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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본 다른 일본 - 미디어 인류학자가 읽어주는 일본의 속사정
김경화 지음, 김일영 그림 / 동아시아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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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어 강사다. 학사는 국어국문학과, 석사는 한국어 교육학과, 한국어를 가르치기에 최적화된 과정을 밟아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박사 과정은 ‘동아시아문화학’을 선택했다. 학문 자체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사람들, 즉 동아시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어 강사는 단지 한국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도 전하는 사람이다. 동시에 교실에서 만나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교류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동아시아문화학에 흥미를 느껴 전공하게 되었고 현재는 수료까지 한 상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박사 논문도 쓸 생각이다.
이 책은 한국어 강사이자 동아시아문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 매우 흥미를 주는 책이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입국 제한 등으로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가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지만 난 오히려 이 기간에 더 많은 일본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일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을 대하면서 생각보다 큰 차이점을 느꼈고 의사소통에 오해가 생겨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일본과 일본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책을 읽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본의 현재에 대해서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은 바로 요즘 일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개인의 주관적인 관점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닌 저자가 오랜 시간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라 더 신뢰가 간다.
이 책은 총 4부에 걸쳐 진행되는데 각각 주제가 다르다. 1부는 요즘 일본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며 일본이 요즘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2부는 11가지 키워드로 일본 문화를 알아보고 있는데 ‘오타쿠’와 같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상이 오늘날 어떻게 전개되고 받아들여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3부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특징을 비교했다. 그래서 일본 학생을 만날 기회가 많은 나에게 특히 유익했다. 4부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논문과 관련하여 관심 있는 주제라 더 인상 깊게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 곳곳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많다. 우리 입장에서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의 모습도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가 일본에서 18년간 머무르며 직접 경험하고 연구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더 실제적이고 설득력이 있게 다가온다. 일본은 부동산을 우리나라와 달리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나 일본인들이 정치에 소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부분 등, 우리와의 차이점을 상세히 알 수 있다. 반면에 연애하지 않고 소비를 멀리하는 청년층의 이야기처럼 한국의 청년들과 유사한 면도 살펴볼 수 있었다. 각 장마다 차이점은 차이점대로 같은 점은 같은 점대로 잘 비교하고 있고 일본의 모습을 살펴봄을 통해 한국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 좋았다. 또 자이니치로 불리는 재일 한국인의 이야기에는 같은 동포로서 너무 무관심했다는 반성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그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일본에 대한 편견과 환상이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예전에 박사 과정을 하면서 코로나19 전에 일본 오사카에 몇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깨끗한 거리와 다양한 음식이 가득한 편의점, 친절한 사람들 등 일본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사실 나의 지도 교수님도 일본어를 전공으로 하신 분이라 일본에 대해 잘 아신다. 이처럼 일본에 대해 공부할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각오를 다져 본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