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내가 그를 죽였다"는 마지막에 가가형사가 "범인은 당신입니다."로 마치는데 읽은이에겐 결국 범인은 밝히지 않는채 마친다.
그러니까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는 거다. "스스로 추리해 보세요."
일본에서도 이 소설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소설 내용 자체는 평범하다.
간바야시 미와코의 약혼자이면서도 나쁜 놈 호다카 마코토가 결혼식 당일에 독약에 의해 살해된다.
범인은 호다카를 증오하는 스루가 나오유키, 유키자사 가오리, 그리고 약혼자 미와코의 오빠인 간바야시 다카히로의 세명중 한 사람.


누가 범인인가?

주의 : 아래는 소설을 다 읽으신 후 범인을 알 수 없으신 분만이 보십시오.


점은 가가형사가 마지막에 한 말(번역은 ChinPei),
"(미와코의 핸드백, 약병, 필케이스들의 사진을 가리키면서)...여기에 있는 물건 중의 하나엔 신원 불명인 사람의 지문이 묻었습니다. 여러분 것도, 호다카씨의 것도 아니었습니다. ....(도중 생략)......묻어서 당연한 인물의 지문이 남아있었던것입니다....(생략)....여러분들중 단 한명만 나의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바로 호다카씨를 살해한 범인 입니다."

가가형사는 과연 무엇에 "신원 불명의 지문"이 묻었다고 하였던가?
그건 필케이스다.
미와코의 핸드백도 호다카의 약병도 살해 상황과 가가형사의 추리과정으로 보아, 직접적인 증거물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필케이스는 범인이 독약을 살짝 놓았다는 중요한 물건이다.

그러면 필케이스에 묻은 "신원 불명의 지문", "묻어서 당연한 인물의 지문"이란 무엇인가?
그건 호다카의 전처의 지문이다.
소설의 앞부분에서 필케이스는 호다카가 전처와 짝으로 샀다고 하였다.
또한 소설 중간쯤에서 이혼한 전처가 호다카와 짝으로 산 물건들을 다 호다카의 집에 돌려보냈다고 하였다.
즉 그 전처가 돌려보낸 물건중에 필케이스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전처가 보낸 물건을 가지고 있던 사람만이 "호다카의 필케이스와 독약을 놓은 필케이스를 살짝 바꿀 수 있었던 사람"으로 된다.
그 사람은,스루가 나오유키다.
즉 스루가 나오유키는 먼저 전처의 필케이스에 독약을 준비해 놓았다.
미와코가 유키자사에 맡겨 유키자사가 스루가에게 다시 맡긴 필케이스를 양복 포켓에서 독약을 놓은 필케이스와 바꾸어 호텔 종업원에 넘긴
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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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부모에게 "이닦기 열심히 잘 하라"란 말을 들었을까? ...아마 들었다.
그럼 난 이닦기를 어릴 적부터 잘 해 왔을까? ...안해 왔다.
그래서 지금 많이 후해한다.

부모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얼토당토 않은 말이지만).
왜 내가
열심히 이닦기 할 버릇을 키워주지 안했을까?

... 역시 얼토당토 않은 말이다.
연년생 4명이 다 사내아이어서 밥먹을 때마다, 형제끼리 놀 때마다, 방에서 숙제 할 때마다, 형제끼리 목욕할 때마다, 밖에 나갈 때마다, 언제나 시끌벅적, 아니, 언제나 전면전쟁상태였다(단 맏이만은 "어른"이어서 거의 영생중립, 가끔 둘째(나)와 동맹관계).
부모가 어찌 철없는 것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돌볼 수 있으랴.
내가 아들,딸의 아빠가 된 지금, 상상조차 못한다.
게다가 내 할머니는 좀 고집불통인 분이어서 나의 어머니도 많이 신경을 쓰셨다.


내 몸 관리의 최종 관리자는 나다.
그러나 나는 나의 이 관리를 소홀히 해왔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밤 이닦기를
소홀히 했다.
결혼한 후는 아내가 부지런히 밤 이닦기를 하는 걸 따라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자기 이를 케어한다"는 의식은 없었다.
당연한 결과로 충치의 아픔도 여러번 경험했다.
그러나 그걸 치료하고 "나아지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지금 많이 후해한다.
때는 이미 늦었다.



