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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신혼여행이라고 했다 -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두잇부부의 대책없는 신혼봉사!
김현영.홍석남 지음 / 키효북스 / 2021년 7월
평점 :
#분명히 #신혼여행 이라고
신혼 여행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냐고 물어본다면 대게 풀빌라, 아름다운 자연, 휴식, 휴양지 등을 떠올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말이다. 신혼여행을 1년동안 세계일주를 하며 봉사활동을 한다면 어떨까? 평생에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가본 나라를 가는 것은 동일하지만 즐기느냐 섬기느냐의 차이가 될 것이다. 봉사하면서 각 나라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게 될 것인가? 결혼하고 함께 시작하는 부부가 봉사를 한다는 건 정말 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시작을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1년 세계여행 하며 봉사를 선택 한 Do it 부부의 이야기 이다.
분명히 신혼 여행이라고 했다
세계 여행을 가자고 프러포즈를 한 남편
1년 동안 신혼여행이라니 마냥 들떠있던 아내
배낭엔 1년 동안 착용할 렌즈와 풀 빌라에서 입을 비키니,
뜨거운 태양을 받아들일 챙 넓은 모자, 살이 타지 않게 할 선크림까지.
15킬로 무게에 보조 가방을 하나 더 두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가득 채운 배낭이 나의 장기 여행을 설렘으로 가득 채워 주었다.
그때 내게 건넨 남편의 한마디.
그거 다 필요없어. 봉사 가면 필요한 물품들이 다 있거든
세계 여행을 다녀오는 줄 알았는데 봉사를 하고 오자니
내 귀를 의심했다. 잠깐이겠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남편은 태국부터 서쪽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면서 여행도 여행이지만
우리보다 도움이 더 필요한 인도, 아프리카, 남미에서 봉사를
하고 돌아오면 분명 더 성숙한 부부가 되어 돌아올 거라고 날 설득했다.
동상이몽. 우린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다른 꿈을 품고 있었다.
언젠가 여행을 할 당신을 위해. 그때 한 번쯤 봉사 여행을 계획해 볼수 있길.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에게 빵 한 조각이라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당신이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굳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떠나지 않아도 당신의 세계를
넓힐 수 있는 나눔의 미덕을 함께 나누고 싶다.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요즘이지만,
이 책을 통해 작은 온기가 전해질 수 있기를
— 작가의 말 中
오랫만에 책을 보며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책을 읽던 곳이 공공장소여서 책을 보며 울수 없었기에 참았다. 남편은 1년 동안의 세계 여행을 하자는 이야기만 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설마 하며 출발한 1년의 세계여행은 봉사활동 + 여행 이였다. 2주가 지나고 여보 나 집에 가고 싶어 라고 속에 있는 말을 아내가 했고 봉사활동 끝나면 아이스 커피 사준다고 달래는 남편. 그러나 봉사활동만 하는 것으로만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다. 인도에서 지내고 몰디브로 잡았다. 몰디브에서의 초저가 여행 중 조카 단이가 아파서 중환자실에 있다는 전화가 급하게 와서 멘탈이 붕괴되고 여행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단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고 아프리카로 이동하게 된다.
아내는 아프리카에서 봉사 비자 3개월을 다 채우고 가자고 한다. 빈방 하나를 교실로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아이들은 부부를 따라 행동했고 아이들이 함께 해 주니 교실이 금방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공책과 볼펜이 없어서 남은 분필로 시멘트 바닥에 앉아 복습을 했다. 마트에서 공책과 연필은 비쌌다. 공책한 권이 5천원.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해 주세요 하쿠나마타타 모금을 시작했다. 글귀를 만들고 포스터를 만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리며 모금액으로 아이들에게 적극적 투자할 것이라고 홍보를 하고 일주일 뒤에 100명의 후원자로부터 700만원이 모여졌다. 식품 창고에 옥수수 25포대, 콩 15포대, 쌀, 설탕, 오일 포대로 채워졌다. 화장실도 간이 화장실을 쓰고 있어서 화장실 만드는 재료를 구입해서 셀프로 화장실도 만들어 주고 마지막 날에 공책과 사비를 털어 장난감도 사주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떠나는 부부들을 위해 선물로 특별한 춤을 몰래 준비했다고 한다. 눈물이 하염없이 나와서 부부는 차라리 아이들과 춤을 함께 추었다고 한다. 그렇게 아이들과 마지막날 아프리카 춤을 추며 시간을 보냈다.
바쁘게만 살아가면서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해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갈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보다 더 어렵고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누구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온 탈북자들이 한국에 터를 잡기 전에 먼저 교육을 받는 곳에 가본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북한 아이가 손을 먼저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악수 하는 손에는 사탕이 있었다.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간식을 제공받는 다고 한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먹고 싶고 북한에서는 먹어보지도 못한 간식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나눔은 많은 것을 가진자들만이 할수 있는게 아니였다. 어쩌면 가진자들이 더 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의 부자가 진정한 부자라 생각이 든다. 두잇부부와 같은 1년을 보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