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 - 종말로 치닫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기범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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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도 역사상 가장 덥다는 말이 많다. 그리고 유래 없는 물폭탄이 떨어질 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오늘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지구에 살고 있다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책들과 이야기들은 많다. 이 책도 그중의 하나다. 그런데 같은 듯하면서도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우선 프롤로그의 이야기부터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두고 흔히 “지구가 아파요”, “지구를 구해요”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사실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즉 인간을 위해서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무심코 지나가는 말속에서도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기후위기에 처한 우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여러 구체적 사례와 과학적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자칫 놓치고 있거나 편견을 가지고 있던 것들도 깨뜨리게 만든다. 예를 들어 꿀벌이 사라지는 것이 기후위기 탓도 있겠지만 인간이 사용하는 살충제 때문이라는 것도 새로웠다. 살충제만 사용하지 않아도 꿀벌을 훨씬 더 많이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을 바로잡아준다.

그렇다고 이 책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3장 ‘피할 수 없다면 적응하라’ 챕터가 인상적이었는데 인간은 어떻게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또 실제적인 사례들을 들어 경각심을 줌과 더불어 나름의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이라는 대도시에 존재하는 옥상 정원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사진과 함께 제시되어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다. 한국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인 민폐국가라고 한다. 한 방 맞은 듯했다. 많이 부끄럽기도 했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오늘 우리의 선택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희망은 있다’는 에필로그의 제목이 기억에 남는다. 기후위기에 대해 무관심했다면 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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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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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편지하면 왠지 아련함, 그리움, 추억, 따뜻함과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 편지를 쓰지 않은지도 꽤나 오래 되었다. 예전에는 손으로 편지를 쓰고 주고받는 것을 꽤 좋아했었다. 그러나 삶이 바빠서일까?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일까? 어느새부터 편지를 전혀 쓰지 않게 되었다.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쓰지 않는 것 같다. 요즘에는 SNS가 발달해서 즉각적으로 연락을 할 수 있기는 하다. 간편 조리 음식, 인스턴트 음식, 일회용품 등 빠름과 효율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영향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손편지가 주는 정성과 진심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영화의 꿈을 접고 방황하는 주인공이 편지가게 글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다. 분명 주인공이 있지만 여러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각자의 사연도 나름 특색이 있어서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러 인물들이 편지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고 회복되어 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참 따뜻한 이야기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편지가게 글월은 소설 속에만 있다고 생각해서 ‘이러한 가게게 실제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마지막 장을 보고 알았다.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었다. 작가는 실존하는 편지가게 글월에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쓴 것이었다. 글월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니 무척이나 신기했다. 상상 속 세계가 실존하는 느낌이랄까? 보너스를 받은 것 같았다.

작품 속에 등장한 편지들이 실제로 여러 사람들이 쓴 편지라는 것도 신선했다. 소설 속 세계와 현실 속 세계가 차원을 넘어 소통하는 듯했다. 작가와 독자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간다니! 정말 새로운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나도 편지를 써서 주고 받으면서 울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너무 정신없이 살아서일까? 그때의 감정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오랜만에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러한 책이 좀 더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었으면 한다.

다음에 꼭 글월에 방문해 볼 생각이다. 거기에서 펜팔 편지도 써 보고, 여러 편지지도 구입하고 싶다. 그리고 오랜만에 편지를 써서 여러 지인들에게 보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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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의 탄생 -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허은순 지음 / 현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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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상상 속에서는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이다. 내가 직접 쓴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좋아하는 농구를 비롯하여 다양한 운동을 잘한다. 직접 작곡한 노래도 있고 외국어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스페인어까지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하나도 이룬 것이 없다. 계획은 많이 했었지만 늘 작심삼일로 끝났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위의 일들은 이룰 수 없다고 여기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지 않을까?

이 책은 허은순이라는 분의 인생 2막을 다룬 에세이다. 67년생으로 적지 않은 연세시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시는 분이시다. 젊은 시절에 작가로, 건축일로, 그밖에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일을 하신 분이셨지만 남편을 하늘로 먼저 보내고 공황장애를 겪는 등의 어려운 일도 겪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현재 매일 인스타그램 릴스를 업로드하는 인플루언서이자 디자인으로 1인 사업을 하며 여전히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밖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다.

