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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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주세요.

‘엄마를 부탁해’ 이 책은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나왔던 책인데 그 당시에 서술 방식이 너무 나랑 안 맞아서 첫 장을 읽고 하차했었다. ‘너, 당신’ 등으로 표현해서 이게 뭐여? 하면서 접었다.
독서모임에서 이번 달 책으로 정해지고 나서야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였다.
주변 사람들이 너무 슬프다, 눈물을 흘리면서 본다고 말해서 마지막까지 미루다가 하루 전날에야 완독을 했다. 조금 글썽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크게 울진 않았다.
이야기에서 남자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욕하면서 봤다. 큰 아들이고 남편이고. 굳이 서술할 필요 없을 듯. 차라리 둘째 딸의 이야기를 더 해줬으면 좋았겠어.
읽으면서 우리 엄마가 생각나서 슬펐다. 그리고 덤덤해졌다. 나름 몇 년 간 마음을 추스르긴 했나 보다. 인간 박소녀가 형철 엄마가 되었듯이 우리 엄마도 이름을 잃어버리고 00엄마라고만 불렸지. 고생을 하다 결국 2017년에 세상을 떠났다. 박소녀씨와 마찬가지로 유방암이 원인이었다. 뇌에 암 덩어리가 다 전이가 되어 병원에서 우리를 잊었을 거라고 말했었다. 병원을 찾아가자마자 엄마는 우리를 알아봤다. 다른 건 다 잊어도 우린 잊지 않았더라. 기나긴 투병 생활에 엄마도 우리도 지쳐버렸다. 결국 임종을 지키지 못한 상태에서 엄마는 떠나버렸다. 그 때가 너무 죄스러워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우리 엄마가 한낱 인간임을 망각한 채, 대단한 신인 것 마냥 언젠가 훌훌 털고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그 당시의 내가 밉다. 사라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 되다니. 꿈에서 조차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끼다 어느 날 엄마가 날 다독여주는 꿈을 꾼 뒤, 엄마는 내 꿈에 잘 나오지 않는다.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이 책. 나는 이미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덤덤하게 읽을 수 있었다. 지나치게 후회를 많이 하고 앓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답답한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어쨌든 한 번쯤 읽기에 나쁘지 않은 책.
근데 작가가 표절논란이 있었던 적도 있어서 다시 읽진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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