치주병(齒周病=잇몸병)을 앓고 있다.
2년전에 충치 치료를 했을 때 의사가 말했다.
"치주병이 매우 중상입니다. 치료에 적어도 6개월은 걸릴 겁니다."
"치주병? 왜? 충치 외는 별로 아픈 것 없는데요."
부끄럽게도 나는 치주병(=잇몸병)이 뭔지 몰랐다.

X-선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
윗쪽 오른편의 어금니부분의 윗턱이 녹아 어금니의 뿌리를 잇몸만으로 지탱한 상태였다.
다른 이도 턱의 뼈가 많이 녹은 상태였지만 윗쪽 오른편의 어금니는 애석하게도 "길어도 5년"이라는 "죽음의 선고"를 받았다.

하나도 아프지가 않은데. 식사도 불편은 없었는데.
"자각증상이 없다는 점이 치주병의 무서운 점입니다. 자각증상을 느꼈을 적엔 이미 늦었습니다."



치주병 치료는 약 1년 6개월이 걸렸다(실은 내가 치료를 받기 싫어서 억지로 질질 끌었다. 아래 치료 상황 참조).
모든 이를 6군데로 구분하여 한군데를 2달∼3달의 한번, 그야말로 "살인적인 치료"를 하였다.

마취를 4번, 5번 하여 직경 0.5mm 정도(?)의 바늘 같은 기구를 잇몸과 이싸이에 놓아 그 바늘로 이 뿌리에 붙은 석회화한 세균을 깎아낸다.
사실 마취를 하기는 하였는데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자세한 건 알지 못했지만 잇몸병때문에 마취약이 쏟아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은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나 자신에 원인이 있단 말이다.

물론, 격통이었다.
여때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격통이었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혹시 "전신마취를 해달라." 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도 나는 납득할 수 있다.
담당한 예쁜 여성 치과위생사가 "죄송합니다. 잠깐만 참아주십시오." 하면서 1시간을 걸쳐 세균을 깎아낸다.
1시간 = 잠깐?



작년에 일단 치료는 끝났지만, 경과 관리가 중요하다 해서 2달에 한번씩 병원을 다닌다.
그러나 윗턱이 완전히 녹아난 오른쪽 어금니는 몇달에 한번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느낀다.
오늘도 그랬다.
그래서 치과병원에 갔다.
아직 젊은 치과의사(병원장의 제1 제자라 하는 사내)가 오늘도 말했다.
"통증을 느낀다는 건 이가 건강한 상태로 되돌아 왔다는 걸 뜻합니다."
"(알았어, 임마) 네, 그건 그렇고 좀 이 통증을 어떻겐가 좀..."
"네, 빼낼까요?"
"(이 놈이 언제나 '빼내자'타령이야) 그건 말고 약을 좀..."
"그건 '문제 해결 기피 행위'에 불과합니다만, ...알았습니다. 그럼 이번에(사실은 이번에) 약을 내겠습니다."



나도 안다...
이 어금니가 이제 안된다는 건...
다음에 염증이 일어나면 빼내야겠구나...
이 후회를 내 아들,딸이 경험하지 않도록 해야겠구나...
이닦기를 완전히 생활습관으로, 이닦기를 하지 않으면 편히 자지 못할 그런 심리상태가 되도록...
부모에게 혼난다고 이닦기를 시켜서는 안된다. 버릇이 되도록, 습관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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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7-2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정말 고생하셨었네요. 얼마나 아프셨을까...ㅠㅠ
아직도 치과가 무서워요^^;
그래서 열심히 닦고 있습니다.

조선인 2010-07-25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작은오빠가 이 다섯 개를 뽑아냈지요. 애들한테 그거로 늘 협박하고 있지만, 사실 나 자신도 제일 무서워하는 일. ㅠ.ㅠ

chika 2010-07-2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우리 형제들도 치아 얘기만 하다보면 서로 한숨을...ㅠ.ㅠ

pjy 2010-07-25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과를 무서워하지는 않지만 귀찮아서 쫌^^; 계속 꾸준히 치료를 해야된다는 점이 가장 성가십니다--; 자, 미리미리 예방이 최고죠!

