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그게 차별인가요? - 무심코 사용하는 성차별 언어 왜요?
박다해 지음, 김가지(김예지) 그림 / 동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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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다. 한국어 교재로 유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간혹 성차별로 보이는 표현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여성스럽다는 표현을 가르치면서 사용되는 예로 여성분이 예쁜 옷을 입고 있는 장면을 사용하는 것 등이다. 사실 이게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것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처럼 성차별은 우리의 주변 곳곳에 심기어 있다.

 

이 책은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나는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차별 표현을 비롯하여 실제로 차별이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자칫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술술 읽힌다. 중간중간 삽입된 만화나 삽화도 이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청소년 교양 시리즈라고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참 좋을 내용이다.

 

나는 남자다. 그렇다고 페미니스트를 싫어하지는 않으며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며 여성과 싸운 적은 없다. 하지만 은연중에 나도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군 가산점 문제도 그렇고 결혼하려면 남자가 무조건 집을 마련해야 하고 가족의 생계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불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러한 생각마저 성차별적인 사회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깨달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우리나라도 여성이 살기 좋아지는 나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성평등으로 나아가기까지 우리가 많이 멀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나부터 성차별적인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청장년, 노년층, 여성, 남성 모두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사실 조금은 걱정이다. 이 책을 읽었을 때 어떤 이는 커다란 반감을 가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알아야 하는 내용이다. 우리 사회에 문제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것을 계속 양지로 끄집어내야 한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성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 사회가 속히 오기를 바란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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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베트남 북부 & 하노이, 퐁냐케방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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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었다. 베트남은 5~6년 전에 호치민에 간 이후로 두 번째였다. 코로나19 이후에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설레면서도 긴장도 되었다. 그래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많이 얻고자 했다.

 

그런데 서점에서 여행책을 고르는 코너에 가면 꼭 이 시리즈를 보게 된다. 전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다루는 책인데 상당히 상세하게 그 지역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마침 하노이를 비롯하여 베트남 북부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 있어서 구입했다.

 

이 책은 하노이에서 꼭 가 봐야 할 곳과 식당을 소개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주의해야 할 것들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택시, 버스, 숙소에 관해서도 잘 나와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또 마지막 장에는 현지에서 꼭 알아야 할 베트남어 표현들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실제 하노이에 살면서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쓴 책이라 더 실제적이었다.

 

하노이에 갔을 때 이 책을 가지고 갔다. 가서 그랩이라는 택시 에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이나 식당이나 관광지를 찾는데 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정보는 실제와 거의 다 일치했다. 덕분에 안전하게 잘 다녀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베트남에 종종 가게 될 것 같은데 그때마다 이 책을 가지고 다닐 것 같다. 베트남 중부나, 남부를 다룬 책도 있던데 구입할 의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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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날들의 기록 -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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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날들의기록 #철학자김진영의마음일기 #김진영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좋은스승 #일기 #서평단

 

좋은 스승과의 대화는 내 영혼을 살찌운다. 그리고 지나치게 긴말보다 짧은 몇 문장이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좋은 스승과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툭툭 던지는 말들이 저자와 직접 대면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또 진솔한 마음을 나누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어쩜 이리 지식의 양이 많다는 말인가? 이 글을 읽으며 지식적으로도 배우는 것들이 많았다.

 

이 책을 처음 받고 생각했다. 이 책은 호흡을 길게 두고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야 하는 책이 읽는 반면에 시간을 두고 조금씩 읽어 나가야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바쁜 하루를 보내다 지칠 때, 꺼내어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참 즐거웠다. 새삼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책의 표지도 단순해서 좋았다. 흰색, 노란색, 표지에 겉면의 글자는 눈에 확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게 이 책의 내용과 참 맞는다 싶다. 지나치게 화려한 표지였다면 이 책이 주는 깊고 담백한 맛이 사라졌을 것 같다.

 

저자는 철학자이면서 강의를 많이 하러 다니신 듯하다. 강의를 하고 또 다니면서 드는 생각들을 군데군데 적으셨다. 분야는 다르지만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내게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냥 반가웠다. 조언이 되는 이야기도 있었고 뭔가 이해 받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저자는 이 세상에 안 계시다. 이 책은 암 선고를 받기 전 선생님이 블로그, 페이스북, 개인 노트 등에 기록한 글을 모은 글이라고 한다. 생전에 선생님을 만나 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쩌면 글은 죽은 사람과 현재의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자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좋은 스승을 만난다.

