 그래서 다들 침을 흘리며 육식에 환장을 하고. 그것 때문에 아메리까 대륙을 통째로 집어잡숫는 땅따먹기로 독특하고 뛰어난 문명이 철저히 파괴되고. 숱한 원(래)주민이 죽어나고.

 

요놈의 간사한 입. 내가 뱉은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 준 기억에 잠 못자고 헤매던 자취방 한 구석에서 어느날, 기형도 시집을 대충 훑어보다가 "입 속의 검은 잎" 이란 싯구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형도 형아는 역시 천재다. 연년생 동생을 둔 조카가 3~4살 무렵, 제 동생을 만날 꼬집고 깨물곤 하였다. 옷을 벗겨보면 조그만 아기의 몸이 새파란 멍투성이였다. 그럴 때마다 조카에게 주먹을 불끈 쥐고 "투쟁!" 대신 "질투는 나의 힘!" 이라는 구호를 외치도록 시켰다. 무슨 뜻인 줄도 모르고 신나게 따라하던 그 애가 벌써 중3이 되었네. 이젠 동생이 귀찮게 해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제법 어른스러운 아이로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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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멸치볶음 어떻게 하면 맛있게 할 수 있습니까. 전 요거 좀 어려운 거 가틈...

samadhi(眞我) 2014-02-21 08:32   좋아요 0 | URL
흠 저도 다른 사람 요리를 참고한 건데요
재료: 멸치, 식용유 반컵(종이컵 분량), 물엿2~3숟갈, 꿀1~2숟갈, 다진마늘1~2숟갈, 청양고추조금, 고춧가루2~3숟갈, 간장2숟갈, 파 한대, 견과류(분량은 특별한 기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대충입니다.)
참 저는 모든 멸치를(육수용도.마찬가지) 처음에 기름없이 한번 볶아요.(비린내제거) 육수용은 나중에 멸치만 건져내지만 멸치볶을 땐 체로 멸치가루를 걸러내구요.
1. 바닥이 깊은 팬에 식용유(오메가3 함량 높고 GMO아닌 국내산 현미유^^를 썼어요 집에 있는 식용유 쓰시면 됩니다.)와 물엿, 꿀을 넣고 저어준다. 보글보글하게 끓으면 청양고추, 마늘을 넣고 살짝 익힌 뒤 불을 끄고 고춧가루와 간장을 넣는다.
2. 양념에 재빨리(아주 중요. 안그럼 양념따로 멸치 따로가 됨)멸치, 견과류, 파를 넣고 양념이 잘 배도록 섞는다.
기름 때문에 느끼할 것 같지만 먹어보면 바삭하고 너무 끈적이지도 않고 괜찮더라구요. 물론 예민하게 느끼면 기름맛도 살짝 있지만 식감이 좋아서 이젠 이렇게 해먹게 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5:43   좋아요 0 | URL
오홋 !!!!!!!!!!
감사합니다. 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ㅋㅋㅋㅋㅋㅋ
멸치 볶음 저에게는 엄청힘들더라고요.... ㅎㅎㅎ 감사 ~~

samadhi(眞我) 2014-02-21 08:32   좋아요 0 | URL
요렇게^^는 좀 특이한 방식이구요. 잘 안맞을 수도 있으니 한번 해보시고 별로면 알려주세요. 다른 조리법을 또 찾아서 알려드릴게요. 요리 천하고수 우리 둘째언니한테 한번 물어볼게요. 그래봐야 별 거 없다는 식으로 말할테지만. 뭐든 뚝딱뚝딱 만들어 제맛을 내는 대단한 언니죠. 문제는 성깔(?)까지 대단해서 가까이 하기는 힘들지만요. ㅋㅋㅋㅋ그래서 제가 요리전수를 받아보려 마음만 먹었다 접었지요.
 