ChinPei 2010-07-26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체오페르님 > 지금 그 아픔을 상상해도 소름이 끼쳐요. T^T
조선인님 > 마로, 해람이 이닦기 열심히 하도록 잘 챙기셔요. 또 치과병원에서 정기검사도 받으시구요. 연 3번정도는.
chika님 > 네,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내 동생들도 이는 건강하지는 않다 했어요. 그런데 나의 치료 이야기를 들어서 오히려 치과병원에 못간다 했어요. 지들도 "죽음의 선고"를 들을까바 무서워서요. ^^
pjy3926님 > 이닦기만으로 안심하시면 안돼요. 치과병원에서 정기검사를 받으셔야 돼요. 내가 별로 치과병원의 선전원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
 

나는 1965년생.
일본에서 이 시기 태어난 사내들이라면, 어릴 적에 거의 대부분이 울트라맨, 가면라이더를 보면서 자랐다.
나 역시 울트라맨 시리즈는 "울트라맨","울트라 세븐","돌아온 울트라맨(울트라맨 잭)","울트라맨 애이스" 까지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고, "울트라맨 타로", "울트라맨 레오"도 가끔 보았다.
각 주제가도 지금 즉시 부를수 있다. 물론 일본어 노래이지만. 

가면라이더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가면라이더(1)", "가면라이더(2)", "가면라이더 V3"까지는 매번 보았고, "가면라이더 X(엑스)", "가면라이더 아마존", "가면라이더 스트론거(Stronger)"도 좀 보았다.
물론 울트라맨,가면라이더뿐이 아니라 오만가지 "Hero Action"과 애니를 보고 자랐다.

내용은 모두 단순하였다.
울트라맨 경우는, 외계(우주)에서 외계인이나 괴물이 날아와서 지구를 파괴한다(왠지 파괴당하는 건 일본뿐 ^^).
그 괴물들에서 우리 지구를 지키기 위해 "M78성운(=빛의 나라)"에서 파견된 울트라맨이 괴물과 싸워 이긴다.
울트라맨은 평상시는 인간 모습을 하고 있고 지구를 지키는 "특수부대(???)"에 소속한다.
그 사람은 반드시 일본인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

가면라이더도 거의 마찬가지였다.
지구를 지배하려고 하는 나쁜 조직이 있어 그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인조인간 가면라이더가 싸운다.
가면라이더 역시 평상시는 인간 모습을 하고 있다.
적들과 싸울 때 "헹싱!!(=변신)"라고 외치면서 가면라이더로 된다.
그 사람 역시 일본인이다. ^^

내가 어렸을 적의 이런 Hero Action이나 애니들은 내용 자체는 단순하였다.
어쨌튼 나쁜 놈을 때려눕히면 되었던 거다.


그러나 요새는 뭔가 다르다.
아들이 만2살 된 무렵부터 함께 여러 "가면라이더"를 보아 왔던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면라이더 류으키(龍騎)"는 "라이더"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12명이상 나와서 왠지 서로 다툰다.
"가면라이더 화이즈(φ's)"는 주인공 자신이 왠지 괴물이었다. 또한 친구/동료라고 여겨지는 사람 성격이 왠지 나빠서 자꾸 심술 부린다. (그러나 이것만 좀 재밌었다)
"가면라이더 브레이드"는 내용이 전혀 알 수없었다. 또한 친구/동료라고 여겨지는 사람은 왠지 처음부터 괴물이었다.
"가면라이더 히비키"는 왠지 "헹싱!!(=변신)"라고 외치지 않았다. 또한 괴물들의 정체, 출신지, 기타 정보가 하나도 알 수없었다(요즘 가면라이더의 공통점).
(이 "히비키" 주인공역 배우는 당시 잘 알려진 배우여서 좀 놀랐다. 가면라이더 같은 어린이용 드라마는 젊은 배우의 "연기 훈련 마당"이라고 인식해 왔기 때문)
"가면라이더 카브토"는 뭐가 뭔지 완전 이해 불가능해서, 보면서도 보지 않았다. 거의 기억에 남지 않았다.
"가면라이더 뎅오으(電王)"는 ............ 아들조차 그저 타성적으로 보고 있었던 것뿐.
"가면라이더 키바"는 ...........
"가면라이더 디케이드"는 ........
"가면라이더 W(대블)"은 ........