저자는 분명 보통 사람이지만 동시에 특별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평범한 일상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책 속에서 그가 던지는 말에 강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 말들은 영감을 줄뿐만 아니라 따스함도 전달한다. 실패한 사람에게는 위로를, 정신 없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쉼과 여유를 제공한다. 책 표지가 온통 초록색인데 초록색이 생명을 상징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도 독자에게 생명을 제공하는 것 같다.

서점에 가면 많은 에세이가 있고 저마다의 언어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우리는 에세이를 통해 위로를 얻기도 하고 조언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기존의 에세이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것은 글 속에 저자의 연륜과 늘 깨어있고자 애쓰는 저자의 현재가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세대간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나 청년층 모두에게 어필할 만한 책이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나도 앞으로 나이를 더 먹을 텐데 저자처럼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읽어 보시길, 나의 부족한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가치를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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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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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상이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혼밥족, 혼술족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이제는 일상어가 되었다. 마트에 가도 혼자 요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이 포장되어 나오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사람 간의 대면 접촉도 줄어들어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SNS가 더욱 활성화되기도 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갈등의 시기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전세계 곳곳에 갈등의 씨앗이 보인다. 자기 중심적인 자들이 지도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또 젠더 갈등, 세대 갈등 등 혼란은 점점 가중화되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초래된 이상 기후로 지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갈등으로 결국 멸망 가까이 이른 인류가 대안으로 마련한 세계가 등장한다. 세계는 중앙과 외곽, 두 곳으로 나뉘어진다. 중앙의 사람들은 버블이라는 곳에 거주하는데 버블은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안락한 공간이다. 집의 확장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눈을 뜨고 상대방을 보아서는 안 된다. 타인과의 접촉은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타인과의 교류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소설의 배경이 미래이거나 판타지라도 독자에게 설득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처음 이 책을 읽고 이러한 세계를 접하면서 지금 추세로 가다가는 정말 이러한 세계가 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철저히 분리된 개인의 공간 버블이 있는 중앙에 머물 것이냐, 아니면 여러 사람들과 마주칠 수 있는 외곽으로 갈 것이냐? 이는 저자가 독자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사람 때문에 힘들다.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각종 흉악 범죄와 여러 사건, 사고를 보면 치가 떨린다. 회사에 다니고 여러 사람을 접하면서 사람 때문에 지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 버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혼자 살 수는 없으니 최소한의 관계만 맺는 온라인 세계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분명 어떠한 사람은 이 책의 중앙 세계에서 살고 싶어 할 것이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그래도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가하기도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의 전개도 적당하게 빠르고 흥미로운 사건과 반전이 등장하기도 한다. 흡입력이 있어서 한번 책을 잡으면 놓지 못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뻔한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아서 좋기도 했다.

*이번 서평단에 참여하면서 작가가 공개되지 않아 유추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는 누구일까? 일부러 작가가 누구인지 찾아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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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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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정신없이 바쁘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을 살다가도 문득 과거의 어떤 때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때가 행복했기 때문일까? 사실 대부분 후회가 될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30대 직장인이다. 바쁘게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에게는 어떠한 일들로 인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한 그가 우연히 한 칵테일바에 가게 되고 거기에서 칵테일을 마시면서 과거 어떠한 시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줄거리이다. 주인공이 어떠한 시기로 가는지, 그리고 그곳에 가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스포일러가 되기에 여기서 자세히 밝히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연령대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차이가 클 것 같다. 독자가 청소년이라면 흥미있는 소재라고 여기며 몰입할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후회가 되거나 아쉬웠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사실 이 책이 청소년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을 듯하다. 우리에게는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과 감정을 느꼈던 시기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여러 감정을 느꼈다. 나는 주로 주인공과 같은 위치에 있었기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드라마,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에 과거로 돌아가는 회귀물이 많다. 배경이 판타지이든 무협 세계이든 이 시대이든 주인공이 후회가 되는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를 바꾸고자 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만큼 우리에게 후회가 되거나 아쉬운 일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지금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이 책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123쪽
돌아갈 수 있다고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을까요? 어제는 오늘의 과거입니다. 내일의 과거는 오늘이지요. 내일은 그다음 날의 과거가 됩니다. 우리는 늘 과거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내일의 과거이니, 오늘 뭔가를 한다면 내일이 바뀌지 않을까요? 과거는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매일매일 살고 있을 뿐입니다.

이 말이 주는 울림이 컸다. 결국 오늘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않을까? 이 책을 꼭 한 번쯤은 읽어 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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