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일 1클래식 1기쁨 -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의 말 1일 1클래식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김재용 옮김 / 윌북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다.’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 집은 이 말을 매번 말하며 생활하는데 하루도 음악을 듣지 않은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잠잘 때 음악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한다! 동생들과 함께 노래방을 가면 최소 3시간에서 5시간정도 노래를 부르고 나온 뒤 걸어가면서 노래를 듣고 부른다.

ㅤㅤ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데도 나에게 클래식은 먼 이야기였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소위 교양이 있는 사람들, 재벌가 사람들 등 특정 사람만이 즐길 것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 들어보려고 유튜브를 뒤적인 적도 있지만 뭔가 분석을 해야 할 것 같고 작곡가도, 악기도 잘 알아야 할 것만 같아 포기했다.

ㅤㅤ

클래식을 멀리 둔 상태로 살던 중, <1일 1클래식 1기쁨> 책을 발견했다. ‘하루에 1곡의 클래식은 부담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ㅤ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두꺼운 책인가 싶었는데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66곡의 클래식을 담았기 때문이었다.

ㅤㅤ

이 책의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작가의 말이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의 세계가 초대받지 못한 파티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었다고. 음악이란 건 결국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해하지도 분석하지도 말고 그냥 느끼는 그대로, 반응하는 그것이 클래식을 즐기는 것이다.

ㅤㅤ

1월 1일부터 2월 14일까지 차근차근 클래식을 들어보며 소소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온전히 즐기는 게 힘들지만 클래식이 무진장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는 것, 그냥 내가 평소에 듣는 하나의 음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플레이리스트에 클래식이 하나씩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 아닐까?

ㅤㅤ

2020년엔 클래식으로 시작해 클래식으로 끝마칠 수 있길 바라면서 내일은 또 어떤 음악이 날 기다리고 있는지 기대해본다. 2021년에는 또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1월 1일부터 시작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덤플링
줄리 머피 지음, 심연희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송에 문제가 있어서 다시 받아본 덤플링.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두꺼워서 놀랐다.
ㅤㅤ
 영화 <덤플링>의 원작소설인 이 책은 어쩔 때는 불안하지만 어쩔 때는 누구보다 당당한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ㅤㅤ
 주인공은 윌로딘 딕스, 뚱뚱한 여자아이다. 남들보다 뚱뚱한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당찬 아이. 하지만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점점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키스를 하다가도 몸을 만지면 황급히 밀쳐내기도 한다.  점점 용기를 잃어가던 찰나 루시 이모의 미인대회 신청서를 발견하고 미인대회에 참여하기로 한다. 미인대회의 조건은 단 두 가지.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것, 나이가 17~20세 사이일 것. 윌로딘에 감명을 받은 밀리와 아만다, 해나까지 미인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ㅤㅤ
 미국 하이틴 영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번역도 그런 느낌이기도 하고. 근데 한국의 느낌이 좀 강한 번역이 나올 때는 좀 이상했다. ‘을매나 멋지게요~?, 극혐 등)
ㅤㅤ
 책을 읽고나니 너무 아쉬웠다. 거의 500쪽이 되는 이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뒷장은 또 없나 찾고 있는 날 보았다. 윌로딘과 보의 뒷 이야기도 궁금했고 엘렌과 팀의 이야기도, 밀리와 아만다, 해나의 연애 이야기도 더 듣고 싶었다.
ㅤㅤ
 영화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이번 주 주말에 넷플릭스를 한 번 결제해봐야겠다.
ㅤㅤ
 외모 강박은 누구나 다 겪어봤을 이야기다. 특히 여자들에게 있어 외모문제는 끊임없이 나오는 주제이다. 인터넷 뉴스창에 ‘몸매’를 검색하면 대부분 여자 연예인들의 늘씬한 몸매, S라인, 섹시 등의 기사가 나온다. 남자 연예인들은 살집이 있어도 인간미 넘친다는 듯한 느낌을 풍기는데 여자 연예인들은 과연? 일반인들은 과연?
ㅤㅤ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아닌 보여주기를 위한 다이어트를 할 땐 다이어트약도 먹고 그랬다. 좀 더 빨리,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옷도, 머리스타일도 그렇다.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만족을 위해 행동했던 모든 것들은 결국엔 나를 좀먹더라. 그런 행동에서 벗어난 지금은 굉장히 행복하고 편하다.
ㅤㅤ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나는 갈수록 여자 아이들의 외모에 대한 집착이 무서워진다. 벌써부터 풀메이크업을 하고 다니고, 나보다도 화장품을 많이 알고 사서 가지고 다닌다. 보정 없는 사진은 못생겼다며 기괴할 정도로 보정을 하고 입술에 핏기가 없어보이는 건 싫다며 틴트를 놓질 않는다. 자신의 가슴, 허리, 엉덩이, 다리를 강조하는 옷을 입고 오는 경우도 많다. 하물며 망사스타킹까지.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즐긴다. 남자애들은 성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말한다. 가슴이, 다리가, 내가 초등학교 교실에 있는 게 맞는 건지 싶다. 자기들도 이렇게 하기 싫을 때가 있지만 안하면 왕따당할까봐, 욕 먹을까봐 계속 한다고 한다. 피부가 망가졌으니 가리려고 또 화장하고 또 망가지고 악순환이 되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너희 그대로를 사랑해라’ 뿐이다.
ㅤㅤ
 지금 성인인 우리들이 전해준 이 사회에서 아이들은 점점 까맣게 물들어간다. 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이 까맣게 물들어 가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하얀 물감을 풀어주고 싶어서. 있는 그대로의 너희를 사랑하라고, 윌로딘이 외모강박에서 벗어난 것처럼 너희들도 틀에서 벗어나라고. 좀 더 편하게 살라고. 너희들을 가두는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라고.
ㅤㅤ
 우리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길,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행동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기성세대인 우리들이 조금씩 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본연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웃는 때가 다시 찾아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 잠 못 드는 시리즈
테오 컴퍼놀 지음, 하연희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굉장히 내가 멍청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에는 책도 가까이 했고 자주 읽는 편이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나서는 1년에 책 한 권 읽기도 힘들었다. 집중력도 많이 안좋아지고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면 뭔가 심심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지금이야 이런 나를 바꿔보고자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있지만 어쨌든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스마트폰' 때문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말이다.

