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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미분이 될까요 - 점에서 무한까지, 나를 만나는 수학 공부
반은섭 지음 / 궁리 / 2020년 10월
평점 :
수학은 우리 삶과 맞닿아 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수학은 그저 어려운 것일 뿐이었다. 단지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필요한 것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수학에 대한 편견을 일부나마 깨뜨려준다. 수학자가 쓴 에세이? 수학자가 인문학적인 글을 쓴다. 뭔가 흥미로웠다.
저자의 삶과 함께 공유되는 수학 문제들, 또 그때그때 저자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담은 글, 따뜻했고 기발했고 사람을 깨우는 맛이 있었다. 저자는 참 따뜻한 사람이다. 수학자라고 하면 왠지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저자는 참 바르고 사람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진심 어린 이야기들이 사람의 마음을 풀어준다.
‘적극적으로 내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것, 그것이 다름 아닌, 인생의 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내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128쪽
이처럼 수학을 통해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얻어 왔다는 그의 이야기들에 공감이 갔다. 여기에 나온 수학 문제를 보니 중학교, 고등학교가 생각났다. 잊어버렸던 공부를 다시 하는 느낌도 들어서 기분이 미묘하게 좋아졌다. 또 오랜만에 공부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계속 읽다 보면 저자의 말에 동요되어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것도 나에게는 참 놀라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수학에 대한 편견도 깨뜨리고 마음의 위로와 작은 깨달음을 얻기를 소망한다.
끝으로 나에게 가장 와닿는 말을 책에서 인용하고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는데 사실 쉽지 않다. 막힐 때가 많고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논문을 보지 않고 한 달이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그의 삶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있기에 더 공감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훌륭한 논문은 다 쓴 논문입니다.’ 227쪽
동의한다. 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