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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하는 마음 -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직면하는마음 #권성민PD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먼저 이 책을 읽은 소감부터 말해야겠다. 이 책은 아주 재미있고 인생의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한번 흐름을 타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솔직히 내 기대 이상이었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방송이라는 영역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 같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을 매개로 하여 시청자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유튜브를 필두로 시청자가 방송을 직접 만드는 생산자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이처럼 방송은 우리와 밀착해 있고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PD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국 PD라는 영역은 여전히 낯선 영역이다. 그들이 만나는 연예인들은 흔히 셀럽이라고 하여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특히 예능은 다양한 연예인들이 등장하기에 더 관심을 끈다. 유명한 배우에서 아이돌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저자가 예능 PD라는 말에 이 책에 더 관심이 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저자는 타고난 글쟁이이다. 물론 방송국 PD의 삶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일을 하면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아주 잘 담아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이나 작사가가 저자를 참 착하다고 표현했는데 그의 말처럼 저자는 참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의 귀가 솔깃해지는 이슈를 다룬 책은 아니다. 그러나 화려해 보이는 방송국도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거기서 어떠한 것을 배웠는지 이야기하는데 자신의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주로 다뤄지는 방송 프로그램이 저자가 직접 연출한 ‘톡이나 할까?’이다. 사실 난 이 프로그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유튜브로 찾아보았는데 정말 진행자와 게스트가 카톡으로만 대화를 한다. 이게 방송이 되느냐는 질문을 실제로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방송을 보니 상당히 괜찮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간혹 직접 대화할 때보다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할 때 더 낫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흥분해서 말을 쏟아 낸 후,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글로써 생각을 표현하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어 좋은 점도 꽤 있다. 그러한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다.
또 저자가 이 일을 하면서 직면하고 깨달은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손뼉을 칠 정도로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상적인 순간은 아니고 오히려 궁색하더라도 결과물이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러므로 뭐라도 남기며 전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나 세상은 좁지 않고 내가 모르는 세상은 항상 있다는 이야기가 특히 와 닿았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꼭 PD 지망생이 아니더라도(물론 PD 지망생에게 도움이 많이 됨) 읽어 보면 인생의 영감을 많이 얻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연출한 ‘톡이나 할까?’도 꼭 찾아보려고 한다. 게스트의 진솔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서 좋은 연출가를 직접 만나고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정말 멋진 시간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