사실 내가 어릴 적부터 반다이(BANDAI)의 기본전략(놀이감을 발기 위해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란 다름이 없지만, 뭔가 요새 드라마는 완전히 "내용은 둘째다, 라이더가 멋있으면 된다" 고 정색하고 있다.
멋있는 라이더로 어린이를 유혹하고,
"이케맨(멋있는 남자)"배우 등용하고 엄마들을 유혹하고,
예쁜 여성배우 등용하고 아빠들을 유혹하고,

(그래도 요즘은 아들이 가면라이더 놀이감에 거의 관심이 없어졌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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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7-22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요즘은 아동용도 아동용이 아닌듯~
유치찬란하더라도 기승전결에 권선징악이 좋았습니다만 요즘은.....

조선인 2010-07-2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우리 아들은 반다이 '전대' 시리즈요. 우리나라엔 '파워레인저' 시리즈로 소개되고 있는데, 엔진포스(그러니까 염신전대 고온저)가 끝났다고 좋아했더니, 이달 말부터 정글포스(백수전대 가오레인저)가 방영될 예정이라고 애가 들떴어요.

ChinPei 2010-07-23 10:25   좋아요 0 | URL
반다이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되요. ^^

루체오페르 2010-07-23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일본의 콘텐츠 산업은 대단한것 같습니다. 문화의 힘! 은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겠죠. 뭐,상업성을 배제할수 없다 하지만 원소스 멀티유즈 같은 시스템은 본받을만 합니다.

ChinPei 2010-07-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화의 힘"이라고 하기 보다, "돈벌이 근성의 힘"이 더 가까운 듯... ^^
 

아래 이야기는 좀 더러운 내용이 있어서 불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미리 양해하여 주시고, 그런 건 보기 싫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읽지 마십시오.

 


일주일전, 엉덩이에 부스럼이 생겼다.
원인은 피부암...... 이제 온몸에 번져 남은 생명은 6개월......

 

 

이건 농담이고. ^^


그저 직장에서 오랜 시간 앉은채 앞으로 구부려 컴퓨터 화면을 노려보면서 DEBUG작업을 한바람에 엉덩이에 부스럼이 생긴 거다.
(이런 부스럼을 우리말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모른다)

재작년부터 가끔 생겼다 나았다, 생겼다 나았다를 두달 사이클로 반복하면서 작년 겨울부턴 생기지 않게 되어, "이제 완전히 나았구나" 생각했던데 8개월만에 다시 나타났다.
"오랜만이에요"라고 인사는 안했지만.

40을 넘어서 체중이 늘었고 게다가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서 근육은 떨어지고.
야윈 나의 엉덩이가 나의 체중을 지탱하지 못하게 되었구나.
생긴 부위도 부위어서 병원에도 부끄러워서 쉽게 못 가고.

어깨결림, 목결림, 허리통증과 같은 직업병에다 엉덩이 부스럼.
나의 직업, 이놈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원망하는 건 이럴 때다.


어제 아침.
아내가 늦잠을 자는 나의 파자마를 벗겨 부스럼을 확인하면서,
"야, 훌륭한 암이 생겼네요. ^^ "
해서 칼칼 웃었다.
어린 딸이,
"암이 뭐에요?"
라고 묻는데, 8월에 만10살 되는 아들이 갑자기 울상이 되어,

"당장 병원에 가야 되!! 당장 병원에 가야 되!! " 

외친다.
나는 희미한 의식속에서
"아, 얘가 이제 '암'이 뭔지 아는구나... 많이 컸구나... "
라고 생각하였다.


병원에 가면 금방 나아질거지만, 지금은 가려울 뿐이고 더 하루 지나면 그것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젊었을 적엔 남의 일이었던 "암"도 40을 넘어서부턴 "이웃에 있는 공포"가 되었다는 건 틀림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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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7-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습진이 아닐까 싶네요. 얼른 치료하셔야죠. 잘못하면 여름마다 재발하실 거에요.