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위대한 도구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인간이 문제일 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스마트 기기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인간이 문제일 뿐이라고. 굉장히 머리가 띵해지는 말이었다. 스마트 기기가 날 이렇게 만든 게 아니라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이라는 게.

뇌과학하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다. 분명 내 몸인데 나한테는 너무 어렵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굉장히 쉽게 나의 뇌에 대해 설명해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꽤 두껍게 느껴지는 책이지만 실상 그렇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관련 그림과 함께 핵심만 전달해준다. 하나의 소제목 당 1~3쪽 정도의 내용과 한 문장의 요약이 끝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순식간에 완독한 나를 볼 수가 있었다.

조금 아쉬운 건 이 책이 저자의 저서 '브레인 체인' 중에서 핵심 내용만 뽑은 책이다보니 조금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전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두껍고 어려운 낱말이 많은 책을 읽기엔 힘들테니 맛보기로 훑어본 후 자세한 건 저자의 저서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의 사고의 뇌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름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렇게 생각하고 지내던 내겐 충격이었다. 멀티태스킹은 오히려 사람의 창의성과 사고의 질을 낮추는 안좋은 습관이었던 것이다. 최근에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일을 마치려다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틀린 부분이 많던 그 때가 떠올랐다. 내가 내 뇌를 혹사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인간의 뇌는 반사용 뇌, 사고의 뇌, 저장의 뇌, 이 세 가지의 뇌로 구성된다고 한다. 반사용 뇌는 감각기관에 의존해 지금 여기에만 집중하는 뇌이며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뇌는 피곤을 모르는 현재만 아는 뇌. 사고의 뇌는 생각하는 뇌라고도 하며 추상적 존재에 대해 사고하는 뇌며 과거를 반추하고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현재와 미래의 돌파구를 찾는 뇌. 이 뇌는 느리고 지속적인 주의와 집중이 필요하며 피곤을 쉽게 느낀다. 저장용 뇌는 쉬는 동안 정보를 거르고 저장하고 재구성한다.