 

사는 게 너무 바쁘면 지친다. 그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에 조용한 음악을 틀고 멍하게 있고 싶다. 때로는 책을 읽는 것도 좋다. 아니면 짧게라도 일기를 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진영 선생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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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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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FLORDELIS #엘레나포니아토프스카 #ElenaPoniatowska #구유옮김 #은행나무출판사 #자전소설 #세계문학 #스페인어권문학 #멕시코문학 #서평단

 

이 책을 읽으면 다양한 사람들이 떠오른다. 한국 사회에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민, 지금은 사라져 버린 근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양반 계층, 성도를 그루밍하는 종교지도자들, 사랑에 갈구하는 의존적인 청소년, 자립심 강하게 먼저 독립하는 청소년, 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가장. 이 책은 이 다양한 인물들이 동시에 나타나며 뒤죽박죽 섞여 나타난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에서 폴란드 왕족인 아버지와 멕시코 귀족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은 이들을 프랑스에서 머물지 못하게 만들고 어머니의 고향인 멕시코로 떠나게 만든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멕시코 귀족이라고 하지만 가족의 생김새는 순수 백인, 즉 미국인을 닮았고 그들의 신분은 그들이 멕시코에 온전히 속하지 못하게 만든다. 실제로 주변인들이 그들을 멕시코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떤 집단에서 이방인으로 머문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너의 피부색이 다르다. 너는 프랑스에서 온 귀족이니 우리와는 다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주인공과 그의 가족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단일민족이라는 환상에 빠져 살았던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들이 느끼는 거리감은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다.

 

주인공은 사춘기 소녀다. 한창 사랑을 갈구할 나이이다. 그는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고 인정 받기를 원한다. 그것은 가톨릭 신부인 퇴펠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주인공은 퇴펠의 사랑을 갈구한다. 이처럼 주인공은 끊임없이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를 보면서 그 나이 때 내 모습이 생각났다. 나도 내면에서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원했고 그것은 20대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신부의 모습을 보면서는 한창 문제가 되었던 성직자의 그루밍이 생각났다. 그는 참 위선적인 인물인데 겉으로는 약자의 편이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것은 편안함과 안락이다. 그는 귀족을 조롱하지만 그의 삶은 그들을 추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주인공의 가족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조종한다. 참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이다.

 

주인공과 가장 크게 대비되는 것은 그의 동생 소피아다. 소피아는 어렸을 적에는 말썽을 많이 일으켰지만 결국 오래 사귀었던 남자 친구와 결혼하며 집을 떠난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보다 더 주체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둘을 비교하며 이 책을 읽는 것도 흥미로운 읽기 방법이 될 것이다.

 

멕시코 소설, 스페인어권문학이라는 게 무척 매력적이다. 1940년대 멕시코 상황을 우리는 당연히 알지 못한다. 그 새로운 세계로 가서 그곳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소설을 읽는 자의 특권이다. 곳곳에 인용되는 성경 말씀들도 인상적이다. 작가가 나름 의미를 주고 의도적으로 설정한 장치들인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내가 온전히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는 또 다른 여성판 데미안이라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소녀의 섬세한 마음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모처럼 머리를 싸매고 씨름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러한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혼란한 가운데서도 성장은 있다. 여러 사건들 속에서 느끼고 점차 변화되면 되는 것이다. 저자의 다른 소설도 한번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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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태양이다 - 박미하일 장편소설
박미하일 지음, 전성희 옮김 / 상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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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어 강사로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친지 꽤 되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그리고 끝에 -스탄이 붙은 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꽤 많이 만났다. 그 중에 간혹 김 XXX, XXX로 성이 한국식인 친구들이 있는데 혹시 고려인이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들을 만나면 참 반갑다. 그렇지만 막상 그들과 더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한국어 수준이 아직 낮으면 언어에 제약이 있기도 하고 내가 바쁘다는 핑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 고려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무엇보다 저자의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 타지키스탄의 두샨베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이름이 박미하일로 바로 고려인이다. 고려인이 쓴 작품은 읽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다.

 

이 소설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주인공은 국적이 카자흐스탄인 비켄티 전이라는 고려인이다. 그는 시인으로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해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간다. 가는 도중 열차에서 레라라는 여성을 만나 좋은 감정을 느끼고 함께 모스크바에서 잠시 머물기도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서는 하숙집에서 두 달간 머물다 우연히 만난 보리스의 소개로 오래된 화물선에서 겨울을 지내기도 한다. ‘예르나라는 창녀를 만나기도 하고 한국인 여행자인 권은필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특유의 정서가 있는데 문학을 하는 이들의 감수성이랄까?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부유하며 떠도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고려인으로 뭔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렇지 않을까? 저자는 러시아 국적을 가지고 있고 러시아어를 쓰지만 러시아에 진정으로 속해 있을까? 지금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한다고 하는데 어디에서나 타자의 입장으로 있을 것 같다.

 

또 중간에 한 노인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거대했던 나라가 무너지고, 이제는 각자 자기 굴속에 틀어 박혀들 있어!”

노인은 자유를 부르짖었지만 오히려 자유를 잃었다고 이야기한다. 소련 때는 우크라이나와 여러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이 하나였다. 그때는 어디든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다른 쪽으로 이동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지난날로의 회귀를 꿈꾸는 자들에게는 다르게 읽힐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결국 주인공을 구원하는 존재는 가장 무시당할 수 있는 신분의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그 사람에게 정착하기를 바라지만 소설은 그 끝을 분명하게 나타내지 않고. 여전히 주인공이 떠날 것임을 암시한다. 고려인의 삶이 그런 것일까? 아니, 어쩌면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럴지도 모른다. 이 땅은 나그네로 잠깐 왔다가 간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참 재미있는 소설이다. 예전의 러시아의 대문호들이 쓴 듯한 특유의 정서도 있다. 이러한 보석 같은 소설이 숨겨져 있었다니 참 아쉽다.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하고 고려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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