ChinPei 2010-07-2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의사라 하더라도 남한테 자기 엉덩이를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서... -__-)

chika 2010-07-2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습진이라면 요즘 피부연고가 좋으니 금방 낫습니다. 근데 제대로 치료안하면 정말 해마다 재발하고 안좋을텐데요. 의사는 사람이 아닌 의사일뿐이다,라고 생각하시고 ;;;;

ChinPei 2010-07-21 10:26   좋아요 0 | URL
네, 충고 감사합니다.
 

비장은 아니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입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한티재 하늘" 총 2권.

19세기말부터 20세기 전반까지의 경상도 안동지방의 백성들의 소박하고도 한많은 삶을 엮었어요. 
등장인물마다 깊은 사연이 있어 그들의 원한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 옵니다.
내가 이 소설을 가장 사랑하는 이유는, 주인공격인 이순이 일본에 건너가게 된 사정 때문입니다. 
재일교포인 나에겐, 비록 소설중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나의 할머니가 눈물 흘리면서 일본에 가지 않으면 안되었던 그 사실을 상기하기 때문입니다.
( 이 소설은 일본에서 태어나신 권정생선생님의 실화에 근거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소설을 내가 5번 읽었던데 그 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없었어요.





일본의 국민소설가라고 불리우던 요시카와 에이지(고인)의 "新平家物語(싱 헤이케 모노가타리)" 총 16권.
이 소설 한국어로 번역되었는지 알수없습니다.
12세기 무렵 일본이 귀족중심의 사회로부터 무가(武家)중심의 사회로 전환해 가는 상황을 상세하게 엮어 놓았습니다.
등장인물은, 전반은 平淸盛(타이라노 키요모리)를 중심으로 하였고 후반은 源義經(미나모토노 요시쯔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지금까지 읽은 일본어 소설중에서 가장 풍경묘사가 아름답고,전쟁풍경도 왠지 품위가 높고 아름다우며, 또한 일본어 자체가  무엇보다도 아름답습니다.
될 수있으면 일본어 원문 소설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江戶幕府(에도 막부)의 초대 장군인 德川家康(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파란만장의 일생을 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매우 상세하게 펼쳐 놓았습니다.
일본의 이 시기, 즉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의 중요인물들이 기라성과 같이 등장합니다.
오다 노브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타케다 신겐, 우에스기 켄신, 다테 마사무네 등.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대하소설"의 주인공격인 인물들이어서 이 시대의 주요사건, 전쟁은 이 시리즈 하나만으로 파악이 가능합니다.
특히 오다 노브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때로는 동맹자로, 때로는 적대관계로, 그리고 군주와 신하의 관계로 되어 가는 그 과정은, 그 이후 江戶幕府(에도 막부)가 안정하고 장기 권력으로 되기 위한 모든 원인을 보여 줍니다.


다만 이 소설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일본의 앞날을 위하여 혼란스러운 전국시대를 끝장내겠다고 마음먹은 그야말로 절세의 영웅, 보살과 같은 선인으로 표현하였지만 이는 아무래도 사실에 어긋났다고 해야겠습니다. 
무력과 무력이 충돌하는 이 시대에, 자신이 천하를 다스리겠다는 야망없이 순수 나라를 구원하고자 하는 그런 사상은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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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07-1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하소설은 점점 읽기가 힘들어지지만, 관심이 생깁니다.

ChinPei 2010-07-15 14:01   좋아요 0 | URL
읽기는 힘들겠지만 읽어난 후의 만족감은 대단해요.
그러나 만족감과 동시에 상실감도 좀 느끼지만요. ^^

비로그인 2010-07-1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정생 선생님의 역사소설이라니, 그런 책이 있는 줄 몰랐군요!

반갑습니다. ChinPei님, 안 그래도 지난 달에 교토에 다녀왔는데 진작 서로 알았으면 이것저것 여쭤보고 갈 걸 그랬네요. 일본 어디에 사시는지요?