습관이 생기는 것은 사고의 뇌와 반사용 뇌의 작용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운전으로 예를 들자면 처음에는 한 가지 일만 처리하는 사고의 뇌를 통해 운전을 배운다. 실수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점점 실수로 교정해나가면서 반사용 뇌가 서서히 기억을 하기 시작하면서 운전이라는 습관을 만든다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아도 운전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반사용 뇌를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상 커넥티드 상태(ICT에 접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처음에는 정말 좋아보이지만 오히려 재앙이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으로는 ICT가 나를 통제하고 중독이 되며 끊임없이 ICT에 접속해있고 싶어진다. 뭐든 이상은 좋은 법이니까.

이런 커넥티드 상태를 끊을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나를 위해서는 해야 하지만 말이다. 조그마한 습관부터 천천히 늘려가볼까 생각 중이다. 가장 먼저 할 것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망치는 것보단 잘 살아보는 게 더 낫겠지. 평소에 좀 막 살았던 나를 반성하며 조금씩 습관을 들여보자. 반사용 뇌가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생각하고 고민하고 집중하는 삶을 살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렌즈 다낭 : 호이안.후에 - 최고의 다낭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해외여행 가이드북, Season4 ’20~’21 프렌즈 Friends 28
안진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꿈꾸는 버킷 리스트 중에 한 가지는 '해외여행'일 것이다.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나도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 것이 해외여행이다. 아직까지 한 번도 해외를 가본 적이 없다. 비행기조차도 타본 적이 없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경험을 듣다보면 그 사람들이 굉장히 대단해보인다. 우리나라 문화와 전혀 다른 곳을 마음껏 즐기기 온 그들의 용기가 굉장히 부럽기 때문이다.

동생들과 언젠가 한 번쯤 해외여행을 가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정된 곳은 베트남의 다낭. 그런 와중에 리뷰어스 클럽에서 '프렌즈 다낭' 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아주 절묘한 인연!

요즘은 각 여행지에 대한 온갖 정보들이 정말 많이 있기에 그 중에 내가 원하는 것만을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여행을 갈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누구나 다 해외여행 가이드북을 하나씩 보곤 한다. 내가 처음으로 접한 가이드북이 이 '프렌즈 다낭'이다. 거두절미하고 핵심만 말하면 이 책은 각 나라의 기본적인 정보부터 추천 여행 코스, 여행 예산 짜는 법, 볼 거리, 식당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 현지 교통정보 및 입출국 과정 등 굉장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이 한 권만으로 여행의 큰 그림,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제일 좋은 점은 첫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될 수 있는 많은 정보들이었다. 다낭에서 여행을 시작할지 호이안부터 시작할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어떤 점이 좋은지 여행코스는 어떻게 하면 될지 알려주는 부분. 사람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숙소를 정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경제적인 여행을 원하는지 관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여행을 원하는지 등 다양한 경우를 대비한 내용이 있어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나같은 사람에게 교과서같은 정석 책이지 않나 싶다.

3박 4일, 5박 6일 등 여행 날짜에 따른 추천 코스나 숙소, 교통, 식사, 음료, 입장료 등의 현지 물가를 적어두어 촘촘히 여행 예산을 짤 수 있게 도와주는 부분도 굉장히 좋았다. 그 지역의 명소나 숙소, 공공기관 등이 적힌 지도를 수록해줘서 한 눈에 여행 코스를 짤 수 있게끔 해준다.

생동감 넘치는 사진들과 자세한 설명이 마치 이미 베트남에 가서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꿀팁들도 많이 나와있어서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여행을 하면 좋을 시기와 함께 간단한 여행 회화까지 나와있는 친절한 책.

