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 아주 작은 영양소가 촉발한 미스터리하고 아슬아슬한 500년
스티븐 M. 사가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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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영양소만큼이나 사람의 몸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비타민. 비타민에는 학창시절 때 외우는 것이 꽤나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비타민 C일 것이다. 시면서도 달달한 보충제로 대표되는 비타민 C라는 영양소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조금 수상한 비타민 C의 역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또한 흥미로운 특징을 지니고 있는 비타민 C를 통해 영양소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역사를 조명하고 그 속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안내한다. "비타민 C"를 교과서가 아닌 일반 과학교양서 등에서 처음 접한 사람들은 괴혈병과 같은 질병이 익숙할 것이다. 분명 소위 "탄단지"로 불리는 필수 영양소는 아니건만, 부족하거나 과도하면 잔혹하다 싶을 정도로 우리 몸을 괴롭게 만드는 비타민은 각각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결핍증을 가지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결핍증을 앓았던 희생자들 덕분에 우리의 선조들은 고립된 배, 특정 작물이 부족한 신대륙 등과 같은 특정한 환경 속에서 어떠한 영양소가 부족한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과 탐구는 비타민이라는 영양소 그룹 자체에 대한 크나큰 호기심을 낳게 되었다. 그렇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영양보조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비타민 C의 역사와 함께 비타민이 우리 몸에서 담당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설명한다. 사실 인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상당히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는 산소가 가득한 지구라는 행성에서 멀쩡히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비타민의 영향이 크고, 나이가 들어도 탄력있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비타민 C의 공이 크다. 덕분에 비타민 C는 가장 구하기 쉬우면서도 인기 있는 영양소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비타민 C를 향한 인류의 기나긴 여정, 그 여정의 시작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담겨 있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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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조각가들 - 타이레놀부터 코로나19 백신까지 신약을 만드는 현대의 화학자들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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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만들고 있는 미시적 세계의 놀라운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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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조각가들 - 타이레놀부터 코로나19 백신까지 신약을 만드는 현대의 화학자들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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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세기 전 돌덩이를 황금으로 만들고자 했던 연금술사들은 무모하고 어리숙했지만 마냥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비록 궁극적으로 원하던 황금을 도출하진 못했지만 물질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봤을 때 화학이라 부를 수 있는 제반 과정을 조금씩 구축할 수 있었다. 물론 장비도, 연구도, 지식도 턱없이 부족했던 오늘날과 비교한다면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결국 수 세기 후 황금보다도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된 것이다.

오늘날 연금술을 믿는 사람은 없다. 다만, 금만큼이나 가치 있는 물질을 새로이 구성하고, 다시 결합하고, 창조하며 '마치' 연금술과도 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21세기판 연금술사의 후예들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이자, 창조자, 동시에 화학자가 있을 것이다. 강철보다 10배는 강력하지만 10배는 더 가벼운 합금을 만드는 사람들 또한 화학자이고, 지구상에는 원래 존재하지 않던 원소들을 만드는 사람들 또한 화학자이다. 그중에서 가장 정교하게 분자를 '조각'하며 나노의 세계를 구축하는 사람들은 바로 제약 분야에서 일하는 화학자들일 것이다.


<분자 조각가들>는 인체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연적인 물질이나, 우리가 섭취하는 다양한 물질과 대비해서 한참이나 작은 분자량을 가지고도 우리 몸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의약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재미난 문장력으로 풀어낸 책이다. 평생을 제약 분야에 몸 담으며 분자를 '조각'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왔던 저자는 1그램도 채 되지 않는 화합물이 인류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설명하며 현대판 연금술사의 활약을 소개한다.

재치있는 문체와 실감나는 사례들을 통해 책의 매력이 가득 느껴진다. 제약 분야에서 이뤄지는 화학적 도전과 시도는 평범한 일반인의 관점에서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법론을 통해 분자를 조각하고 구축하고 재구성하는 위대한 여정을 거쳐 작은 약품 하나가 인류의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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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우평 지음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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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이 선물하는 압도적인 경이로움, 그리고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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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우평 지음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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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이자 목적 중 하나는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둘러싸여 한동안 갇혀 있던 좁은 사회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식재료를 상차림마다 쓰는 신기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도 있고, 때로는 볼 수 없었던 계곡이나 산지, 바다를 경험하며 떠올리지 못했던 생각들이 스쳐가기도 한다. 세계로 눈을 뻗으면 이와 같은 문화적/지리적 경험은 더욱 확장된다. 국토의 70% 가까이가 산지에, 상대적으로 좁은 땅덩어리 속에서 무언가 인상적인 풍경은 경험하기 힘든 나라에서 벗어나 거대한 대륙 위 전 세계 각국이 지닌 자랑거리를 접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세계지형탐사>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아름답고, 압도적인 지구의 지리적 '산물'을 과학적, 지질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책이다. 저자와 출판팀이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들여 준비한 압도적인 사진 자료와 그에 걸맞는 지리학적 설명은 감탄이 나올 정도이다.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시작한 여행은 남미 대륙으로 넘어가 '신들의 집'이라 불린 해발고도 3,000미터의 거대한 사암질 암벽을 거쳐, 지구 온난화로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세븐시스터즈'나 섬 그 자체로 압도적인 지형의 상징인 아이슬란드에 이어 아시아와 호주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책을 읽다보면 지구의 46억 년 역사, 인간의 상상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도 없는 거대한 지구의 크기, 그리고 그토록 유구한 시간과 크기가 조화롭게 만들어낸 다양한 생태계가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흙, 돌, 얼음, 마그마, 바람, 물 등으로 대표되는 각각의 지형지물들은 경이로울 정도로 오랜 시간의 상징이며, 그 자체로 무작위한 조합과 조화의 결과이다. 수억 년 전 바다에 서식했던 생물들이 쌓여 수백에서 수천미터에 이르는 암석층을 형성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석회질 암석층이 다시 수면 위로 솟구친 시간과 점차 깎여 오늘날의 모습을 형성했다는 일련의 흐름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그야말로 경이 그 자체이다.

저자는 지리교육과 탐구에 평생을 바쳐온 학자이다. 어떠한 인간도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자연 그 자체가 주는 경이로움의 힘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저자가 전하는 지리의 진정한 힘과 압도적인 미학 속에서 인간은 책이라는 작은 창 속에서도 이미 수많은 생각과 영감을 떠올린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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