ChinPei 2010-07-15 14:17   좋아요 0 | URL
Manchi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나, 일본 나고야시의 근교에 살거든요. 내가 우리말이 서투러서 원하시는 걸 잘 전해 드릴 수있을지 모르지만, 여러가지 물어주시면 저도 기뻐요.

무해한모리군 2010-07-15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티재하늘은 읽다보면 참 한숨이 절로 났습니다.
그런 시절을 살아낸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기고, 깨끗한 우리 말이 참 좋았던 소설로 기억됩니다.

ChinPei 2010-07-15 14:45   좋아요 0 | URL
고고씽휘모리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티재하늘을 읽으면 지금 우리에게 튼튼한 나라가 있다는 걸 정말 행복하게 느껴져요. 물론 나라안에 많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노이에자이트 2010-07-1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이케 모노가타리는 70년대에 번역되었는데 지금은 구하기 어려워요.지금도 국내에서 잘 팔리는 요시카와 에이지 소설은 역시 <미야모토 무사시>.

야마오카 소하치 소설은 분량이 너무 많지요.저도 도쿠가와 이에야스 완독은 못했어요.후지와라 세이카와 강항의 우정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는 장면이 기억납니다.역시 압권은 아케치 미쓰히데에게 당하던 오다 노부나가의 최후! 번역자인 이진희 씨는 일본의 3대 전웅에 대해서 매체에 글도 쓰고 이 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7-1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정생과 이오덕의 우정도 유명하지요.두 분은 동물사랑이 유별나기도 했습니다.

ChinPei 2010-07-15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자이트님.
네,요시카와 에이지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건 "미야모토 무사시"지요.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내용은 모르지만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역시 그가 정권쟁취를 확정한 "세키가하라 전투"가 가장 압권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나라의 안녕을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그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웅대한 모략도 서슴없이 하기 시작해요. 메이지시대 이전의 일본에서 "세키가하라 전투"가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7-16 16:24   좋아요 0 | URL
세키가하라 전투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해석하면서 야마오카 소하치는 이시다 미쓰나리와 고니시 유키나가를 다소 가혹하게 비판하던데...물론 도쿠가와를 띄우려다 보니 어쩔 수 없긴 합니다만...chinPei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ChinPei 2010-07-17 00:39   좋아요 0 | URL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선 이에야스를 나라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구세주"적인 인물로 표현하였지요.
이에야스가 "구세주"라면 이시다,고니시 그리고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은 "나라 문제엔 상관없이 개인적인 명성에 집착한 사람"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그 당시 일본에서 "나라(즉 통일국가)"라는 개념이 확립하고 있었던지 의문스럽습니다.
물론 이에야스는 히데요시가 죽은 이후 자신이 정권을 장악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것 역시 "자신(=도쿠가와)의 명성"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볼수있는지 없는지 매우 의문스러워요.
또 이에야스에 비해 이시다는 "힘"이 아닌 "정의,질서,규칙"등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고 확신한 점이 당시 사회 상황으로선 좀 관념적이고 비현실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한쪽이 "착한 사람"이고 한쪽이 "나쁜 사람"이라는 구분은 현대인의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키가하라에 관해선 시바 료타로의 소설 "세키가하라 상.중.하(3권)"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보다 현실에 가까운 이에야스, 이시다의 모습을 볼 수있을 것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7-17 15:29   좋아요 0 | URL
예.몇년 전 시바 료타로의 것이 번역되어 나왔지요.제가 추천하는 작품은 유럽에도 잘 알려진 가톨릭 작가 엔도 슈샤쿠<숙적>입니다.고니시 유키나가가 가톨릭 교도이기도 하고 해서 고니시에게 동정적이지요.여기서 숙적이라 함은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를 이릅니다.세키가하라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볼 수 있지요.혹시 안 읽으셨으면 꼭~~~읽어보세요.분량도 많지 않고 박진감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어요.

ChinPei 2010-07-17 15:34   좋아요 0 | URL
엔도 슈사크가 역사소설을 썼다는 건 몰랐어요. 라 하기보다 엔도 슈사크의 소설은 하나도 못 읽었어요. ^^
꼭 읽겠어요. 내가 참 "세키가하라 전투"에 관심이 많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