표지에 나온 대로 정말 '생애 첫 여행 친구'가 되어주었다. 이미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자신의 경험과 꿀팁을 전수해주는 것만 같은 이 책! 별로 무겁지도 않아서 여행다닐 때 들고 다니기에도 좋을 것 같다.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완전 유용할 책! 다른 프렌즈 시리즈도 많이 있던데 도장 깨듯이 하나씩 읽어보고 싶다. 먼저, 첫 번째로 얼른 다낭으로 떠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침대 위에서 이따금 우울해진다 - UNTRUE
웬즈데이 마틴 지음, 엄성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섹스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생각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남성은 섹스를 자랑하며 남보다 나은 자신이 일구어 낸 하나의 업적처럼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어떤가? 많은 남자와 섹스를 해봤다고 말하는 순간, 하자가 있는 제품처럼, 더러운 걸레처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그리고 소문이 난다. ‘여자가 되어서 몸뚱아리를 함부로 굴리니?’, ‘남자야 그럴 수도 있지. 여자는 조신해야지. 좋지 않아도 좋은 척 해야지.’ 남성보다 여성이 섹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많이 받는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ㅤㅤ

남성의 시점에서 보는 야동 같은 컨텐츠에 익숙해진 남성은 여성을 야동에 나온 포르노 배우와 같이 대한다. 좀 더 밀어부치면, 좀 더 강압적이게 하면 좋아하는 듯한 섹스에 있어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여성 배우를 보기 때문이다. 실제가 아닌 연기를 하는 배우를 통해 섹스를 배우기에 실제로 자신과 관계를 맺는 그 여성이 원하는 것을 캐치하기 어렵다. 결국, 여성들은 가짜 연기를 한다. 오르가즘을 느낀 것처럼. 누구보다 황홀한 섹스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ㅤㅤ

웬즈데이 마틴은 여성의 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려준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농경사회’, ‘쟁기’가 여성의 성을 왜곡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인류가 떠돌이 생활을 멈추고 정착을 하면서 시작된 농경사회. 상체의 힘이 많이 필요한 쟁기를 남성이 쓰기 시작하면서 농업에 있어 여성의 힘은 약화되고 결국 여성은 집에 있는 것, 집에서 음식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생활이 점점 고착화되어 간다.

ㅤㅤ

흥미로운 것은 여성의 정혈(월경)도 농업을 한 이후로 매달 해치워야 하는 숙제가 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분기별로 치뤄졌다고. 완전 부럽.

ㅤㅤ

일부일처제, 한 여성과 한 남성이 짝짓기를 하는 것이 고착화되어 있는 이 사회는 여성의 성과 욕망을 철저하게 옥죄고 있다. 여성은 오랜 기간동안 함께한 남자보다는 새로운 사람, 한 사람보다는 여러 사람과 즐기는 섹스가 본성이라고 말한다. 이런 여성의 본성과 욕망을 끌어내리기 위해, 편견을 만든다.

ㅤㅤ

원시시대 여성들은 자신을 지켜줄 가장 강한 남성들에게 매달린다는 둥 남성들은 날 때부터 여성보다 성욕이 강하고 여성들은 날 때부터 한 남성 및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고 싶어한다는 둥의 이야기.

ㅤ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성에 대한 몇 가지 설에 대해 풀어낸다는 것이다. 남성의 고환이 큰 이유나 암컷 침팬지의 신음 소리는 다른 수컷들을 부르는 소리라는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ㅤㅤ

한국 사회는 유교적 성향이 강해 여성의 성과 욕망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암묵적 동의를 빙자한 성폭력이 발생해도 여성들은 숨을 수 밖에 없다. 피해자인 당사자가 자기를 탓하고 검열하는 그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인가?

ㅤㅤ

강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진 사회일수록 여성들의 행복도가 높다고 한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다보면 언젠가 올 수 있을까?

ㅤㅤ

여성들의 성이 한낱 놀림거리가 되지 않기를. 내 욕망이 누군가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모든 여성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강하게 말할 수 있기를.

ㅤㅤ

많은 여성들이, 그리고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남성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유익하고 또 유익한 이야기.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