입이 심심할 땐 부침개지. 보통 김치전에 김치를 주로 해서 양파, 파, 청양고추 넣고 먹는데 해물이 없어서 있는 채소 다 털어넣었다. 맛이 안날까 염려했는데 채소 너희들 덕분에 풍부한 맛이 나는구나. 요리를 자꾸 하다보니 이젠 마음먹은 대로 맛이 난다. 요리하기 전부터 요리하는 중간중간 상상하는 바로 그 느낌, 그 맛은 딱히 아니지만 제법(?) 먹을 만하다.

 

 

 

대학 때 선배들이랑 학교 뒷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남의 파 밭에서 파서리 해서 다라이(?)에 한가득 반죽해 막걸리에 파전을 해먹었다. 선배들 셋이서 살던 자취방이 불이 나 화재민(?) 주막( 탈패, 문무회, 반딧불 3동아리 연합)을 열어서 파전 깨나 팔았는데 지금은 네 아이의 아빠가 된 그 선배도, 주막에서 서빙하다 다른 학교 여학생에게 헌팅 당했던, 이제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된 내 후배도 부침개를 먹을 때마다 그때가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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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2-11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라이 참 정감이 가는 말이네요..후후후후...

samadhi(眞我) 2014-02-11 02:04   좋아요 0 | URL
그것도 선배들이 어디에서 훔쳐와서 동아리방 한구석에 있던 거였어요. 길가에 버려진 가죽이 찢어져 스펀지가 군데군데 보이는 소파며, 심지어 학교도서관까지 털었는지 정기간행물 넣는 책장까지 있어서 우린 그걸 개인 사물함으로 썼지요. 참 그 사물함에는 목욕탕에서 가져온 목욕탕 화장품도 들어있었지요. 그래서 코를 찌르는 아저씨 향수 냄새를 맡게 되면 목용탕 화장품 냄새라고 인식하게 돼요.
 

반찬 없을 땐 달걀요리가 제일 만만하다.

뚝배기랑 새우젓만 있으면 달걀찜도 참 쉽다. 물론 조리할 때 신경을 써서 저어주고 불조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또 고래(커다란 마른 멸치)랑 마른새우, 다시마로 육수를 만들어 넣으면 깊은 맛이 나기에 육수도 만들어야 하고(맹물로 해도 상관없다.) 달걀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고 난 뒤 궁금해도 뚜껑을 열어보지 않는 참을성 그까이꺼만 갖추면 그만이다. 자꾸 열다보면 달걀찜이 푹 꺼지고 질겨진다. 생각보다 까다로운가?^^

 

달걀찜은 엄마닮았다. 통통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고 부드럽다. 한 숟갈 뜨면 입 안 가득 고소함이 퍼져 눈물이 찔끔 날 것 같다. 실은 급하게 먹느라 혀를 데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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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모둠 달걀말이.

채소를 9가지(마늘, 파, 양파, 부추, 깻잎, 청양고추, 당근, 파프리카, 양송이버섯) 넣고 오랜만에 힘 좀 줘서 달걀을 말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집에 채소가 9가지나 있었잖아? 귀찮아서 요리를 하지 않았을 땐 채소를 몽땅 사다가 냉장고에 쟁여두고 시들고 말라붙어서 결국 버리는 일을 반복했는데(정말 몹쓸 일을 잔뜩했지) 채소를 잘 써먹는 요즘 무척 뿌듯하다.

 

어릴 땐 꼭 마늘을 넣는 엄마표 달걀말이가 싫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맛이 그리워져서 달걀말이에 마늘을 넣게 된다.

 

얼마 전에 고깃집에서 달걀찜 달라고 했더니 아줌마가 어디에서 왔냐며 "달걀"이 사투리가 아니냐고 한다. 그때 얼마나 놀랐던가. 달걀. 닭의 알이란 있는 그대로의 뜻을 가진 예쁜 말이고 되도록 우리말을 쓰려고 하는데, 한자어인 계란이 일상이 된 세상이란 이렇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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