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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요결 - 율곡 선생의 인생 가르침
이율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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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전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공자의 논어와 같은 고전을 꽤 읽었다. 사람 셋이 같이 간다면 그곳에는 꼭 자신의 스승이 있다는 말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정확히 어디에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한자를 공부하는 것도 나름 좋아했었다. 남들은 어렵다고 했지만 좋은 찻잎을 오래 우려내어 마시는 것처럼 의미 있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나에게도 유학자의 피가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고전은 분명 힘이 있다.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도 한 글자 한 글자에 의미가 있다. 그 내용을 읽다 보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힘을 얻는다. 그래서 옛 성현들이 고전을 힘써 읽으라고 하신 것 같다. 읽고 생각하고 자신을 반추하다 보면 어느새 방황하고 번잡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다.
율곡 이이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10만 양병설? 5,000원짜리의 주인공? 신사임당의 아들? 대충 이 정도는 생각날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퇴계 이황과 더불어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라고 들었던 것 같고 드라마에도 종종 등장한다. 어쨌든 대단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격몽요결(擊蒙要訣)은 그가 선조 10년 즉 1577년에 지은 책이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몽매한 자들을 교육하는 중요한 비결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목적은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여러 방면에서 가르쳐 바르게 세우는 것이었다. 당시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였다고도 하며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부록으로 각종 제례의 내용도 다루고 있다. 특별히 이번 번역본은 역문과 원문 뒤에 해설을 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난 이 책이 좋다. 어떤 이는 조선 시대의 학문을 고리타분하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옳고 그름의 구분이 모호해 혼란한 요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 전체를 통해 무엇을 하든지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는데 깊이 동의한다. 논문을 써 본 사람으로서 한 글자 한 글자를 써 내려 갈 때의 수고를 안다. 이 책은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가 깊다. 율곡 선생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게 된다.
그 밖에 사람의 도리에 대해 이야기하신 것도 좋았다. 부모를 섬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심지어 계모에게도 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거나 나보다 나은 사람을 질투하지 말라라거나 오늘날의 언어로 다시 만들어내어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이 많다. 역시 고전은 시대를 초월하여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요즘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10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정보를 손안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내용을 읽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 부족하다. 이러한 공부는 휘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순식간에 사라진다. 학문을 할 때는 좀 천천히 한 글자, 한 문장을 깊이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자세도 바르게 했던 것 같다.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