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 빛과 물질의 탐구가 마침내 도달한 세계
그레고리 J. 그버 지음, 김희봉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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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투명인간이 된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이나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투명인간이 된다면 어디에나 마음대로 갈 거야. 투명인간이 된다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거야.’ 등 발칙한 상상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만화 등은 시대를 거슬러 흥미를 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에도 투명 망토가 등장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한 과학책인 것은 아니다. 소설과 영화 등 투명한 세계를 다양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예시로 들어 더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영화 ‘프레데터’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그것은 저자가 물리학자임과 동시에 SF 애호가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 게임인 ‘던전 오브 드래곤’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독자에게 친절하게 다가온다. 이 책의 목적이 과학의 대중화라면 충분히 달성했다고 말하고 싶다.

물리학은 지난 수백 년 동안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한다. 망원경은 보다 멀리, 보다 자세하게 보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되어 왔다. 그런데 이 책은 보이는 것을 볼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금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적절한 사진과 삽화와 함께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고자 애쓴 점이 돋보인다. 이러한 기술들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고 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잘 설명되어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 책의 부록도 무척 흥미롭다. 부록1에서는 나만의 투명 장치 만드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정말 흥미가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그리고 부록2는 보이지 않음과 관련된 여러 소설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인용한 책도 있으며 짧은 소개글도 있어서 흥미가 있다면 찾아서 읽어 봐도 좋을 것 같다.

과학도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문과생들도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정재승 교수님의 추천사처럼 소장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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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이, 유전공학의 발전과 논쟁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예병일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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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는 교양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많이 듣는다. 당장은 중요해 보이지 않아도 그것을 쌓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보다 나아질 것이다. 그러한 교양을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이 좋다.

누구나 유전공학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쓰이기도 하고 뉴스에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쁘게 살아간다. 당장 오늘이 중요한 우리에게 유전공학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유전공학은 이미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잇다. 이 책은 유전공학이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유전공학의 역사를 비롯하여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다.

유전공학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제약 산업도 유전공학으로 인해 크게 발전하였다. 질병을 진단할 때도, 과학수사와 신원확인 등에도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커다란 위협이 되는지를 경험하였다.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 코로나19를 파악하고 이겨내는 데에도 유전공학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밖에도 이 책은 유전공학에서 여러 논란이 되는 부분도 다루고 있다. 인간 복제라거나 맞춤 아기 등 공상과학영화에서 볼 법한 기술들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잘 제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또 유전공학에서 업적을 쌓은 이들도 알게 되었다. ‘멘델’은 유명하니 말할 것도 없고 그 외에 한평생 연구에만 온몸을 바쳤던 ‘생어’와 같은 분의 이야기가 언급된다. 특히 ‘생어’는 업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도 ‘생어’를 많이 좋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유전공학의 입문서로 딱 적당하다. 너무 길지도 않고 어려운 용어가 있지만 저자가 쉽게 설명하고자 애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미래 사회는 싫든 좋든 유전공학의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좀 더 유전공학에 관심을 가질 때 유전공학은 조금 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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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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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일컫는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참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요즘에는 혼밥, 혼술도 많고 인스턴트 식품도 많아서 그 의미가 조금 퇴색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밥을 먹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서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이 책은 한국의 위대한 작가 황석영님의 에세이로 식사, 밥에 대한 글을 모은 것이다. 황석영님은 한국의 현대사를 압축했다고 할 정도로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이다. 우선 그의 고향은 만주이며 그의 어머니는 이북이 고향이다. 그리고 해병대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글을 써서 도망쳐다니기도 했다. 80년대 말에는 문익환 목사님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해외에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그의 다양한 인생 속에서 먹었던 음식과 방문했던 식당과 장소,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군대, 구치소, 감옥, 북한,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먹었던 음식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작가님의 글은 정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이 느껴진다. 글을 읽으면 음식과 그 재료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그리고 음식과 함께 나타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먹었던 음식, 먼저 세상을 떠나간 친구들과 먹었던 음식, 어머니가 해 주시던 음식 등 고향, 그리움에 대한 정서가 글 속에 강하게 묻어 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독자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고 그리운 사람을 떠오르게 만든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예전 기억이 떠올라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또 감옥, 구치소, 북한 등 색다른 경험도 소개된다. 특히 예전 김일성과의 에피소드는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라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 감옥에서의 일도 새롭게 다가왔다. 독일과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묘사도 정말 맛깔나게 묘사되어 인상적이었다.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요즘에 음식이나 여행에 대한 방송도 많고 책들도 많다. 하지만 그 어떤 콘텐츠 못지않게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작가님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책 속에 우리의 정서가 있다. 사람이 있다.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그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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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있어서 구원 - 교유서가 소설
채기성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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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비롯한 문학 작품은 예로부터 그 시대를 예리하게 읽고 풍자해 왔다.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소설을 통해 말하고 보았다. 민중은 소설을 읽으며 답답함을 해소하기도 했다. 요즘은 SF를 비롯하여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소설이 등장하지만 다들 그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 소개할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소설가 채기성님이 몇 년간 문예지나 신문사에 발표했던 8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소설집이다(미발표 소설이 1편 있다). 8편 모두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놀랍도록 잘 반영하고 있다. N번방 사건, 학교폭력, 데이트폭력. 코로나 팬데믹, 직장 내 성과주의 등을 소설 속에 잘 녹여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사람들의 심리, 성향을 잘 반영한 것 같다. 이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누구나 느낄 법한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작가님의 작품은 무척이나 섬세하다. 사실 작품을 읽는 내내 작가님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헷갈렸다. 각 소설마다 주인공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계속해서 바뀌는 데다가 섬세한 묘사와 감정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남자는 이러한 소설을 쓸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또 우리 사회의 굵직한 이슈들을 소재로 사용하면 있지만 자칫 교훈적으로, 또 딱딱하게 흐를 수도 있음에도 전혀 그러한 느낌이 없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또 8편 모두, 소소한 반전들이 있어서 더 몰입해서 보게 한다.

뭐랄까? 정말 뛰어난 작가님을 만난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처럼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잘 꿰뚫는 작가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활용한 소재들도 현실과 밀착해 있고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따뜻함도 있어서 읽고 나면 여운이 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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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반양장) -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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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마음이 먹먹해졌다. 가슴속에서부터 뭔가 울컥했다. 슬프지만 희망적인, 힘들었지만 이겨낸, 누군가의 이야기, 또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한, 이 소설!

 

나는 어렸을 때 참 내성적이었다. 생각이 많았고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도 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과거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참 우울해 보였다고 이야기한다. , 고등학교 때 썼던 일기를 보면 어두운 정서가 확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의 이야기에 심히 공감이 간다.

 

이 소설에는 상처가 있는 몇몇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 이유는 다 다르지만 다들 가정과 연결되어 있다. 가정이, 부모가 어떠하냐에 따라 아이의 정서와 생각도 달라진다. 이것을 보면서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 나름의 세계도 깊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알게 모르게 상처를 극복해 간다. 중학생이라고 하면 마냥 어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도 서로 위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가 생각나기도 하면서 나의 좁은 시선이 조금은 깨어졌다.

 

여기서 상세히 이 책의 내용을 밝히고 싶지는 않다. 아이들이 저마다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목도하면서 느껴지는 희열이 책 속에 있는데 이것을 다른 사람들도 고스란히 느꼈으면 하기 때문이다. 꼭 한번 일독을 권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전해지는 울림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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