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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영어 - 우리 아이를 위한 성공하는 영어학습법 ㅣ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이병민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3년 12월
평점 :
영어. 요즘 가장 큰 고민이자 새해 가장 큰 화두이다.
학교를 졸업한 지가 언제인데, 영어를 직접 사용하는 직업도 아닌데, 앞으로 또 쓸 일이 얼마나 많이 있겠냐며 영어공부를 덮어둔 게 벌써 수십년이다.
게다가 큰 아이가 이제 중학생이 되면서,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년이 되면서 아이들의 영어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차에 서울대 영어교육과 이병민 교수의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간 영어교육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쳐 온 전문가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영여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내게, 마흔 넘어 다시 영어를 시작하려는 내게 구체적이고 자세한 영어공부 방법을 일러주었다.
이 책은 많은 학부모가 궁금해 할 질문에 대한 답에서 시작한다. 조기 영어교육은 효과적인가, 언제 어떻게 영어교육을 시작할까, 단어는 얼마나 알아야 하고, 문법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등이다. 공교육과 사교육,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영어교육의 차이점까지. 귀가 솔깃해지는 실질적인 질문과 답변들이었다.
영어교육을 언제 시작하면 좋은지 명확한 답은 없지만 분명한 건 지금부터 배우면 된다는 것. 우리가 원어민처럼 능숙하게 하는 걸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해외여행 가서 한 마디라도 하려면 지금부터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금 딱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자 해결책이다.
저자는 아이와 같이 동화책을 읽고 영화를 들으며 아이가 영어책을 읽는 힘을 길러주라고 조언한다. 엄마의 발음이 엉성하더라도 분명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건 이병민 교수가 가설을 세운 1만 1,680시간의 법칙이다. <아웃라이어>를 쓴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보다 훨씬 앞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것은 하루에 8시간씩 48개월 동안 공부를 하는 것을 말한다. 하루 종일 한다고 볼 때 4년 정도 되면 원활하게 소통이 가능할 만큼 외국어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니 어쩐지 용기가 생긴다.
누군가 나에게 대학 전공을 물어보면 그냥 웃으며 얼버무린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누군가 영어로 말을 걸 것 같으면 눈빛을 피하고 딴짓을 하니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한 '책으로 영어를 배운' 케이스라 그런 것 같다.
한 마디라도 하려면 문법을 먼저 생각하고, 문장의 구조를 생각해서 완벽한 채로 말을 하려니 입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 책에 따르면 나는 정확도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고, 남편은 능숙도에 익숙한 사람이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가면 남편은 일단 대화를 한다. 어순이 어떻고, 문법이 어떻고 따지기 전에 우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대답을 들은 후 또 말을 이어간다. 나는 옆에 서서 남편의 말에서 문법과 문장 구조의 오류를 마음속으로 계산하고 있다. 말 한 마디도 못하면서.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능숙도가 더 우선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영어에 능숙하다는 것은 문법을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런 능력은 절차적 지식이 잘 만들어져 있을 때 가능하다.
절차적 지식을 쌓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꾸준히 몸으로 훈련해야 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서툴고, 실수하고, 다시 해보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꾸준히 몸으로 훈련해야 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틀려보기도 하고, 다시 하면서 언어 습득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 언어 교육의 4가지 중 어느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참 궁금했는데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책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실생활에서 자꾸 말해보고 듣고 대화해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영어가 내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말이다.
같은 커리어를 가졌다면 영어 능력을 갖춘 사람이 더 유리하다. 앞으로는 더할 것이다. 영어를 잘했더라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을 것이고, 더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었으리란 뒤늦은 후회가 새해부터 나를 영어공부의 길로 이끌었다.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흥미로운 방법을 골라서 자유롭게 영어를 접하고 공부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게 강의가 될 수도, 미드가 될 수도, 조기 유학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우리집 아이들은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애니메이션을 보며 영어에 흥미를 갖는다. 이제 막 영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들과 평상시에도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나 역시 영어공부를 시작해야겠다. 이 책에서 말한 내용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지금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시대엔 지금보다 영어가 필수이고 너무 당연한 대화 수단으로 쓰여질 것이다. 그러기에 영어교육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책으로만 하기 어려우니 유학이나 단기 연수라도 보내야 하나 몇 년째 고민을 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덮어두었던 영어책을 다시 열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